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해외 도서관의 사서 업무 및 도서관 서비스 변화와 대응③
  • 작성부서 국제교류홍보팀
  • 등록일 2021-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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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러리에서는 세계의 도서관들이 코로나19를 어떻게 이겨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서들의 업무와 도서관 서비스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세계의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서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지난 산호세공공도서관에 이어 이번에는 시카고대학도서관의 박지영 사서님이 코로나19로 인한 시카고대학도서관의 업무와 서비스 변화 및 대응에 대해 소개한다.


1. 시카고 대학교 및 도서관 소개

미국 내 세 번째로 큰 도시이자 건축문화의 중심지로 널리 알려진 시카고에 위치한 시카고대학교(The University of Chicago)는 존 록펠러(John Rockefeller)재단의 기부로 1890년에 설립되었다. “지식을 쌓을수록 인간의 삶은 풍요로워진다(Crescat scientia; vita excolatur) ”라는 모토를 바탕으로, 지난 130년간 연구중심(Research) 대학으로 성장해왔다. 인문 사회 및 자연 과학 분야의 연구가 활발하고, 그 외 의과대, 법대, 경영대, 공공정책, 사회복지학 등의 전문 대학원이 있다. 현재 학부 과정에 약 7000명, 대학원 과정에 약 10,000명이 재학하고 있으며, 교수진과 학생의 비율을 최소로 하여 최적의 연구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쓰고 있다.

사진1. 시카고 대학교 전경 (https://www.uchicago.edu/about/) (출처: 박지영 사서)

현재 시카고대학은 하나의 시카고 대학도서관 시스템(The University of Chicago Library) 아래, 6개의 도서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1912년에 첫 중앙도서관인 하퍼메모리얼도서관(Harper Memorial Library)이 개관하였고, 장서 수의 증가에 따라서 1970년에 레겐스테인도서관(The Joseph Regenstein Library)이 현재의 중앙도서관으로 바뀌게 되었다. 레겐스테인중앙도서관 외 분과도서관인 법학, 과학, 수학, 사회복지 도서관 및 저장창고 역할을 하는 만수에토도서관(The Joe and Rika Mansueto Library)이 캠퍼스 곳곳에 위치해있다. 2021년을 기준으로 도서관 총 장서 수는 1240만 권이며, 연 평균 약 100만 명의 이용자가 시카고 대학 도서관을 방문하고 있다.

2. 미국의 코로나19(Covid-19) 상황과 시카고 대학 도서관의 대응

지난 2020년 1월에 미국 내 첫 코로나19(Covid-19) 확진자가 발생하고, 2021년 7월 현재, 확진자수가 3천4백만 명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사망자 수도 60만 명이 넘는 등, 지난 1년 반 사이에 Covid-19으로 인한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 사이에 대선을 치루며 트럼프에서 바이든으로 미 행정부가 바뀌는 정치적 변화가 있었고, 사회적으로도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조지 플로이드의 무리한 경찰진압에 따른 BLM(Black Lives Matter)이라고 불리는 시민불복종 움직임 등이 발생하여, 이미 어려운 팬데믹 시기에 더욱 복합적인 문제를 일으켰다.

사진 4. Covid-19관련 뉴스리포트(https://www.nbc.com/nbc-news-special-report-coronavirus-pandemic) (출처: 박지영 사서)

시카고대학교가 위치한 캠퍼스 타운인 하이드팍(Hyde Park) 동네에서도 학생들과 시민들의 연합 시위 행진이 있었다. 시카고대학교도 자체 성명서를 통해 다 같이 단합해서 Covid-19 및 인종, 성별, 종교, 사회경제적인 문제에서 오는 어려움들을 이겨내고, 대학 본연의 목적인 교육과 연구지원에 최대한 지원을 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그 후 예상대로 팬데믹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Covid-19의 감염 확진자 수가 점점 늘자 미국 질병센터(CDC)와 시카고 시의 권고에 따라, 2020년 3월 12일에는 봄학기 수업을 100% 원격수업으로 전환하였고, 이에 따라 3월 18일에 시카고 대학 도서관도 봉쇄 결정을 내리고, 도서관 사서와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시작하고, 도서관 서비스를 원격으로 제공하게 되었다.

3. 시카고대학도서관의 Covid-19 대응 전략 그룹(Continuity Planning Group) 마련

Covid-19 확진자 수의 증가 및 이에 따른 대학 차원의 봉쇄(Lock-down)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도서관에서 제일 먼저 한 일은 ‘Covid-19 대응 전략 그룹(Continuity Planning Group)을 만든 것이다. 도서관장 및 3명의 부관장, 그리고 각 부서의 핵심 인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그룹은 우선 직원들의 재택근무와 교수진, 학생들에 대한 원격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었을 때, 가급적 차질없이 도서관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전략회의를 약 일주일간에 걸쳐서 집중적으로 토의 하였다. 즉 사서와 직원들의 재택근무에 어떤 장비들이 필요한지, 온라인 근무가 가능한 분야는 어떤 것들인지, 온라인 근무가 불가능한 업무는 어떤 방식으로 업무 방향을 바꿀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였다. 또한 도서관 서비스의 범위 제한과, 원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최대 범위 등을 정하였다. 한편으로는, 최종 도서관 봉쇄 직전에 도서관 이용자들이 최대한 많은 책을 빌려 갈 수 있게 하였고, 이에 따른 방역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는 등 여러가지 새로운 프로토콜을 정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사진 7 Library Covid-19 대응 전략 그룹의 타임라인
(https://loop.lib.uchicago.edu/covid-19-information-staff/covid-timeline/) (출처: 박지영 사서)

4. Covid-19 기간 내의 시카고 대학 도서관 장서 개발 및 수서

대학도서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연구 지원에 필요한 핵심적인 업무는 장서개발과 이용자 서비스를 꼽을 수 있다. 그렇지만 Covid-19의 상황에서는 도서관에도 여러가지 변화가 필요하였고, 새로운 시도도 필요 했다. 우선, 장서 개발의 경우 주제전문사서들이 원격으로 각 주제 분야에 대한 예산 관리와 책 선정까지 불편한 점은 있어도 큰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가장 문제가 되었던 부분은 책 박스가 도서관에 도착을 하고 그 책들을 처리하는 과정(Receiving process)중에 생겼다. 시카고대학도서관은 전 세계에서 책을 주문하는데, 봉쇄로 인해 도서관 문을 갑자기 닫다 보니 모든 주문과 발송을 최대한 연기하거나 취소했지만, 이미 운송 과정에 있었던 책들이 상당히 많았다. 책 박스가 택배를 통해 도착했을 때 도서관에 배송을 할 수가 없어 많은 수의 박스를 우편시설의 임시저장고에 맡기기도 하고, 운송 도중에 책을 보낸 벤더나 출판사로 돌아가기도 하였다. 한편, 임시저장고의 상황이 열악한 곳이 있어서 박스가 젖어 책이 훼손되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였다.

사진8. 도서관 책 박스들이 2주간 격리 조치된 모습(출처: 박지영 사서)

3개월 후 봉쇄가 풀리자마자 도서관에서 제일 먼저 한 일은 구입된 책 박스를 받을 수 있게 조정하는 일이었는데 그 시기 또한 Covid-19이 한창 진행중인 시기라, 책 박스들을 도서관의 넓은 공간에 일단 옮겨 두고2주간의 격리조치를 한 후 정리 목록 관련 부서로 옮겼다.

5. Covid-19 기간 내의 시카고 대학 도서관 이용자 서비스

도서관 이용자 서비스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도서관에서는 Covid-19 시기 이전에도 이미 이메일과 채팅서비스를 제공했지만, 더 이상 대면 서비스가 불가능해짐에 따라서, 실시간 채팅 서비스의 시간도 연장되고, 온라인 회의 플랫폼인 줌(zoom)을 이용하여 주제전문사서들과의 오리엔테이션, 워크샵, 개인, 혹은 그룹 상담 등이 이루어졌다. 상호대차가 불가능했던 시기에는 전자책으로 도서를 신청하도록 권유했고, 오디오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도서관 목록(Library Catalog)에서 바로 클릭해서 사용할 수 있게 하였다. 3개월이 지나고 봉쇄가 풀리자 도서관에서 예약제로 신청한 책을 픽업할 수 있게 하고, 모든 책의 반납 기한을 무기한으로 연장했다.

사진9. Covid-19시기의 도서관 서비스
(https://www.lib.uchicago.edu/research/help/infofor/the-library-is-onlinewere-here-and-ready-to-help-you/) (출처: 박지영 사서)

이 시기 무엇보다 가장 도움이 되었던 서비스는, ‘하티트러스트 엑세스 서비스(HathiTrust Temporary Access Service: ETAS)’였는데, 하티트러스트 디지털 연합도서관에서 팬데믹 기간에 학교 관련 이용자에게 시카고 대학교의 서고에 소장되어 있는 도서를 스캔본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팬데믹 기간의 학교 수업은 온라인 수업이 대부분이었고 교수 및 학생들이 시카고 도시 밖의 다른 지역에 오래 머문 경우도 많아서 도서관에 오지 않아도 시카고 대학에 소장된 도서를 ETAS 프로그램을 통해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서비스는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가장 큰 호응을 받았다.

사진10. HathiTrust Emergency Temorary Access Service (ETAS)
(https://guides.lib.uchicago.edu/ebooks/etas#s-lg-box-23623059) (출처: 박지영 사서)

시카고대학교는 3개월의 봉쇄를 마치고 2020년 6월부터 부분 재개관을 시작하였다. Covid-19상황이 끝난 것은 아니었지만 최대한 조심하면서 학교측이 필수적으로 필요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모두가 안전하게 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서 건물관리부서에서 이용자가 이용할 장소 및 직원 근무 공간의 동선을 확인하고 투명 플라스틱 벽을 세워 최대한 거리를 두는 등의 준비를 하였다. 이용자들은 도서관을 이용하기 전에 1시간 이상 Covid-19관련 교육을 받고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실천하였다. 도서관 서고는 여전히 들어갈 수 없었지만, 공부를 할 수 있는 리딩룸은 예약제로 이용할 수 있고, 줌(zoom)으로 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공간도 도서관 내에 마련되었다.

사진11. 예약 좌석제로 운영중인 도서관 리딩룸 (출처: 박지영 사서)

6. Covid-19 기간 내의 시카고 대학 도서관 사서, 직원들의 복지

그간 도서관 사서 및 직원들은 이용자들을 위해서 레퍼런스 서비스 등의 대면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훨씬 더 많은 수의 사서 및 직원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서관의 운영과 서비스를 위해 일하고 있었다. 이번 Covid-19 시기에는 도서관장이 직접 참여하는 리더쉽팀 뿐만 아니라 많은 직원들이 여러 소통과 대화의 채널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려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재택근무의 어려움이 있는 직원이나, 근로학생들이 도서관의 봉쇄 등으로 일을 못할 경우에도 12주간의 급여를 지급했다. 또한 Covid-19 확진이 된 경우 특별 병가를 사용하도록 하였다. 그 밖에 Covid-19 시기에 개인적으로 힘든 일을 겪은 직원들이나, 혹은 BLM 운동과 연계되어 생긴 약탈, 트럼프에서 바이든으로 정권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생긴 미국회의사당 폭동사태 등으로 견디기 힘든 어려움을 겪는 직원들에게 상담을 적극적으로 권유하였다. 장기간 재택근무로 인해서 직원들간의 소통이 부족한 면을 보완하고자 인사과 주도로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에는 모든 도서관 직원들이 줌으로 자기의 취미나, 근황 소개, 미니콘서트나 애완동물 사진 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매번 도서관 봉쇄, 부분 재개관, 완전 재개관의 계획 등 큰 변화가 있을 때마다 설문조사를 해서 직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 반영을 못 할 시는 그 이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도서관 자체의 내적 통제 뿐만 아니라 대학내의 병원 감염센터전문가 및 전체 캠퍼스 빌딩관리부서와의 타운홀미팅(town hall meeting)을 마련해서 대학 차원의 직원 보호에 대한 진행 상항도 듣고, 도서관에서 일할 경우 생기는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질문하고 답변하는 시간도 가졌다.

7. 2021년 가을 대비 정상화를 위한 노력

그렇게 2020년 3월 Covid-19의 상황에서 시작된 변화는 현재도 급속하게 진행 중이다. 델타 변이로 인한 우려로 아직도 조심하고는 있지만 2021년 7월 말 현재 CDC 와 시카고시의 지침을 준수하여 9월 말 가을학기부터는 대학교 내 수업 정상화를 계획하고 있고, 교직원들도 똑같이 Covid-19 이전과 같은 업무 환경으로 복귀하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2021년 3월부터 시카고 대학 도서관 사서와 직원들은 백신을 맞기 시작했고 가을학기 개강 전에 도서관을 포함한 캠퍼스 내의 모든 학교 관계자, 학생들은 100% 백신접종을 의무화 하고 있다. 종교 및 건강상의 이유로 백신을 못 맞는 경우, 매주 코로나 테스트를 받아 제출해야하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도서관에서는 9월 말에 모든 서고 및 리딩룸을 오픈할 계획이며7월과 8월 단계적으로 재개관을 할 예정이다. 정상화를 한다고 해도 큰 규모의 미팅이나 수업 등은 금지할 예정이라 세부 규칙을 정하고 있으며, 도서관 이용자들에게는 무기한으로 빌려간 책들의 반납을 독려하고 있다.

8. 글을 마치며

Covid-19를 통해 도서관에서 새롭게 시작한 프로그램들과 앞으로의 변화

‘위기는 다른 기회를 만든다’는 이야기가 있다. Covid-19라는 시기를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우리는 많은 도전과 어려움을 겪어야 했으며, 백신을 접종한 비율이 많이 올라간 지금도 미국에서는 델타 변이 및 또 다른 염려스러운 상황과 마주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어도, 늘 하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보고, 제한적이긴 하지만 더 나은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예로 시카고대학도서관에서는 시카고 대학 관련 Covid-19 아카이브자료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는 일상적으로 겪는 공공의학에 관련된 내용이지만, 팬데믹이 종식되면 이 자료가 과학, 의학 뿐 아니라 여러 주제의 연구를 진행시킬 수 있는 소중한 바탕이 될 것이다.

사진15. 시카고대학도서관 스페셜 컬렉션 Covid-19관련 아카이브 자료(https://www.archive-it.org/collections/13634) (출처: 박지영 사서)

또 하나는, Covid-19 기간 중에 생겼던 여러 사회문제들 중에서 인종, 소득, 성별 등 모든 차별에 따른 문제들을 돌아보고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하는 미래의 조직체로 거듭나기 위해 도서관을 포함한 대학내 여러부서에서 ‘다양성과 포용(Diversity and Inclusion)’관련 그룹을 마련한 것이다.

사진16. 시카고대학도서관내 다양성과 포용, 오픈대화관련 북 클럽(https://guides.lib.uchicago.edu/diversebooks) (출처: 박지영 사서)

도서관 사서와 직원들로 이루어진 이 그룹에서는 여러가지 활동을 하는데, 정기적으로 도서관 내에서 생기는 이슈에 대한 미팅 및 토론은 물론 다양성을 주제로 한 출판물을 읽고 대화하는 시간도 갖고, 직원들에게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차별과 차이가 다르다는 것을 알아가며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한 활동도 하고 있다. 수많은 다양한 이용자를 상대하며 서로 같은 공간에서 일하면서도 무심하게 넘어 가거나 갇혀있는 사고들을 가지고 있는 도서관 직원들을 좀 더 개방적이고 유연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이 그룹의 역할이 팬데믹 시기에 도서관계에 새롭게 생긴 아주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Covid-19이 종식 되고 불안한 마음없이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그때를 기대해본다.


글_박지영(미국 시카고 대학교 한국학 주제전문 사서)

편집_이광세


담당부서 : 국제교류홍보팀 (02-590-07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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