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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칼럼
- 작성부서 국제교류홍보팀
- 등록일 2023-11-15
- 조회 1354
글_ 이성희 군포시산본도서관 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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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간의 소통 공간으로 도서관만큼 적합한 공간이 있을까. 도서관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책을 읽고, 공부하고, 정보를 검색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공의 장이다. 도서관을 통해 세대 간의 대화와 교류가 활성화되면, 세대 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공동체의 응집력과 역동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어린이부터 실버 세대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기 위해 만들어진 산본도서관 “여유당”을 소개하고자 한다.
실버도서관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알 수 있었던 설문조사
산본도서관은 실버도서관을 조성하기에 앞서 시민 의견을 수렴하고자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다양한 의견을 듣고자 의견 수렴 범위를 도서관에 한정하지 않고, 관내 노인복지관 2곳과 시니어클럽과 연계하여 다양한 성향을 가진 실버 세대의 의견을 청취했으며, 일반시민 온·오프라인 조사까지 포함하여 총 668명이 설문조사에 응했다.
사진 1, 2. 관내 노인복지관 설문조사(출처: 산본도서관)
이 설문조사는 실버도서관에 꼭 필요한 공간, 서비스, 프로그램, 그 외 실버 관심 분야에 대해 물었으며, 이를 통해 실버도서관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알 수 있었다.
실버도서관에 바라는 점을 대략적으로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았다.
<운영분야>
○ 다양한 종류의 프로그램: 여가교육, 인지능력개발, 치매예방, 노후 인생설계, 재교육, 자립적인 노년 생활 지원(요리 등), 건강, 노후 인생설계,
재교육, 금융·재테크 보험, 자기 생애사 쓰기
○ 교육, 강의: 여가교육, IT숙달교육(스마트폰, 인터넷, 키오스크, 앱 사용법), 죽음에 관한 강의, 손주를 위한 동화구연·놀이 방법 교육, 그림책 추천 강의,
건강 침술, 손뜨개 강의, 건강한 노후와 마음의 평화를 찾는 교양강좌, 실버 대상 큐레이션 및 영화상영, 아웃리치서비스(찾아가는 사서도우미)
<시설분야>
○ 실버가 주 이용자가 되는 공간, 실버들의 상호교류·대화가 가능한 이용 공간의 구획, 편안한 좌석, 클래식 음악 송출, 식물이나 원예 조성,
미니 영화관, 그림책 공간, 실버전용공간, 확대경, 가볍게 운동할 수 있는 공간, 좌담공간(대화가 가능한 공간), 텃밭 가꾸기, 간단한 취식공간,
혈압기·안마의자 제공되는 휴게실, 전동휠체어 보관 공간
<소통, 교류>
○ 동아리 활성화, 실버취미 동아리 운영, 같이 공감하면서 놀 수 있는 문화나 놀이, 대화와 인적 네트워크를 지속할 수 있는 모임
○ 젊은 세대의 문화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교육 필요, 단절이 아닌 여러 세대가 함께 소통하는 장소 필요, 퇴직자들이 구직자(20~30대)에게
실무경험자로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매개체 역할, 세대 간 차이 이해 수업
<일자리 및 기타>
○ 경제 및 취업 강의·실습, 실버 일자리 정보 알선 제공, 일자리 협업, 책 읽어주는 할머니 일자리, 시니어 북큐레이터 양성
○ 나이 듦에 따른 운동방법, 실버전문가의 통합적·전반적 관리, 건강스트레칭, 어르신 전담 보조인력 배치
산본도서관 리모델링을 통한 실버도서관의 시작
군포시의 경우 2022년 기준 60세 이상 어르신은 전체 인구의 약 24%인 63,200명으로, 시가 빠르게 고령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설문조사에서도 실버 좌석과 공간에 대한 확대가 절실함을 알 수 있었다.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실버 계층이 문화적으로 소외되지 않고 노후를 지혜롭게 보낼 수 있는 환경 조성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군포시는 노후화된 산본도서관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1~2층 일부에 실버도서관 공간을 조성하게 되었다.
사진 3, 4. 여유당 1층 북카페(좌측), 담소방(우측)(출처: 산본도서관)
공공도서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자료 서비스, 그리고 독서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여유 공간은 도서관이 노인 서비스 기관으로 활용될 수 있는 중요한 기능이라 할 수 있다. 먼저 산본도서관의 시설을 소개하자면, 전체 면적은 5,448㎡이며 실버도서관은 736㎡로 다른 공간과 차별화를 위해 한옥 콘셉트의 인테리어로 조성했다. 도서관 1층 주 출입구 좌측에는 주 이용층이 실버 세대인 북카페와 여유담소방이 있으며, 북카페에서는 신문과 잡지 등 가벼운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여유담소방에서는 대화, 음료 등을 허용하여 편안하게 담소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도서관 2층에는 큰글자도서, 치매 관련 도서, 전자 신문, 어르신 관심분야 위주의 도서 북큐레이션, 저시력자를 위한 독서확대기를 비치하고, 여유당 pc존과 여유로운 삶을 위한 한 줄 문장 쓰기 코너를 설치했다.
사진 5-8. 여유당 2층(출처: 산본도서관)
실버도서관 명칭 공모
실버도서관의 새로운 명칭을 선정하면서 공모를 통해 시민의 참여를 독려하고, ‘고령화 시대에 실버층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자 세대 간의 소통의 창구’라는 공간의 정체성 및 핵심 가치를 투영하고자 했다. 이에 「실버도서관의 이름을 지어주세요」란 제목의 공모를 열고, 2023년 3월부터 5월까지 군포 시민의 참여를 통해 “여유당”이라는 명칭을 선정했다.
공모의 구체적인 과정을 소개하자면, 1차로 도서관 직원들이 제안의 적합성과 중복 여부 등을 고려하여 심사한 후, 시청 직원과 시민을 대상으로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다. 최종 선정을 위해서는 내·외부위원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개최했고, 목적성(실버도서관의 정체성과 성격을 나타내는가, 40%), 독창성(세대 통합의 개념을 독창적으로 표현하는가, 30%), 대중성(모두가 부르기 쉽고 친근감을 줄 수 있는 명칭인가, 30%)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실버도서관의 새로운 이름 “여유당”은 세대 간 소통과 공감, 그리고 어르신들의 편안한 이용이라는 핵심가치를 잘 보여주기 위해 선정한 이름으로, 다산 정약용 선생의 당호(堂號)인 동시에, 물리적·공간적·시간적으로 넉넉함이라는 뜻을 더해 군포 시민의 깊이 있는 사색과 여유로운 마음을 담았다.
여유당 운영
여유당은 산본도서관 리모델링 재개관과 함께 2023년 7월 5일 운영을 시작했다. 여유당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다른 세대와 어르신을 구분하는 별도 공간이 아니라, 다른 영역과 적절하게 구분되도록 개방형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곳에는 큰글자도서를 비롯한 치매 예방 관련 도서, 영화 DVD, 확대 터치 모니터 7대, 어르신 전용 PC와 높낮이 조절 책상 등을 배치했으며,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사진 9, 10. 테마도서전시(북큐레이션) · 실버추천도서 홍보지 배포(출처: 산본도서관)
운영 내용으로는 실버 세대들을 위한 북큐레이션(주제: 행복한 노후) 코너, 여유로운 삶을 위한 손글씨 코너, 치매 예방을 위한 이벤트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또한 산본도서관은 치매 극복 선도도서관으로서 군포시 치매안심센터와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으며, 기관 연계사업으로 치매안심교육, 치매 관련 영화인 ‘로망’을 성황리에 상영한 바 있다.
사진 11, 12. 손글씨 코너 및 치매예방 이벤트(출처: 산본도서관)
시니어 이용자를 위한 프로그램으로는 시 낭송, 노후 준비를 위한 재무설계, 그림책을 통해 이웃과 함께 소통하며 요리할 수 있는 한 끼 만들기 수업, 디자인 손글씨 캘리그래피, 스마트폰 활용교육 등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맞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달 저녁 시간에 문학, 역사, 철학, 심리학, 여행을 주제로 운영하는 작가 초청 강연 역시 시니어층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으며, 후속 모임으로 주제별 소모임을 운영할 계획이다.
사진 13, 14. 실버프로그램 및 인문학(출처: 산본도서관)
여유당의 향후 계획
우리나라 인구 고령화의 속도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2025년에는 5명 중 1명이 노인(65세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한다. 어르신들의 공간이란 이름으로 여유당 현판을 부착하고 어르신 우대석을 지정하여 운영한 지 3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다행히 처음 조성하면서 우려했던 실버 세대만을 위한 공간이 다른 세대에게는 차별이 아니냐는 시선은 거의 사라지고 모든 세대가 어울려 이용하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어르신을 배려하는 자리가 있어서인지 어르신들의 이용이 증가하고 있고 예전보다 안정감 있게 도서관을 이용하시고 있다.
산본도서관 실버공간인 여유당은 아직 걸음마 단계인 만큼 지속적으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운영에 반영할 계획이며, 노인관련 기관과의 차별화를 위해 치매예방은 물론 인생 후반을 의미 있고 지혜롭게 보낼 수 있는 책과 글쓰기, 북클럽을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다만 여가활용이나 휴식을 위하여 도서관을 찾는 분들을 위해 가볍게 참여할 수 있는 건강관련 프로그램이나 영화상영 등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산본도서관 여유당에서 새로운 어르신 문화가 활짝 꽃피기를 바라며, 여유당이란 이름이 뜻하는 것처럼 깊이 있는 사색과 여유로운 마음을 담을 수 있는 곳으로, 또 실버 세대에게 쉼의 공간이자 소통과 교류의 공간, 문화와 독서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곳으로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