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에서의 문해력 교육
  • 작성부서 국제교류홍보팀
  • 등록일 202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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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정수정

  야초등학교 사서교사


문해력이란?


해력(文解力)은 좁게는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 또는 문자와 글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넓게는 단순히 문자를 읽고 쓰는 데 그치지 않고 말하기, 듣기 등 의사소통과 더 나아가 비언어적인 소통까지 포함한다. 지금은 정보통신과 매체의 발달로 문해의 의미가 좀 더 확대되고 우리 삶의 곳곳에서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TV 문해(TV literacy), 정보 문해(Information literacy), 시각 문해(Visual literacy), 기술 문해(Technology literacy) 등 특정 분야나 문제에 관한 지식이나 능력까지 확대되고 있다.


대야초등학교 신입생들에게 도서관 교육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1. 대야초등학교 신입생 도서관 교육 모습(출처: 대야초등학교)

문해력은 모든 배움과 소통의 기초가 되는 것으로 “읽기”를 통해 길러진다. 읽는다는 것은 “책을 읽다”, “글을 읽다”, “마음(감정)을 읽다”, “세상을 읽다” 등 다양한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므로 문해력은 곧 “소통력, 세상을 읽는 힘”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도서관을 통해 아이에게 길러주려는 문해력은 단지 글자를 읽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잘 읽고, 알게 된 지식을 내 삶과 연결해 낼 수 있는 지혜를 갖추는 것일 것이다.

초등학교 문해력 교육의 중요성

문해력은 평생교육을 떠나서도 마지막 세상 떠날 때까지 계속 필요한 능력이다. 학업성취뿐 아니라 업무 능력, 의사소통 능력, 세상을 이해하는 능력에 모두 큰 영향을 미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문해력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개인적인 능력과 역량의 상당 부분을 설명한다고 할 수 있다.

초등학교 6년 시기는 문해력을 키워줘야 하는 중요하고 절실한 시기이다. 학업성취를 중시하는 한국의 심리적 토대에서 학령기 학업성취를 예측할 수 있는 문해력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문해력 발달은 특히 학령기 아동의 주관적 안녕감, 즉 행복감과 관련이 깊다고 할 수 있다. 문자 체계를 통해서 전달되는 많은 정보를 잘 이해하는지가 학업성취를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너무 빠른 시기에 배울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실생활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접근하다 보면 오히려 문해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초등학생과 관련지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시기에 또래만큼 문해력을 갖지 못하고 자라나는 아이의 경우에는 학습에서의 실패가 불 보듯 뻔하다. 즉 영유아기 때부터 초등 저학년 때까지 초기 문해력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더 강조하자면 읽기 발달과 관련한 핵심적인 용어인 “매튜 효과(Matthew effect)1)로 설명할 수 있다. 읽기 발달에서의 매튜 효과는 부익부(富益富) 빈익빈(貧益貧)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읽기 능력이 뛰어난 아동은 자기가 잘 읽는다고 생각하고 읽기에 재미를 느끼고 더 많은 자료를 읽을 기회를 가지기 때문에 읽기 효능감이 증가하고 읽기 동기도 증가한다. 이런 부분 때문에 더 많은 양의 글을 읽고 높은 수준의 글을 읽고 이해하는 기술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반면 또래만큼의 읽기 능력을 갖지 못한 아동은 반대 현상을 보인다. 읽기 효능감도 떨어지고 읽을 기회도 적고 읽었지만 이해를 못 했기 때문에 그 시간을 허비한 것이 쌓여 결국 이해력도 떨어지는 누적 효과가 생긴다.

일반 초등학교에서 학급당 기초학력이 부진한 아동의 비율은 15~20% 정도이다. 코로나 19 상황을 지나면서 조금 더 높아졌다. 이 아이들한테는 조기 개입이 필요하고 개입하여 교육하면 좋은 성과가 나오게 된다.

실제 운영 프로그램 사례 소개

이제부터는 현장 사서로서 학교에서 실제 운영된 리터러시 프로그램을 소개하려고 한다. 첫 번째로, 책 읽는 학교 여건을 조성하고 독서를 생활화하고자 실시한 활동들이다.

• 읽기 발달 진단검사 실시, 검사 결과의 활용과 연계 활동 전개

학기 초 전교생을 대상으로 읽기 발달 진단검사를 실시했다. 진단도구는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된 표준화 척도를 사용했다. 읽기 정의적 영역은 필자가 개발한 초등학생용 읽기 동기 척도(RMSE: Reading Motivation Scale for Elementary school students, 2017)를 사용했고, 읽기 인지적 영역은 서울대학교 김동일 교수의 읽기 이해 검사(BASA: Basic Academic Skills Assessment, Reading, 2008)를 사용했다. 검사결과를 통해 개인별 읽기 발달 수준을 파악할 수 있었고, 희망하는 부모와 교사에게 교육적‧양육적 정보를 제공했다. 검사결과의 활용으로 독서상담 및 대상별로 개별화된 독서교육 전략을 수립할 수 있었다. 연계 활동으로 사서교사가 1,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그래픽 오거나이저와 그림책을 활용한 읽기 발달 프로그램 “Book돋움”을 운영했다.

• 학년‧수준별 도서관 정보 활용 교육과 도서관 활용 수업 활성화

도서관에 대한 이해와 정보 자주성과 자기주도 학습 능력 증진을 위하여 전교생을 대상으로 학기마다 1회 2차시씩 학년 및 수준별 도서관 정보 활용 교육을 실시했다. 도서관 이용 예절과 규칙에서부터 자료의 수집과 활용까지 학년‧수준별 내용을 구성했다. 2022년에는 학교도서관 중심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실시했다. 5학년을 대상으로 학급당 2시간씩 온라인 교육으로 이뤄졌다. 신문, 방송, 인터넷 등 다양한 미디어에 담긴 정보와 내용을 비판적으로 이해하며, 책임감 있는 미디어 활용 능력과 건강하고 올바른 정보를 분별하고 취득하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었다. 앞으로 대상을 확대하여 교육할 예정이다. 도서관 활용 수업(Library Assisted Instruction, LAI)은 교과 관련 도서관 활용 수업으로 접근하여 정보를 이해하고 의미 형성과 의미 활용 단계까지 관여한다. 또한 LAI는 학생들이 도서관의 자원(자료, 시설, 전문인력)을 활용하여 과제를 해결하고 자기주도 학습력과 문제 해결력을 신장하는 데 목적이 있다. 주 1회 학급별 도서관 이용시간을 편성하여 도서관에서 활용 가능한 수업 단원을 설정 후 사서교사와의 협력 수업 등을 실시하고 학생들의 자율 독서 시간도 확보했다. 도서관 정보 활용 교육과 도서관 활용 수업 전개로 학생들의 책과 도서관 이용이 활성화되었다.

• 독서교육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공동체 독서동아리 운영

함께 책 읽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하여 교사 및 교육공동체 책 동아리를 운영 및 지원하고 있다. 학부모 대상 독서동아리(마음나눔 책놀이단, 2017~2019, 2022)에서는 어린이책을 읽고 함께 모여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그림책 지도사 과정 등 학교 독서연수 등을 통해 배운 것을 책 읽어주기 봉사활동으로 학생들과 함께 나눴다. 학생 독서동아리(책누리단, 2021~2022)는 학기 초에 4~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모집하여 운영하는 자율동아리이다. 책동아리 운영에 대한 연수를 실시했고 리더, 기록자, 진행자 등 역할을 정해 그림책을 함께 읽고 주제 파악, 주제 관련 질문 만들기, 토론 활동을 주 1회, 2개 모임으로 운영했다. 학생들의 출판에 대한 이해와 도서관 책의 수서 과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대형 서점 견학 및 현장 수서 체험활동도 실시했으며, 도서관 이용자이자 주인으로서 도서관 운영에도 활발하게 참여했다. 교사 독서동아리 운영은 전문적 학습공동체와 학년별, 주제별 동아리를 통해 학생 발달을 위한 독서프로그램 모델을 개발하고 이에 필요한 역량을 강화했다. 또한, 온작품읽기 등 독서프로그램 구안, 적용, 일반화 보급까지 목표로 운영했다. 교사들은 이 동아리에서 실행학습 중심의 독서교육 연수를 받았으며, 독서기반 수업 실천 사례를 공유했다. 또한, 독서 자율동아리를 통해 책 읽는 학교 분위기를 조성했다.

• 이 외에 책 읽는 학교 여건 조성을 위해 학급, 학생, 학부모, 교직원을 대상으로 “통 큰 도서대출”을 실시하여 교실과 가정에서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을 수 있는 문해 환경을 지원하였고, 새 책, 주제별, 상황별, 교육주간별 도서목록을 제공하고 전시하는 북큐레이션 코너를 운영하여 책 읽기 동기부여와 책과 사람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였다.

두 번째, 학생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 조성과 함께 올바른 독서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우선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 책 읽는 교실, 온작품읽기 운영

온작품읽기 활동이 전시된 모습이다.

사진2. 온작품읽기 활동 전시(출처: 대야초등학교)


교육과정과 학교도서관이 연계한 온작품읽기 운영을 지원하였다. 교사들과 함께 책을 선정하여 함께 읽고 교육과정 설계, 교과 내, 교과 간, 범교과 독서수업 구성, 학년‧교사별 운영 계획을 수립했다. 그 다음 아이들과 함께 같은 책을 읽고, 질문을 만들고 통합 활동을 했으며,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발표회, 토론회, 협동작품 만들기, 동화로 배우는 인성교육 등을 실시했다. 온작품읽기 도서로는 「복제인간 윤봉구」, 「초정리 편지」 등 학년별 3~8권을 선정하여 학교도서관에서 구입 또는 시흥시 공공도서관에 대출 요청하여 활용했다(책받음 서비스). 좋은 작품을 선정하여 온전하게 읽는 온작품읽기를 통해 듣고, 말하고, 다시 쓰고, 토론하고 다시 생각하기를 할 수 있는 총체적 언어교육이 가능했다. 더 나아가, 작품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봄으로써 삶과 연결하는 교육이 가능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디지털에 익숙해지고 지친 학생들이 이러한 활동을 통해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 권의 책을 얼마나 제대로 꼼꼼하게 읽었는가의 경험은 문해력 발달에 핵심이라 할 수 있다.

• 꿈과 끼를 키우는 <독서마라톤> 운영

기존의 경쟁 위주, 쓰기 중심 등 폐단을 안고 있는 독서인증제의 문제점과 존폐논란을 보완한 읽기 활동이다. 자신의 독서능력에 맞는 목표를 스스로 설정하여 목표 달성자에게는 완주증과 함께 상품을 수여하였다. 2022년에는 222일간 운영하여 학생은 전원(455명), 학부모 및 교직원 희망(25명) 참가하여 학생은 237명(52.1%), 교직원은 학부모는 11(44.0%)명이 완주하였다. 학생들의 읽기 반응 활동을 돕기 위해 발달단계 및 수준에 맞는 <책 읽는 대야초> 독후활동지를 개발하여 제공하였다(2016~2023).

• 마을교육공동체가 함께하는 Book적 Book적 독서축제 운영


Book적 Book적 독서축제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Book적 Book적 독서축제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Book적 Book적 독서축제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3, 4, 5. Book적 Book적 독서축제(출처: 대야초등학교)


현임교에서 Book적 Book적 독서축제를 6년간 운영하였다(2016~2019, 2021~2022). 전교생, 교직원, 학부모 및 마을 단체가 참여(2022년, 학생 455명, 교직원 55명, 학부모 등 60명)했고, 하루를 책가방 없는 날로 정하여 5, 6교시로 편성, 공연, 전시, 체험마당으로 운영되었다. 2022년에는 풍물놀이를 오프닝 공연으로 시작하여 20종의 책과 도서관 관련 체험부스 운영, 1개월간의 전시마당을 운영했다. 코로나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한 실내 밀집도를 고려하여 학년별 작가와의 만남을 실시했다(9월, 10월). 다양한 독서활동으로 학생들의 문화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었고, 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아동에게도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책과 연계된 의미 있는 체험, 프로그램 실행을 통해 살아있는 지식을 생성하고, 책과 도서관에 대한 즐거운 기억과 함께 독서활동의 폭을 확대하여 독서 효과를 극대화하였다.

Book적 Book적 독서축제의 체험 한마당을 보여주고 있다. Book적 Book적 독서축제의 체험 한마당을 보여주고 있다.

Book적 Book적 독서축제의 독서만장기를 보여주고 있다. Book적 Book적 독서축제의 독서만장기를 보여주고 있다. Book적 Book적 독서축제의 독서만장기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6, 7, 8, 9, 10. Book적 Book적 독서축제 독서만장기와 체험 한마당(출처: 대야초등학교)

• 소리 내어 책 읽기 한마당 운영


문해력 발달과 책 읽는 분위기 확산을 위해 도서관에서 소리 내어 책 읽기 한마당을 실시한 모습이다.문해력 발달과 책 읽는 분위기 확산을 위해 도서관에서 소리 내어 책 읽기 한마당을 실시한 모습이다.

사진11, 12. 소리내어 책 읽기 한마당(출처: 대야초등학교)


문해력 발달에 있어서 소리 내어 읽기는 매우 중요하다. 문해력 발달과 책 읽는 분위기 확산을 위해 도서관에서 소리 내어 책 읽기 한마당을 실시했다(2021~2022). 이 행사에서는 경쟁의 요소를 최소화하고 책 읽어주기 축제이자 공연이라는 인식을 확산했다. 전 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전 신청을 받아, 읽기 자료를 미리 제공하고, 자신이 정한 읽기 자료를 3분 동안 소리 내어 읽었다. 2021년에는 26명, 2022년에는 40명이 참여했다. 아이들은 소리 내어 읽기를 반복 연습하는 동안 글을 더 많이 읽게 되어 유창하게 읽게 되고, 읽기 도전과 읽기 효능감을 기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도서관을 더욱 친근하게 생각하여 책과 도서관 이용률도 증가하였다.

다음은 아침 시간, 방과 후 시간에 운영한 다양한 상시 독서프로그램이다.

• “Book모닝, Good모닝!” 도서관과 함께 아침독서(2018~2019, 2022)를 실시하여 학생들이 등교해 책 읽기로 하루를 시작하였고, 나만의 주제별 독서달력 “책 읽기를 밥 먹듯이” 운영(2021~2022, 월 단위, 연 8회)하여 도서관 이용습관 및 편독 없는 다양한 주제별 책 읽기 활동을 도왔다.

• 학교도서관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1~2학년 학생 대상으로 주 1회(연 24~40회) “이야기 솔솔 재미 솔솔” 프로그램을 운영(2016~2019, 2022)했고, 3~4학년 대상으로는 “역사야, 놀자!”를 주 1회 연 24차시를 운영(2017, 2019, 2022)했으며, 전 학년 학생 대상 “책이랑 보드게임이랑” 프로그램은 2개 반씩 주 1회(연 40회) 운영(2022)했다. 4~6학년 대상 진로 독서 프로그램 “도서관에서 꿈 잡(Job)(Go)”는 주 1회(연 12회) 운영(2017, 2022)됐으며, 3~6학년 대상 폐기도서를 활용한 업사이클링, 리사이클링 활동 “책가지고 놀자!”는 펩아트 프로그램으로 연 10회 운영(2019)됐다. 유~초 연계 독서교육(20172019)으로 발현적 문해 시기인 유아기 문해 발달을 돕고, 형이랑 아우랑 방학 독서교실(2016~2019)로 책, 도서관, 놀이를 접목한 창의적인 활동을 하고, 새 책 맞이 행사 등의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대상과 내용을 다루는 독서교육 및 학교도서관 활동을 활성화했다. 학교도서관 방과 후 프로그램은 주로 지역사회와 연계한 사업과 교육 재능기부 활동으로 이루어졌으며, 아이들이 다양한 체험과 지속적인 책 읽기를 가능하게 하였다.

• 형이랑 아우랑 북멘토-멘티 프로그램 운영

학생들의 자율적인 책 읽기 동아리 활동과 연계하여 저학년 학생과 고학년 학생이 한 팀이 되어 북멘티-멘토 책 읽어 주기 활동을 시행했다. 이 활동은 사회적 학습 이론에 근거, 저학년 학생에게는 비계 설정을 해 주고 듣기 활동을 통해 문해력 발달에 도움을 준다. 고학년 학생에게는 문해력 발달뿐 아니라 읽기 자신감과 자존감을 키워 준다.

세 번째, 지역사회 연계, 교육공동체가 함께하는 학교독서교육과 학교도서관 운영이다.

사서 혼자 아이들의 문해 발달을 위해 학교 독서교육과 학교도서관을 활성화 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연계하여 유기적인 소통과 협력을 해야 효과적이다. 학교도서관 사서(사서교사)는 도서관 경영자로서 인적, 물적 자원 확보와 조직, 재원의 마련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한 노력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학부모 대상 일회성 독서 특강부터, 장기 독서연수 및 평생교육을 실시했다(2016~2019, 2021~2022). 동화구연, 그림책 지도사 등 자격과정 및 독서 관련 연수를 개설하여, 학부모 및 지역 주민이 자녀 교육 역량을 강화하고, 학교 교육을 받은 것을 재능기부 학교 참여 나눔 활동으로 이끌었다.

• 학부모 도서관 봉사회를 조직‧운영하여 학부모들이 학교 독서축제, 책의 날 등 독서행사와 도서관 운영 등을 지원하고, 학교 여러 교육활동에 관심 갖고 참여했다. 이를 통해 아이들에게는 더욱 풍부한 경험의 기회를 주었고, 학부모에게는 학교 교육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형성하고 자기계발 및 자존감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 대야지역사회보장협의체-대야초등학교-대야동주민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2022. 5.)하여 학업 지도와 돌봄이 필요한 아동에게 방과후 학교도서관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시흥시와 서울대 협력 사업인 읽기곤란아동 선별 및 중재 프로그램 새라배움을 운영(2022)하고, 노인복지관, 공공도서관, 국회도서관 등 학교도서관을 지역사회 연계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교 문해력 교육 방향과 (학교)도서관 사서의 역할

학생 책누리단과 함께 활동하는 모습이다.

사진13. 학생 책누리단과 함께(출처: 대야초등학교)


학생들의 낮아진 문해력은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만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개정된 2022 초등교육과정에서는 초등 저학년부터 문해력을 높이기 위한 활동이 강화됐다. 초등학교 1, 2학년 국어 수업 시간은 448시간에서 482시간으로 34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통합적 독서 활동 강화와 초등 저학년 한글 해독 능력, 기초 문해력 강화에 목표를 두고 있고, 2024년 초등 1, 2학년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단순히 과목을 만들고 수업 시간을 늘렸다고 문해력 저하 문제가 해결되진 않을 것이다. 특히 초등학교 문해력 교육은 아이들의 삶과 맞닿아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초등 문해력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보다 학습자들이 주체적으로 서로가 배우는 학습공동체로서 문해력을 증진시키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학생이 자기 주도성을 계발하는 문해력 교육으로 변화해야 한다.

도서관을 단 한 번만이라도 방문했다면 독서량이 급격히 증가한다고 한다. 또한, 학교도서관의 질과 읽기 성취도 간 상관관계도 높다.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의 교육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곳이 학교도서관이기도 하다. 그래서 학교와 학교도서관에서는 학생들이 독서를 즐길 수 있는 환경과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한다. 다양한 종류의 책을 구비하고, 도서관 정보 활용 교육과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 읽기 목적에 맞는 공간을 제공하며 전문지식과 인간미가 있는 친절한 사서를 갖추려고 한다. 학교도서관과 사서교사(사서)가 하는 일련의 역할과 활동들은 아이들의 문해력 발달 지원을 위한 활동으로 볼 수 있다. 아래에서 초등학교 문해력 교육을 위해 사서교사(사서), 학교도서관이 고려해야 할 사항 및 협력 방안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책 읽기를 말하기 전에 ‘아이들 읽기’부터 해야 한다.

아이들의 문해력 발달을 돕기 위해 아이들에게 책 읽기를 말하기 전에 아이들에 대한 이해가 먼저 있어야 한다. 문해력 발달 단계와 특성, 아이의 발달 수준과 특성, 개인별 흥미와 관심, 아이를 둘러싼 생태적 환경 등을 고려해야 한다. 아이의 발달 단계를 고려한 이후에 아이에게 흥미를 잃지 않고 효과적인 있는 책 읽기 지도가 가능하다. 사서교사(사서)가 해야 할 일은 아이들의 특성과 속도를 잘 파악하여 아이의 속도대로 독서의 방향을 잘 잡아주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속도대로 자라나는 것을 기다려 주는 일이다.

둘째, 아이들의 읽기 동기를 점검하고 지원한다.

평생 독자로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책 읽는 기능이나 전략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보다 중요한 것은 책을 스스로 즐겨 읽도록 하는 습관을 길러주어 꾸준하게 읽을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문해력의 바탕과 중심이 ‘읽어내는 능력’이라면 인지적인 측면의 점검에 앞서 태도 등 정의적인 측면을 먼저 점검해 보아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읽기 동기’라 할 수 있는데, 아이의 읽기 동기를 점검하는 것은 문해력 증진을 돕는데 지름길이고 지도하는 사람과 학생의 시간과 에너지를 줄여주는 효율적인 작업이다. 그렇기에 아이들의 읽기 동기를 점검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읽기 동기란 읽기 활동을 일으키고, 읽기 행동을 유지시키는 강력한 촉진제이다. 또 읽기 활동에 즐거움을 갖고 자발적으로 읽기를 하려는 마음 상태를 말한다. 다시 정의하면, 읽기 행위를 유발하고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읽기 과정을 이끌어가며, 개인적‧사회적 요인들로 구성된 다원적인 심리구조(정수정, 2017)라 할 수 있다. 우선 읽기 동기가 높으면 읽기 행위가 많이 일어나도록 하고, 그 읽기 행위가 쌓이면 읽기 이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즉, 긍정적인 읽기 경험과 동기를 가진 아이들은 더 많이 읽고 잘 읽게 되는 반면, 부정적 읽기 동기를 가진 학생들은 읽기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더 적게 읽고, 이에 따라 읽기 능력 증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다음으로 읽기 동기는 아이의 생애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학령기에 형성된 읽기 동기는 평생 독자로서의 삶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책 읽기에 대한 인식이나 가치, 흥미, 습관 등이 어린 시절에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책을 즐길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는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연구 결과, 초등학생의 읽기 동기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아이들의 문해력 발달을 위해 읽기 동기를 점검하여 유지하고 증진할 수 있는 지원과 지지가 필요하다.

셋째, 아이들에게 책 선택권을 주도록 부모를 독려한다.

많은 부모들이 문해력은 책 읽기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양질의 책을 많이 읽히기 위해서 권장도서목록으로 아이에게 강요하기도 한다. 책 읽기에 흥미를 들이기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책 선택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권장도서와 상관없이 아이의 취향, 관심사에 따라 고르게 할 기회를 준다. 수많은 권장 도서를 읽기에도 바쁘다 보니 정작 읽고 싶은 다른 책들은 구경도 못 해보고 책 읽기는 재미없다는 생각이 아이에게 자리 잡기 시작한다.

넷째,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책의 선택과 지도적 책 읽기를 한다.

책 추천은 아이의 눈높이에서 출발해야 한다. 아무리 내용이 좋은 책이라도 아이의 눈높이에 맞지 않으면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 일단 재미가 있어야 동기가 생기며 책이 가진 가능성을 쉽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도서관)는 평소 아이의 관심 분야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발견해 주어야 하며, 관련 분야의 도서를 추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저학년 학생의 경우 주제가 친숙하고 이야기가 너무 길지 않으며 흥미를 충족할 수 있는 작품을 선호한다. 글과 함께 그림이 주는 즐거움을 느끼는 책이면 좋다. 인물의 마음을 생각하고 공감하고, 처음 만난 낱말과 내용 이해하기, 현실(삶)과 연결할 수 있는 책이면 더욱 좋다. 중학년(3~4학년) 시기부터는 다양한 주제의 비문학도 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학년 학생의 경우 성장하는 책 읽기, 연대와 실천 등의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이야기, 실패담이지만 희망적인 이야기가 적합하다.

책의 수준은 이미 알고 있는 어휘가 80% 이상 되어야 힘들이지 않고 읽을 수 있다. 교육이 가장 효과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지점은 혼자서 읽을 수 있는 수준의 책보다는 아이의 수준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책, 지도적 읽기가 가능한 책이 문해력 발달을 돕는다고 한다.

다섯째, 자유롭게 규칙적으로 책 읽을 시간을 준다.

학교(도서관)에서는 아이들에게 아무 간섭 없이 책 읽는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몰입의 경험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다. 아이들은 자유롭게 주어지는 책 읽는 시간을 좋아한다. 특히 독후 활동에 대한 부담 없이 편히 읽을 수 있도록 물리적 환경을 조성하여 아이들이 책 읽기에 빠져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섯째, 촘촘한 어휘망 만들어 진정한 의미의 어휘력을 키워 준다.

문해력을 키우는데 어휘력이 필수인 이유는 낯설고 어려운 어휘는 읽기를 포기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원인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시기는 어휘망을 얼마나 촘촘하게 넓혀줄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이다. 어휘는 학습이 아니라 습득이다. 진정한 어휘력을 키우려면 어휘의 뜻을 문맥 안에서 스스로 유추할 수 있게 지도해야 한다. 그런 후 학교도서관에 있는 사전을 찾아보는 활동을 추천한다.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사전을 찾아보게 하는 것은 읽는 재미를 떨어지게 한다. 학생들이 낱말을 배울 때 낱말을 아는지 모르는지에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얼마나 깊이 알고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진짜 중요한 문제이다. 어휘력은 초등시기에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기라 어휘 교육이 중요하다. 그러나 의도적인 교육을 통해서 어휘력을 신장시킬 수 있다는 인식은 부족한 편이다. 흥미를 잃지 않게 하면서 어휘를 지도하는 방법과 낯선 어휘를 만나도 읽기를 포기하지 않는 진정한 어휘력을 키우려면, 어휘를 사용하는 맥락 및 관련된 지식을 함께 탐색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즉, 일상생활 및 학습 상황에서 스스로 어휘를 학습하는 전략을 가르치거나 사회‧과학과 같은 교과 내용에 등장하는 어휘를 익히고 활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의도적인 어휘 지도가 꼭 필요하다.

일곱째, 초등학교 도서관은 소리 내어 책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 필요하다.

도서관은 조용히 책 읽는 공간이 아닌 소리 내어 책 읽는 공간과 기회가 필요하다. 소리 내어 읽기 연습이 충실히 이루어지면 어떤 마법이 일어날까? 해독이 자동화되고 효율화되기 때문에 남은 에너지를 ‘이해’하는 것에 전부 쓸 수 있다. 이해가 더 쉬워지는 것이다. 그래서 묵독이라는 부분이 더 원활하게 이루어지면 수준 높은 독자가 될 수 있다. 읽기 유창성은 읽기 기능 신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소리 내어 읽을 때 기억력이 향상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학교도서관에서는 아이들의 읽기 유창성 향상을 위해 지도할 필요가 있다. 읽기 오류 수정, 의미 단위 띄어 읽기 등 지도를 할 수 있다.

여덟째, 개인적 독서에서 나아가 사회적 독서로 이끌어 준다.

최근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과 인구 감소로 인해 사회가 점점 개인화되어가고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개인적 독서에서 함께 공유하는 사회적 독서로 전환하고, ‘개인’에서 ‘함께’로, ‘소유’에서 ‘공유’로 독서 가치를 확산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함께 읽는 힘을 기르는 대표적인 활동이 책 동아리라 할 수 있다.

책 동아리 활동은 낭독하기, 필사하기, 질문하기, 감상 나누기, 토론하기, 통합적으로 읽고 활동하기 등 다양하다. 책을 소리 내어 읽거나 마음에 와닿은 구절을 필사해 보고 익숙해지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도 한다. 책을 소리 내어 읽는 동안 읽기 유창성과 읽기 이해력이 자라고, 토론하기에서 주장에 대한 근거를 찾는 활동을 통해 문해력도 쑥쑥 자랄 것이다. 책 동아리 활동은 문해력을 높일 수 있는 능동적 읽기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아이들은 책 동아리 활동을 통해 독서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평소에 관심이 없던 다양한 장르와 주제의 책을 읽고, 다른 사람과의 토론을 통해 책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해석을 만날 수 있다. 아이들은 책과 사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안전한 공동체인 책 동아리 안에서 문해력을 향상해 나갈 수 있다.

학령기 아동에게 학업성취 외에 또 하나 중요한 발달 과업은 원만한 또래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우리는 아이들이 질 좋은 관계를 맺도록 애써야 한다. 또래들과 함께 서로의 이야기를 꾸준히 나누면서 유대를 쌓고, 협력하는 경험을 많이 해야 한다. 이를 돕는 안전한 공동체로 책 동아리를 꼽을 수 있다. 책 동아리에서 하는 질문하기, 설득하기, 공감하기, 협업하기 등은 요즘 더욱 강조되고 있는 삶의 기술이다. 문해력을 단순히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에서 나아가 ‘소통력, 세상을 읽는 힘’이라 정의할 때 문해력을 키울 수 있는 중요한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읽기 동기를 키워 줄 수 있는 풍부한 문해 환경을 갖춘 공간인 학교도서관에서 아이들의 책 동아리를 꾸리도록 지원하고 이끌어 주어야 한다.

학교도서관은 문해력, 즉 세상을 읽는 힘을 키울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다. 도서관의 풍부한 읽기 환경은 더 많은 독서를 하게 되고, 즐거운 독서는 학생들의 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혼자하는 독서’도 좋지만 ‘함께하는 독서’를 안전하고 풍부한 문해 환경인 학교도서관에서 실천하면 좋겠다. 아이들이 책을 재미있게 제대로 보는 방법은 어른 또는 친구들과 함께 그 책을 보는 것이다. 서로의 느낌과 생각을 나누고 그 과정에서 친밀하고 유쾌한 시간이 누적된다. 도서관은 사람과 사람, 책과 사람, 책과 책이 꼬리를 물고 만날 수 있도록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참고문헌

1. 최나야, 정수정(20212022), 초등 문해력을 키우는 엄마의 비밀 1-3, 로그인

2. 정수정, 최나야(2017). 초등학생 읽기동기 척도의 타당화 및 규준 연구, 아동교육, 27(1), 215-240.

3. 스티븐 크라센(2013), 크라센의 읽기혁명, 르네상스, 2013




1) 성서의 인물인 매튜가 다른 형제들은 갖지 못한 기회를 가지게 되어 중요한 인물로 재탄생된 점에서 기원한다. 성공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아주 작은 효과가 그 사람이 성공하게 하는 단초를 열고 그게 아주 특별해지고 계속 이어지는 현상이다.

담당부서 : 국제교류홍보팀 (02-590-07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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