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지침서를 통한 고고학 데이터의 사용성 개선
  • 작성부서 국제교류홍보팀
  • 등록일 2024-08-14
  • 조회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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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앤 오스틴(Anne Austin, 미주리대학교)

익셸 M. 파니엘(Ixchel M. Faniel, OCLC)

브리타니 브래넌(Brittany Brannon, OCLC)

사라 위처 캔사(Sarah Whitcher Kansa, 오픈콘텍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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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고고학자들은 한 프로젝트 내에서 그리고 여러 프로젝트 간에 유용한 데이터를 생성하기 위해 발굴 작업 시 현장 매뉴얼이나 기록지, 디지털 입력 양식과 같은 지침서를 이용한다. 대부분의 지침서는 표준화된 데이터나 서술형 기록의 생성에 초점이 있지만, 연구에 따르면 그렇게 생성된 데이터를 (재)이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우리는 네 개의 고고학 발굴팀과 진행한 인터뷰, 관찰, 고고학 데이터 재사용자들과의 인터뷰를 분석하여 고고학자들이 지침서를 이용하는 방법을 평가했다. 본 연구에 참여한 발굴팀과 재사용자들의 경험에 의하면, 고고학 데이터의 질과 사용성을 개선할 수 있는 지침서를 작성하여 실행하기 위해서는 고고학자들에게 보다 구체적인 실천 모델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프로젝트의 방법, 시즌 말 문서 작업, 명명법에 초점을 맞추어 지침서의 개선을 위한 권고사항을 제시하였다. 또한 프로젝트 책임자들이 협력 작업의 일환으로 현장조사(fieldwork)를 하는 경우, 작업 전후 그리고 진행 중에 지침서를 개선하고자 할 때 도움이 되는 지침서 체크리스트를 준비했다. 팀원들과 미래의 재사용자들이 자신과 다른 연구자들의 고고학 데이터를 연구에서 활용할 때 본 연구에서 제시한 지침서 모델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키워드: 서면 지침서, 현장 매뉴얼, 데이터 수집, 데이터 관리, 데이터 품질, 데이터 사용, 데이터 재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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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발굴은 단 한 번만 이루어질 수 있는 파괴적인 과정이기 때문에 고고학자들은 오랫동안 바람직한 데이터 기록 방식에 대해 논의해 왔다. 고고학 기록은 발굴하는 학자들이 현장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추론을 이끌어낼 수 있고, 추후 연구에서 다른 연구자들이 그 기록을 이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이전 연구자들의 해석을 다른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비판할 수 있도록 관찰과 해석을 명확히 구분해서 설명해야 한다. 특히 여러 개의 트렌치를 발굴하는 프로젝트에서는 현장에서의 해석을 종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정확한 설명이 더욱 중요하다. 발굴 과정 전반에 걸쳐 일관성 있게 데이터가 기록되도록 하는 한 가지 방법은 명료한 서면 지침서를 이용하는 것이다.

본 논문에서 서면 지침서는 발굴팀이 프로젝트의 필요와 기대에 맞게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도록 발굴 방법, 표준, 기록 방식을 명료하게 전달할 목적으로 작성된 지침을 의미한다. 신입생을 교육하는 필드스쿨(field school) 등 여러 발굴 프로젝트에서 발굴 데이터 작성법을 명시한 지침서를 이용한다. 이러한 지침서는 현장 매뉴얼의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기존 매뉴얼을 차용하기도 한다(예: 런던박물관 고고학서비스(Museum of London Archaeology Service)의 고고학 현장 매뉴얼(Archaeological Site Manual, 1994)(MOLAS 매뉴얼).

지침서는 발굴 과정과 데이터 기록 방식을 설명하며, 데이터를 기록하는 표준 양식을 포함하기도 한다. 또한 데이터 기술 및 해석의 예시를 포함할 수 있다.

서면 지침서는 발굴, 데이터 기록 및 처리와 관련하여 선호되거나 합의된 방식을 체계화 및 문서화한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방식과 별개의 것으로 간주될 수 없다. 과학적 방법과 인문학적 탐구를 아우르는 사회과학 분야인 고고학은 두 가지 방식으로 데이터 기록에 접근한다. 일단의 고고학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이용하기 쉽도록 발굴 과정 전반에 걸쳐 균일한 데이터를 생성하는 표준화된 방식을 중시한다(Dever and Lance 1982; Spence 1993). 그러나 버그렌(Berggren)과 호더(Hodder)는 표준화된 방식이 발굴의 위계적인 구조를 반영하며, 궁극적으로 발굴 작업자들과 그들이 생성한 데이터 해석 간의 단절을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분석과 해석이 현장과 동떨어진 상태로” 프로젝트 책임자들의 손에서 이루어진다는 뜻이다(Berggren and Hodder 2003:425). 다수의 관련 논문(Berggren et al. 2015; Hodder 2000)에서 버그렌과 호더는 프로젝트 책임자가 작성하여 나눠주는 현장 매뉴얼이 어떻게 발굴의 사회적 위계구조를 반영하는가를 질문하고, 현장조사 중의 서술적 해석을 중심으로 한 데이터를 생성하기 위해 재귀적인(reflexive) 기록을 통합시킨다. 그와 같이 풍부한 서술은 상호비교가 더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발굴자에게 해석을 맡김으로써 해석 과정을 보다 명료하게 볼 수 있게 한다.

이러한 두 가지 접근법은 고고학 데이터의 사용성과 관련이 있다. 즉, 표준화는 비교 연구에서 관찰을 이용할 수 있는 잠재성과 관련이 있는 반면, 재귀적 기록은 발굴 과정 전반에서 고고학적 해석을 생성하고, 기록하고, 문제를 제기해야 할 필요성과 관련이 있다. 이상적인 기록이라면 비교 가능하고 서술적이며 표준화된 데이터와 미래의 연구자들이 질문을 제기할 수 있는 재귀적인 해석을 모두 허용해야 한다. 그러나 기존 연구에 의하면 두 접근법에는 모두 결과물로서 얻은 데이터에 영향을 끼치는 문제들이 내재되어 있다.

개별 프로젝트와 지역적 상황 또는 문화자원관리(cultural resource management, CRM) 회사의 상황에 따라 기록 방법과 형식을 수정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페이블(Pavel 2010)은 고고학자들이 데이터를 구조화하는 방법을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기록 양식을 분석했다. 마수르 등((Masur et al. 2014)도 마찬가지로 기록된 데이터와 양식을 비교하여 공통 개념(온톨로지)을 이용해 서로 다른 지역에서 얻은 고고학 데이터를 비교할 수 있는 방법을 평가했다. 이러한 연구에 따르면, 고고학에서 개발된 양식과 현장 매뉴얼 모두 현장이나 지역에 따라 다르며, 그로 인해 결과물로 얻은 데이터를 비교하기 어려웠다.

불완전한 정보로 인해 비교가 제한적인 경우도 있었다. 후빌라와 보르제슨 및 스콜드(Huvilla, Börjesson, and Sköld 2022; Huvila, Sköld, and Börjesson 2021)는 필드에서의 작업 방식과 운영이 매우 통상적이어서 보고서에 기입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발굴 과정보다는 발굴 중에 사용된 도구들을 통해 주로 언급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따라서 프로젝트의 작업 방식을 모르기 때문에 데이터를 비교하기가 어려웠다. 마찬가지로, 아이워나와 장-이브스(Iwona and Jean-Yves 2023)도 고고학 데이터와 보고서가 충분한 파라데이터(데이터 수집과정을 기술하는 데이터) 없이 작성되는 경우가 많아, 기억에만 의존하여 얻기 어려운 정보가 상당량 소실된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소보트코바(Sobotkova 2018)는 불가리아의 고분에 대한 대규모 연구를 위해 고고학 보고서의 데이터를 재사용하고자 했으나, 고분의 위치와 규모 등 핵심 정보가 빠졌거나 불완전한 경우가 많았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문제는 20세기에 수집된 데이터에서 더 만연하지만, 소보트코바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수집된 데이터의 20%가량이 불완전한 정보를 갖고 있었다.

재귀적인 데이터 기록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채드윅(Chadwick 2003)은 재귀적 고고학을 지지하지만, 차탈회위크(Çatalhöyük)와 같은 현장에서 그러한 기록이 더 나은 해석을 낳았는가라는 질문에는 회의적이다. 왓슨(Watson 2019)은 재귀적 고고학이 이론과 실제 사이에 차이가 있으며, 해석 과정을 민주화하는 기록 방식을 이용하는 상업적 고고학 프로젝트가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고고학 보고서에서는 프로젝트 책임자 외의 다른 참가자들이 거의 언급되지 않으며, 데이터 작성자는 프로젝트 DB와 종이에 기록하는 아카이브에서만 언급된다(Huvila et al. 2021). 결과적으로, 프로젝트 데이터에 여러 가지 해석이 존재하더라도 고고학 보고서에서 그것이 반드시 민주적인 해석 구조를 통해 여과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발굴 공책과 출판물, DB를 포함하여) 결과물로 얻은 아카이브에 여러 개의 상충되는 해석과 디지털 데이터의 생성 과정에 대한 불충분한 정보, 이질적인 데이터가 있을 때 고고학 데이터를 재사용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Börjesson et al. 2022). 이러한 사례들로 볼 때, 재귀적 고고학을 지지하는 연구자들 중에서도 다수는 미래의 고고학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발굴 현장에서의 해석과 기록을 작성하기에는 이 방법이 아직까지 매우 제한적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모든 문제는 기존의 고고학 데이터 관행이 ‘빅 데이터’(Huggett 2020)와 ‘오픈 데이터’(Kansa and Kansa 2013; Lake 2012; Marwick et al. 2017)에 맞게 확장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한다. 데이터의 재사용성을 높이는 데 필요한 인센티브와 자원이 부족한 것도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처음부터 디지털로 제작된 현장 데이터의 ‘검색성, 접근성, 호환성, 재사용성’(FAIR) 개선에 관한 연구에서 로스 등(Ross et al. 2022)은 연구자들이 시간과 자원의 제한으로 인해 추후 다른 사람들에 의한 데이터 재사용을 돕는 것보다는 자신이 당면한 분석과 출판에 도움이 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재사용 가능한 데이터의 생성이 날로 중요해지는 점을 감안할 때, 재사용의 문제는 어느 고고학 프로젝트에서나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연구의 핵심 주제로써(Garstki 2022; Kansa and Kansa 2021), 수습과 전문화의 한 형태로써(Kriesberg et al. 2013), 그리고 방대한 지역 연구를 지원하는 수단(Anderson et al. 2017)으로써 레거시 데이터(legacy data)를 재사용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oundation), 미국 국립예술기금(National Endowment for the Arts), 미국 박물관·도서관서비스연구원 (Institute of Museum and Library Services), 미국 국립인문재단(National Endowment for the Humanities)과 같은 민관 기금제공자들도 향후 재사용이 가능한 데이터의 출판을 기대하면서 기금 신청 시 상세한 데이터 관리 계획을 요구하고 있다. 점점 더 다양한 사람들에게 데이터가 제공되는 경향이 증가하면서 고고학자들도 데이터의 재사용을 가능케 하는 방법을 결정할 때 CARE(공동의 혜택, 통제권, 책임성, 윤리(Collective benefit, Authority to control, Responsibility, and Ethics)) 원칙을 따라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Gupta et al. 2023).

이러한 현실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고고학 데이터의 재사용은 여전히 제한적인데, 특히 개인이나 소규모의 팀이 지역에서 특정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러한 이유로 대량의 데이터를 관리하고 분석할 수 있는 컴퓨터 장비나 서비스가 없는 학제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Wallis et al. 2013). 기금제공자들이 데이터 공유를 의무화하더라도, 접근이 불가하거나, 비구조적이거나, 이해할 수 없는 데이터 등 재사용을 어렵게 하는 장벽들이 여전히 존재한다(Borgman et al. 2019). 고고학에서의 낮은 데이터 재사용률과 데이터의 재사용을 가능하게 만드는 데 드는 높은 비용은 여러 가지 사회적, 기술적, 환경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다(Huggett 2018; Sobotkova 2018).

지침서의 작성은 고고학자들이 자신의 데이터 구조와 수집 요건을 구상하는 데이터 라이프 사이클에서 가장 초기 단계에 해당한다. 데이터의 재사용을 가능케 하려면 다양한 개입이 필요하지만, 이 논문에서는 지침서를 개선함으로써 어떻게 프로젝트팀과 미래의 재사용자들에게 보다 유용한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고고학에서의 기록과 데이터 재사용의 중요성에 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지침서가 현장에서 생성된 데이터의 사용성에 끼치는 영향을 평가한 연구는 없다. 고고학 데이터의 기록에서 지침서가 보편적으로 사용되며 고고학 지망생 교육에서 지침서가 갖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지침서의 개발, 적용, 개정의 모범 사례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 논문은 고고학 현장조사 중 수행된 관찰과 인터뷰 및 고고학 데이터 재사용자들과의 인터뷰 등 ‘SLO-데이터(Secret Life of Data 또는 SLO-data)’ 프로젝트 중에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 대상으로 한다. 본 논문은 신중하게 작성된 지침서를 통해 데이터 생성 시점에서 데이터의 사용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발굴 작업에서 지침서를 이용할 때의 성과와 한계를 규명함으로써 고고학자들이 지침서를 이용하여 보다 일관성 있고, 비교 가능하며,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연구 방법

SLO-데이터 프로젝트의 목표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현재의 고고학 발굴 작업에서 데이터가 생성, 관리 및 문서화되는 방식을 조사하는 것이었다. 프로젝트팀은 네 개의 발굴 현장에서 관찰과 인터뷰를 수행했으며, 어디에서 데이터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규명하여 그러한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침서의 수정을 권고하고 그 이행에 따른 결과를 조사했다. 두 번째 목표는 데이터 생성 시점에서의 문제가 데이터 라이프 사이클 하류에서의 재사용 경험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를 규명하는 것이었다. 프로젝트팀은 네 개의 발굴팀이 생성한 데이터의 잠재적인 재사용자로 분류된 고고학자(즉, 해당 기간이나 지역 또는 분야에서 수집된 데이터에 관심 있는 고고학자) 26명을 인터뷰했다.

SLO-데이터팀은 고고학자들이 현장조사 중에 데이터를 기록하는 방식의 포괄적인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발굴 장소와 데이터 기록 방식 및 팀이 각기 다른 네 개의 고고학 필드스쿨을 선정했다. 익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들은 유럽 프로젝트 1, 유럽 프로젝트 2, 아프리카 프로젝트, 아메리카 프로젝트로 지칭한다. 또한 지역색을 나타내는 용어를 피하기 위해 모든 프로젝트에 대해 동일한 고고학 용어(예: 트렌치, 유닛)를 사용했다.

유럽 프로젝트 1은 지난 1세기 동안 간헐적인 연구가 수행되었던 현장에서 공동감독으로 진행된 단기 발굴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는 팀원이 40명이었는데, 그중 절반 이상이 처음 참가하거나 이전에 참가한 적이 있는 학생들이었다. 이 필드스쿨의 한 가지 목표는 학생들이 CRM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이었다. 프로젝트 책임자는 필드스쿨 학생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표준(즉, MOLAS 매뉴얼)을 바탕으로 작성한 지침서를 이용했다.

유럽 프로젝트 2는 50여 년에 걸쳐 현장조사가 진행된 오래된 발굴 작업이었다. 팀원은 60명이었고, 그중 40명이 학생이었다. 대학원생과 이전에 참가한 적이 있는 학생들이 트렌치 관리자가 되어 현장 책임자에게 보고했다. 트렌치 관리자들은 수습 모델을 이용해서 신규 참가자들을 교육시켰다. 프로젝트 책임자는 공식적인 서면 지침서를 제공하지 않았고, 트렌치 관리자들은 과거의 공책과 필드 보고서를 참조하면서 작업을 했다. 트렌치 관리자 중 한 명이 발굴 공책에 기록해야 하는 주요 정보를 정리한 1페이지짜리 비공식적인 유인물을 팀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아프리카 프로젝트는 고고학 연구가 아직 발전 단계에 있는 지역에서 진행되는 신규 발굴 작업이었다. 그래서 프로젝트 책임자와 팀원들이 연구 질문과 방법을 계속 다듬어가는 중이었다. 팀원은 30명이었고, 그중 9명이 필드스쿨 학생이었다. 프로젝트 책임자는 MOLAS 매뉴얼을 수정하여 만든 상세한 매뉴얼을 나눠주었다. SLO-데이터팀이 처음 현장을 방문했을 때는 팀원들이 태블릿을 이용해 데이터를 기록하고 있었으나, 이듬해에는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종이에 기록하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그래서 첫 번째 시즌에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데이터를 기록하다가 두 번째 시즌에는 종이 양식에 기입하는 방법으로 지침서의 내용이 바뀌었다.

아메리카 프로젝트는 신규 발굴이었다. 팀원이 23명이었는데, 그중 15명이 필드스쿨 학생이었다. 프로젝트 책임자의 이전 발굴 작업들이 이 현장과 직접 연관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의 지침서를 참조할 수 없었다. 지역 정부에서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하는 발굴 양식을 제공하기는 했으나, 프로젝트에 필요한 양식과는 그 목적이 달랐다. 그래서 트렌치 관리자들이 구두 설명을 통해 팀원들에게 기록 방법을 안내했다.

발굴 프로젝트 관찰과 인터뷰

SLO-데이터팀은 발굴 현장을 방문하기 전에 각 프로젝트 책임자 및 핵심 팀원들과 반구조화된 인터뷰를 진행하여 프로젝트와 각자의 역할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얻었다. SLO-데이터팀은 2년에 걸쳐서 발굴 시즌 중에 대략 2주 단위로 데이터를 수집했다. 각 발굴 프로젝트에서 SLO-데이터팀의 팀원이 비참여 관찰을 수행했고, 현장조사 중에 관찰한 내용을 녹취했으며, 프로젝트 직원들과 반구조화 및 비구조화된 인터뷰를 진행했다. 모든 인터뷰는 녹음하여 녹취했다. 인터뷰와 관찰은 데이터 수집·기록·관리 방법, 도구와 소프트웨어, 데이터 표준과 지침서, 데이터 공유 방식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서 SLO-데이터팀은 인터뷰와 관찰 방법 및 녹취록 샘플을 바탕으로 코드를 개발했다. 코딩 결과는 스콧의 파이(Scott’s pi, Scott 1955)를 이용해서 평가했다. 스콧의 파이는 관찰된 ‘코더 일치도(coder agreement)’를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기대 일치도(expected agreement)’와 비교하는 것으로, 평가자 간 신뢰도를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방법이다. 팀원 2명이 3회의 코딩을 수행하여 스콧의 파이 평가자 간 신뢰도 점수 0.81을 얻었다. 매회의 코딩에 대해 이들은 개별적으로 녹취록을 코딩하여 일치도를 계산한 다음, 서로 만나 일치도의 차이를 해결하고 코드북을 수정했다. 수용 가능한 일치도 수준에 도달한 후에는 각자 엔비보(Nvivo) 12 소프트웨어에서 남은 데이터를 코딩했다. 두 사람은 코딩에 관한 의문점이 있을 때 엔비보의 설명 기능을 이용했고, 주기적으로 만나 그러한 의문점들을 논의하면서 문제를 해결했다. SLO-데이터팀은 데이터 관리방식(예: 연결, 전송, 업데이트, 검증), 워크플로우(만족도, 문제, 해결방법, 수정, 일정), 지역 및 국제 표준, 명명 및 식별자와 관련한 코드를 추가로 분석하여 조사 결과와 권고사항을 규명했다.

프로젝트별 권고사항

SLO-데이터팀은 각각의 발굴 프로젝트에 대해 조사 결과와 권고사항을 규명한 후 각 프로젝트의 책임자들과 만나 내용을 공유하고, SLO-데이터팀의 조사 결과가 프로젝트의 경험을 얼마나 잘 반영하는지 그리고 권고사항이 타당한지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다. 프로젝트 책임자들은 SLO-데이터팀이 다음 해에 데이터를 수집하러 오기 전까지 어떠한 권고사항을 이행할 것인지를 결정했다. SLO-데이터팀은 2년 차 관찰 기간에 권고사항 이행 결과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재사용자 인터뷰

SLO-데이터팀은 4개 발굴 프로젝트와 무관한 연구자 26명과 반구조화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녹음하여 녹취했다. SLO-데이터팀은 발굴팀이 작성한 데이터의 잠재적인 재사용자로서 경력과 전문 분야가 다양한 연구자들을 선정했다. 인터뷰는 45-60분간 진행되었으며, 데이터 수집·기록·관리 방법, 고고학 데이터를 재사용한 가장 최근의 경험, 추후 재사용과 관련하여 바라는 점, 재사용 경험이 자신의 데이터 수집·기록·관리 방식에 끼친 영향에 대해 물었다. 익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녹취록에서 연구자들의 실명 대신 번호(예: R01)를 사용했다.

SLO-데이터팀은 데이터 재사용 관련 문헌, 인터뷰 방식, 5개 녹취록의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재사용자 인터뷰를 분석하기 위한 코드를 생성했다. SLO-데이터 팀원 3명(코더)이 녹취록을 가지고 총 4회의 코딩을 실시했다. 네 번째 코딩의 각 코더 쌍에 대한 스콧 파이 평가자 간 신뢰도 점수는 0.65, 0.66, 0.77이었다. 이러한 점수 범위를 고려하여 코더들은 불일치한 코드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면서 엔비보의 설명 기능을 이용하여 코딩에 대한 의문점을 논의하고 주기적으로 만나 문제를 해결했다.

본 연구에서 SLO-데이터팀은 1차 및 2차 연도의 인터뷰와 관찰 결과 및 1차 연도의 권고사항과 함께, 데이터 기록 방식을 결정하고, 문서화하고, 팀원들 사이에 공유하는 방식과 관련된 발굴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또한 추후 재사용과 관련하여 재사용자들이 바라는 점, 재사용이 자신의 데이터 수집·기록·관리 방식에 끼친 영향과 관련한 코드를 분석했다. 이러한 코드는 다음과 세 가지 질문에 대한 재사용자들의 답변을 반영하고 있다.

(1) 재사용의 용이성을 높이기 위해 발굴팀에 한 가지 요청을 한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2) 고고학 데이터와 관련 정보를 이용할 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3) 데이터 재사용이 본인의 데이터 수집·기록·관리 방식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가?

본 논문에서 제시한 결과는 재사용자들의 답변이 지침서와 관련하여 발굴 프로젝트들에서 얻은 결과 및 권고사항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모순되는지 또는 그러한 결과 및 권고사항을 뒷받침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결과

트렌치 관리자가 구두로 해당 트렌치에 관한 지침을 제공하는 경우, 구두 지침과 유인물 및 과거에 작성된 문서를 이용하여 지침서를 제공하는 경우, 현지 기준을 바탕으로 지침서를 제공하는 경우, 현장에 특화된 매우 상세한 지침서를 제공하는 경우 등 프로젝트 책임자가 프로젝트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는 방식은 매우 다양했다. 그러나 지침 제공 방식에 상관없이 모든 프로젝트에서 기록된 데이터의 비교 가능성, 일관성, 해석 가능성에 문제가 있었다. SLO-데이터팀이 얻은 결과는 (1) 발굴 방법에 대한 설명 (2) 시즌 간 전환 (3) 현장에서의 명명법과 관련하여 지침서를 작성하거나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결과는 고고학 데이터 재사용자들과의 인터뷰에서도 확인되었다. 이 섹션에서는 이러한 조사 결과와 함께, 발굴 데이터의 품질과 사용성을 개선하기 위해 서면 지침서와 관련하여 고고학자들이 채택할 수 있는 권고사항을 제시한다.

비교 가능한 데이터 생성을 위한 발굴 방법 설명

발굴 프로젝트 관찰과 인터뷰. 필드에서 균일한 방법을 적용하기 위해 여러 프로젝트에서 서면 지침서를 개발했으나, SLO-데이터팀은 연구 질문이 조금씩 변화하고 팀의 피드백이 반영되면서 3개의 현장 프로젝트에서 발굴 방법에 차이가 생기는 것을 관찰했다. 어떤 경우에는 피드백으로 인해 하나의 트렌치 안에서 그리고 여러 트렌치에 걸쳐서 발굴 방법이 바뀌었다. 그러나 기록지에는 그러한 차이가 명시되지 않아 발굴 방법에 설명되지 않은 차이가 생겼고, 그로 인해 발굴 데이터가 부정확하게 해석되는 결과가 나왔다.

아메리카 프로젝트의 책임자는 처음에 서면 지침서를 제공하지 않았다. 대신, 각 트렌치 관리자가 자신의 연구 관심사와 선호하는 데이터 수집방법에 따라 팀원들에게 구두로 발굴과 기록에 관한 지침을 전달했다. 트렌치 관리자 한 명은 DNA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의 뼈를 다룰 때 팀원들에게 장갑을 끼도록 했다. 다른 팀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또 다른 트렌치에서는 한 학생이 조개껍질을 연구하고 있었기 때문에 팀원들이 조심스럽게 체로 걸러서 조개껍질을 수집했지만, 다른 트렌치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발굴물과 관련하여 기록한 정보도 차이가 있었다. 한 트렌치에서는 진단용 도기 조각과 비진단용 도기 조각을 모두 맵핑하고, 각 진단용 도기 조각에 대해 고도를 측정했다. 다른 트렌치에서는 진단용 조각의 사진만 촬영하고 비진단용 조각은 기록하지 않았는데, 매일 발굴되는 조각의 양이 많아서 상세히 기록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트렌치 간의 데이터 비교 가능성이 줄어들었다.

아프리카 프로젝트 역시 교육 중에 그리고 현장조사에서 현장 관련 지침이 담긴 매뉴얼을 인쇄하여 공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물을 발굴하여 기록하는 방법에 차이가 생겼다. 팀 회의 중에 한 고고학자가 다른 트렌치에 비해 한 트렌치에서 세석기가 많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그곳이 생산지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토론 결과 큰 조각만을 수집한 다른 트렌치팀들과 달리 이 팀은 체에 걸러진 모든 처트를 수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트렌치 간 세석기 수의 차이는 수집 방법의 차이에 기인한 것일 가능성이 있었다. 뼈를 다루는 방법도 트렌치 간에 차이가 있었다. 한 팀에서는 뼛조각을 직접 만지지 않기 위해 트라울의 끝부분을 이용한 반면, 다른 팀에서는 맨손으로 체에 걸러진 조각들을 수집했다. 숙소에서 작업하고 있던 동물고고학자는 이러한 차이를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뼈를 다루는 방법에 관한 논의가 발굴 현장에서만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유럽 프로젝트 2에서는 트렌치팀들이 소량 발굴물(개별 좌표로 기록된 발굴물)과 대량 발굴물(개별 좌표를 기록하지 않고 대량으로 수집된 발굴물)을 공책에 기록하는 일을 맡았고, 일지와 내러티브에 기록해야 할 정보를 명시한 유인물을 받았다. 그러나 이 유인물은 공식 문서가 아니었고 불완전했기 때문에 일부 팀원들은 이전 프로젝트의 공책과 사이트 보고서를 참조했다. 공책에는 연도별로 특정 트렌치와 유닛에 해당하는 지침이 기록된 반면, 사이트 보고서에는 사용한 도구, 도기 유형과 직물, 토양의 질감 등이 기술되어 있었다. 발굴 우선순위에 따라서 트렌치 관리자들이 기존에 자신의 트렌치에서 하던 수집 활동을 멈추고 다른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한 트렌치팀은 다량의 동물뼈 중에서 사람의 뼈가 발견되자 사람뼈로 추정되는 조각의 위치를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모든 뼛조각을 소형 발굴물로 기록했다. 그러다 수집한 뼈의 양이 많아지자 발굴물들을 다시 한꺼번에 기록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이처럼 한 시즌에 트렌치 한 곳에서 낱개로 기록한 소형 발굴물의 수가 많아졌지만 발굴 방법 상의 변화를 기록한 자료는 없었다. 또한 현장 책임자는 트렌치 관리자들이 소형 발굴물을 일일이 기록하느라 업무가 과중되었고 시즌 말에 서둘러 공책을 정리하면서 트렌치들 간에 비교가 어렵게 되었다는 점을 발견했다.

프로젝트별 권고사항. SLO-데이터팀은 3개의 발굴 프로젝트에서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발굴 방법의 일관성과 기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권고사항을 마련했다. 아메리카 프로젝트에 대한 주된 권고는 프로젝트 전반에서 서면 지침서를 개발하여 실행하라는 것이었다. 프로젝트 책임자는 그러한 지침서를 마련하기 위해서 인간 유해 발굴법에 대해 알고 있는 생물고고학자를 포함하여 트렌치 관리자들로 팀을 구성했다. 이 팀은 발굴물을 걸러내는 체의 크기, DNA 오염을 방지하는 데 필요한 보호장구(장갑, 마스크, 머리에 쓰는 망) 등 인간 유해 발굴에 관한 상세 정보를 포함하여 발굴 및 기록 방법을 설명한 30쪽 분량의 매뉴얼을 만들었다. 프로젝트 책임자는 이렇게 새로 만든 매뉴얼이 다음 현장 시즌에 앞서 ‘이륙 전 점검사항’과 같은 역할을 하는 추가적인 장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 팀은 발굴 방법과 기록 요건에 관한 지침서를 작성하면서 각 트렌치에 어떤 장비가 필요한지를 생각해봐야 했다. 프로젝트 책임자는 샘플링 전략이 프로젝트의 주요 연구 질문에서 벗어나 개인적인 관심사(예: 조개껍질 수집)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트렌치 간에 언제 데이터와 해석이 비교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도록 트렌치 간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기록지와 공책에 적어 넣을 필요가 있었다.

아프리카 프로젝트의 책임자는 이미 현장에 관한 포괄적인 지침서를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SLO-데이터팀의 권고는 보다 활발한 논의를 위해 트렌치 관리자와 스페셜리스트들 간의 교류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일례로, 팀회의에서는 현황 보고보다는 개별 트렌치와 전문 데이터에 관한 심층 논의에 초점을 두어 트렌치 간의 차이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권고가 있었다. 또한 프로젝트 책임자는 학생들만이 아니라 스페셜리스트와 트렌치 관리자들도 강의에 참석할 것을 요청했다. 트렌치팀들이 유물을 얼마나 비슷한 방식으로 발굴하고, 처리하고, 기록하는가에 따라 추후 분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교류를 통해 트렌치팀의 교육과 발굴 방법 및 기록 검토를 현장 시즌 전체로 확대하여 적시에 시정 조치를 취함으로써 스페셜리스트들의 추후 작업을 지원하고자 했다.

유럽 프로젝트 2의 경우에는 모든 트렌치팀이 사용할 수 있도록 비공식 지침을 공식적인 서면 지침서로 바꾸라는 것이 주요한 권고사항이었다. SLO-데이터팀은 프로젝트 책임자와 상의 후에 그러한 지침을 통합한 새로운 데이터 입력 시스템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그래서 트렌치팀이 해당 프로젝트용으로 개발된 디지털 양식에 발굴 데이터를 입력하게 하는 것이다. 트렌치 관리자들은 SLO-데이터팀과 협력하여 유인물, 기록지, 최적의 데이터 입력 워크플로우로부터 일관성 확보에 관련된 요소들을 규명했다. 트렌치 관리자들의 피드백과 SLO-데이터팀이 공식 및 비공식 교육을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개발된 양식은 통제된 어휘로 데이터 입력을 간소화하고 기록이 보다 일관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했다. 이로써 기록되는 데이터 유형이 자동으로 제한되어 발굴 어휘에 관한 별도의 지침이 불필요하게 되었다.

재사용자 인터뷰

몇몇 재사용자들은 지침서를 개선한 후에도 발굴 프로젝트가 기록을 시작한 방법을 명료하고 상세하게 설명해두지 않으면 데이터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사용자들에게 있어 가장 큰 과제는 서로 다른 데이터 집단 간의 값을 비교할 수 있는지 또는 어떻게 비교할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었다. R11은 분석의 분해능 수준을 변경하여 비교 가능성이 불완전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익숙했다. 그러나 길이 측정값에 불완전한 발굴물과 완전한 발굴물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지 등 방법에 대한 설명이 누락되어 측정값의 의미가 모호할 때는 데이터 재사용 가능성을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또한 발굴 과정에서는 자명해 보여 굳이 기록하지 않은 정보가 몇 년 후 데이터를 재사용할 때 필요한 경우도 있었다. R24는 많은 발굴 프로젝트에서 발굴 당시 통상적으로 사용된 방법들은 보고서에 기술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늘날의 보고서에서도 체 사용법, 지층 결정 방법, 스페셜리스트 참여 여부, 계획도 작성 방법 등에 대한 설명을 누락시키는 경우가 많다. R24와 R19는 자신들의 논문에서 상세하고 포괄적인 방법을 포함시킴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으나, 동료 평가자와 출판사로부터 그 부분이 너무 길고 불필요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R19는 해당 부분을 부록으로 처리했다.

재사용자들은 의사결정 기준을 명료하고 상세하게 문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13은 다른 사람들이 보다 쉽게 채점 기준을 이해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관찰 내용을 기록하면서 사진을 찍어두었다. 마찬가지로, R20도 학생과 팀원들이 매번 같은 채점 기준을 이용할 수 있도록 상세하게 설명을 해두었다. R14는 뼈의 수에 포함되려면 뼈가 얼마나 남아 있어야 하는가와 같이 굳이 설명이 불필요해 보이지만 학생들을 위해서 설명을 해야 하는 요소들을 지적했다. 재사용자들은 자신의 DB를 이용하거나 기록 방법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해 ‘현재’와 같이 설명이 불필요해 보이는 용어들도 정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재사용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데이터를 이용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간의 비교성을 높이기 위해 일관된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하여 기록할 수 있는 전략을 개발했다. 한 가지 전략은 어떤 새로운 방법을 표준으로 변환시키거나 표준 방법과 새로운 방법 모두에 대해 값을 기록하여 필요에 따라 표준 방법을 변경하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전략은 프로젝트를 개발할 때 스페셜리스트들을 참여시키는 것이다. R08은 프로젝트 초기에 프로젝트 책임자와 스페셜리스트가 협력하여 어떤 데이터와 발굴 방법 및 샘플링 전략이 왜 필요한지를 설명하는 등 스페셜리스트가 발굴팀을 지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 스페셜리스트가 현장에 없더라도 해당 작업 안팎에서 데이터 비교를 가능케 하는 방식으로 발굴물이 수집될 수 있을 것이다.

발굴팀과 재사용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발굴 방법에 관한 지침서의 개발과 구현 및 이용을 개선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표 1). 그러한 방법들은 연구 관심사가 각기 다른 팀원들이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하고, 트렌치 및 팀원들 간에 일관된 방법을 사용하고, 방법상의 차이를 문서화하고, 모든 방법이 기록되도록 한다. 결과적으로, 데이터의 비교 가능성과 해석 가능성이 개선되어 팀원과 추후 재사용자들을 위한 사용성이 개선된다.

권고사항

효과

필드에서의 기록 방법과 절차를 수립하는 과정에 다수의 팀원들을 참여시킨다(: 책임자, 현장 관리자, 기록 담당자, 스페셜리스트)

서면 지침서를 여러 명이 함께 작성하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지침을 이해하고 책임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지침 준수와 기대 데이터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기 쉽다.

(체질 방법, 발굴물 등록 및 처리와 같이)아무리 통상적인 내용이라 할지라도 지침서에 모든 방법과 절차를 기록한다. 서면 지침서는 데이터 생성에서부터 아카이브까지 확대되어야 한다.

작성된 지침서는 일종의 체크리스트로 작용하여 여러 팀 간에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 통상적인 절차를 문서화해 두면 팀원과 재사용자들이 프로젝트 내에서 그리고 서로 다른 프로젝트 간에 데이터를 평가하고 비교할 수 있다.

지침서와 차이가 있는 부분들을 기록하고, 데이터의 비교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상이한 데이터들을 연결시킬 방법을 계획한다(: 여러 차례 관찰하여 기록한다).

차이가 있는 부분을 기록해 두면 필드에서 내린 결정을 보다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상이한 데이터들을 연결시킬 방법을 수립해 두면 프로젝트 내에서 그리고 이후 재사용 시에 데이터 세트들을 합성할 수 있다.

현장조사 전후로 트렌치 관리자들과 스페셜리스트들이 서로 만나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이러한 교류를 통해 발굴 현장과 연구실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규명하고, 지침서에서 누락된 질문들을 확인할 수 있다. 초기에 스페셜리스트의 피드백을 받아 지침서에 그들의 기대와 욕구를 반영하면 스페셜리스트가 현장에 없을 때도 그러한 부분이 반영되도록 할 수 있다.

통제된 어휘와 양식, 일관된 워크플로우를 사용하여 서면 지침서를 디지털 기록 양식으로 통합시킨다.

기록할 때 지침서의 관련 부분을 참조하면 보다 일관된 어휘와 워크플로우를 사용할 수 있다.

1. 발굴 방법에 관한 지침의 개선을 위한 권고사항

이해하기 쉬운 데이터 생성을 위한 시즌 말의 문서작업

발굴 프로젝트 관찰 및 인터뷰. SLO-데이터팀은 프로젝트 내에서 데이터 비교가 어려웠던 문제에 더하여 현장 시즌 말의 작업에 대한 지침서가 없어서 새로운 팀원들이 데이터를 이해할 수 없었던 사례를 확인했다. 유럽 프로젝트 1과 아프리카 프로젝트에서는 새로운 트렌치 관리자들이 이전에 발굴된 트렌치들을 재개장했다. 그러나 새 트렌치 관리자 중 누구도 재발굴에서 본 것과 이전 발굴팀이 기록한 내용을 완전히 일치시킬 수 없었고, 이전 시즌을 아무리 생각해 봐도 기록에서 빠진 부분을 채워 넣을 수 없었다. 그래서 불완전한 기록을 짜 맞추어 이전 시즌에서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을 재구성한 다음 그것을 뒷받침하는 새 문서를 작성했다.

유럽 프로젝트 1에 새로운 트렌치 관리자 2명이 합류했을 때는 어느 유닛이 아직 작업 중이고 그 위치가 어디인지 등 이전 시즌의 발굴자들이 어디에서 작업을 멈추었는지를 알 수 없었다. 이것은 MOLAS 매뉴얼의 서면 지침에 의존한 것에도 일정 정도 원인이 있었는데, MOLAS 매뉴얼은 단일 시즌으로 완료되는 도시 구조 발굴을 위해 작성된 자료이기 때문이다. 유닛을 처음 열었을 때 프로젝트팀은 유닛을 완전히 개장한 후에 기록지와 사진 작업을 완료하기로 하고 그전까지는 한 줄짜리 설명만을 기록했다. 그 결과, 부분 발굴된 유닛들에는 ‘완료 불가’라고 적고, 기록지도 거의 대부분 공란으로 남겨 두었다. 전년도의 다른 유닛 기록지들도 불완전해서 어느 유닛이 완전히 발굴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 또한 기록지에 있는 몇몇 지도에는 미터 표시가 없어서 유닛들을 공간적으로 배치하기가 어려웠다. 사진이나 상세한 설명이 없는 상태에서 새 트렌치 관리자들은 트렌치를 재개장할 때 유닛의 위치나 정도를 가늠할 수 없었다. 또한 유닛 기록지와 마스터플랜 간에도 차이가 있었는데, 프로젝트 책임자들이 공책을 회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새 관리자들은 전년도 트렌치 관리자들의 공책을 참조할 수도 없었다. 새 트렌치 관리자들은 이렇게 누락되거나 부정확한 부분들을 이해하기 위해 이전 관리자들에게 연락하고 자체적으로 전년도 유닛들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만들어 데이터에서 상충되는 부분을 바로 잡고자 했다. 이 작업을 하는 데 현장 시즌의 1/5이 소요되었다.

아프리카 프로젝트에 참여한 2명의 신규 트렌치 관리자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 이들은 이전 트렌치 관리자들의 공책을 참조할 수 있었다. 새 관리자들은 이전 시즌의 데이터를 가지고 작업하는 일이 ‘퍼즐 맞추기’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한 가지 문제는 이전 관리자들이 별다른 설명 없이 유닛들을 숫자로만 표기한 것이었다. 현장에서 내린 결정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하다는 점도 문제였다. 신규 관리자 중 한 명은 유닛 하나가 분할되어 있고 그 안에 더 작고 깊게 발굴된 부분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전년도 공책에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기 때문에 그것이 별도의 유닛인지 아니면 시험 삼아 파본 구덩이인지를 알 수 없었다. 또한 이전 문서들에 최종 고도와 기준점이 표기되지 않았기 때문에 연도별로 GIS 데이터를 비교하기가 어려웠다. 새 트렌치 관리자는 고도의 차이가 새로 수립한 기준점의 차이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전년도 측정값 때문인지를 알 수 없었다. 결국, 시즌마다 고도가 달라서 부분 발굴된 유닛들의 경우 어느 정도 발굴된 것인지를 알 수 없었다. 새 관리자들은 공책과 계획을 확인하고 관련 데이터를 이용해 발굴된 영역의 지도를 직접 만든 후에야 트렌치와 유닛들을 기술할 수 있었다. 발굴을 시작하기 전에 이 모든 작업을 처리해야 했다.

프로젝트별 권고사항. SLO-데이터팀은 현장 시즌 간에 전환이 보다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침서를 개선하는 방법을 권고했다. 먼저, 유럽 프로젝트 1과 아프리카 프로젝트의 책임자들에게는 신규 트렌치 관리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아서 현장 시즌 말에 모든 트렌치 관리자들이 따라야 하는 지침서를 개발할 것을 권고했다. SLO-데이터팀은 시즌 말에 기록되어야 할 사항, 다른 프로젝트의 데이터와 함께 공유 및 아카이브 되어야 하는 보충 정보(예: 공책, 사진), 향후 이 정보를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를 지침서에 명시할 것을 권고했다.

두 프로젝트의 신규 트렌치 관리자들은 공통적으로 세 가지를 요청했다. 첫째는 각 유닛을 구분하는 식별자와 함께 한 줄짜리 설명과 그 상태(예: 진행 중, 발굴 완료)를 명시한 유닛 목록이었다. 이 정보가 있으면 유닛 번호를 이해하기가 쉽고, 트렌치에 어느 유닛이 남아 있는지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새 관리자들은 트렌치를 어떻게 다시 메웠는지, 어느 유닛이 아직 개장 상태인지, 해결되지 않은 연구 질문은 무엇인지 등 시즌 말에 트렌치를 어떤 상태로 남겨 두었는지를 최종적으로 요약 설명해 줄 것을 원했다. 마지막으로, 새 관리자들은 이전 시즌의 공책들을 전달받아서 발굴과 관련하여 내린 결정의 근거를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랐다. 이에 더하여, 아프리카 프로젝트의 새 트렌치 관리자들은 시즌 말에 분명하고 일관된 고도 데이터를 기록하여 시즌별로 고도 데이터가 정리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두 프로젝트 모두 이러한 권고가 시즌 말에 나왔기 때문에 SLO-데이터팀은 권고의 이행상황을 관찰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시즌 말 기록 방법에 대한 지침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프로젝트 책임자들이 동의했고, 프로젝트의 지침서에 신규 트렌치 관리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로 했다.

재사용자 인터뷰. 신규 트렌치 관리자들과 마찬가지로 재사용자들도 발굴 사이트와 과정을 재구성하고자 했다. 재사용자들은 데이터를 이해하려면 충분한 기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별도의 도움 없이 사이트 유닛에 대한 해석을 이해하고 평가하며 여러 오브젝트 속에서 발굴물의 위치를 재현할 수 있기를 원했다. 그러나 필요한 정보가 프로젝트 데이터에 존재하지 않거나, 그러한 목적에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체계적이지 않았다.

재사용자들은 여러 오브젝트들이 공간상에서 서로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진이나 그림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20은 그러한 이미지가 “발굴이 끝나면 사라져 버리는 질문들”에 대한 답을 주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사용자들은 또한 프로젝트 공책을 볼 수 있기를 원했다. 공책에는 사이트에 대한 상세한 정보, 발굴 과정, 서술형으로 기록되는 발굴자들의 해석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R21은 그러한 공책이 디지털적으로 보존되면 이용하기가 더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재사용자들은 또한 예비 단계가 포함된 종합적인 유닛 목록이 있다면 해당 유닛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본 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그러면 재사용자들이 어느 유닛을 먼저 조사할지를 결정하고 보다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연구 결과를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재사용이 자신의 기록 방법에 끼친 영향에 대해 물었을 때 재사용자들은 시즌 말 기록 작업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답했다. R01은 “현장 시즌 말에 아무 표시도 없는 사진을 수천 장씩 갖고 있는 사람들을 봤거든요(웃음).”라고 말했다. 재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시즌 말에는 또한 팀원들이 필드를 떠나기 전에 기록을 완료하도록 충분한 시간과 구조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발굴팀과 재사용자들의 경험은 지침서의 개발, 실행, 사용 방식을 개선하여 한 시즌에서 다음 시즌으로의 전환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보여준다(표 2). 이러한 방법을 통해 유닛을 보다 일관되고 상세하게 기록할 수 있으며, 프로젝트 팀원과 추후 재사용자들이 사이트와 프로젝트 데이터를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도울 수 있다.

권고사항

효과

시즌 말에 기록되어야 하는 정보를 상세히 명시한 지침서를 개발한다. 어느 유닛이 발굴 완료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서술형의 간략한 유닛 목록과 이전 시즌에 대한 최종 요약문(백필(backfill) 방식, 해결되지 않은 연구 질문, 개장되어 있는 유닛 등)을 포함할 수 있다.

팀원들이 백필과 개장 유닛을 보다 쉽게 확인하고 이전 시즌에서 해결되지 않은 연구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발굴된 트렌치를 재개장하는 작업이 보다 원활할 수 있다. 명료하고 간결한 설명을 통해 재사용자들이 프로젝트 데이터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데이터 보관에 관한 지침에서는 공책, 사진, 그림, 설명문의 보관 위치를 포함시켜 그러한 자료를 쉽게 찾고 다른 프로젝트 데이터와 연결시킬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데이터를 쉽게 찾을 수 있다면 재사용자와 프로젝트 팀원들이 별도의 도움 없이 사이트 유닛에 대한 해석을 이해하고 평가하며, 여러 오브젝트 사이에서 특정 오브젝트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시즌 말에 문서화, 기록 정리, 다음 시즌을 위한 지침서 개정 작업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팀원들이 함께 있을 때 기록 상의 차이를 해결하고, 지침서를 개정하고, 서술 요약본을 완료하기가 쉽다.

표 2. 현장 시즌 간의 원활한 전환을 위한 권고사항


데이터가 보다 잘 연결되도록 사이트별로 고유한 명명법 사용하기

발굴 프로젝트 관찰 및 인터뷰. 고고학 데이터는 비교 및 이해가 가능할 뿐 아니라 프로젝트 내에서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고유한 이름과 숫자 등의 식별자를 사용하여 트렌치와 유닛, 발굴물들을 구분함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여러 프로젝트에서 발굴팀들은 식별자를 만들어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침서에 명명법이 명시되지 않은 경우 팀원들이 각기 다른 식별자를 사용하여 기록에 일관성이 없었다. 몇몇 팀에서는 복잡한 식별자를 사용해서 이해하기 어렵고 기록하기도 어려웠다. 또한 ‘기록’ 같은 데이터 라이프 사이클의 한 단계만을 염두에 두고 식별자를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다른 단계, 특히 프로젝트 DB에서 데이터를 찾고 연결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아메리카 프로젝트는 명명법과 관련해서 몇 가지 문제에 부딪혔다. 생물고고학에 초점을 맞춘 사이트로서 직면한 한 가지 문제는 뼈의 분류에 사용할 식별자를 정하는 일이었다. 식별자는 표본의 위치를 찾고 보관 장소에 되돌려놓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설명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는데, 작은 뼈와 뼛조각에 기록하기에는 너무 길었다. 또한 트렌치 관리자는 공책, 수기로 작성하는 문서, 발굴물을 담는 봉투, 봉투 태그(꼬리표)에 사용하는 명명법을 구두로 팀원들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기록과 관련한 몇 가지 측면에 대해 트렌치 관리자들의 의견이 달라 현장 작업 중에 의견 불일치로 인한 갈등이 생겼다. 한 팀에서는 현재 작업하고 있는 언덕을 ‘사이트’로 지칭했고, 다른 팀에서는 그 지역에 있는 모든 언덕을 ‘사이트’로 명명했다. 발굴물을 담는 봉투에는 대문자로 기록하라는 지침이 있었지만, 한 트렌치팀에서는 대문자와 소문자를 병용해서 나중에 모든 봉투를 다시 수정해야 했고 이것이 불만의 원인이 되었다. 또한 언어로 인한 문제도 있었는데, 대부분이 영어나 스페인어를 사용했지만 두 언어를 모두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서 명명법에 대해 논의하고 합의점을 찾기가 어려웠다. 또 문서를 수정하는 데 시간을 보내느라 현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마지막으로, 수기로 작성하는 문서는 별도로 정해진 형식이 없어 여기서도 기록에 차이가 발생했다. 문서와 기록자마다 정보의 기록 순서가 달랐다. 일부 기록자들은 식별자 유형을 표시하기 위해 범주명(예: 이름, 자료, 사이트)을 기록했지만, 다른 기록자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자신의 이름을 정확히 기입한 기록자도 있고, 성이나 이니셜만 적은 기록자도 있었다. 날짜를 표기하는 방식도 달랐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문서의 정확도와 완결성을 확인하고 누락된 정보를 찾아내기가 어려웠다.

유럽 프로젝트 2 역시 명명법에 관한 지침서가 없었다. 팀원들은 전년도에 사용된 태그를 찾아 발굴물을 분류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러나 소형 발굴물에 번호를 붙이는 방법은 복잡하고 혼란스러웠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트렌치에서 당일 나온 소형 발굴물의 번호를 ‘1’번부터 시작하는 오랜 관행을 따랐다. 한 팀원은 “[소형] 발굴물 번호를 붙이기는 하는데, 날마다 번호를 새로 시작한다는 게 문제다. T88 발굴물 5번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 날마다 5번이 나오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 팀은 ‘소형 발굴물 #5’라고 표시된 발굴물들을 구분하기 위해서 트렌치 번호와 기록 날짜를 알아야 했다. 또한 사진에 표기를 하고 각 사진을 트렌치 및 오브젝트들과 연결시키는 과정이 프로젝트 DB와 별개로 이루어졌으며, 시즌 말에서야 확인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표기 오류를 발견하지 못할 위험이 있었다. 학생 한두 명이 연구실 화이트보드에 적힌 정보를 바탕으로 프로젝트에서 나온 모든 사진을 정리하고 표시하는 작업을 맡았다. 그리고 시즌 말에 모든 사진을 DB에 업로드하고, 관련 유닛 및 사물과 연결시켰다.

유럽 프로젝트 1의 책임자는 MOLAS 매뉴얼의 지침을 이용해 사이트명, 유닛, 고도, 계획, 발굴물, 환경 샘플에 대한 식별자를 생성하여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렌치팀들은 문제에 부딪혔다. MOLAS 매뉴얼에서는 유닛과 고도를 하나의 장부에 기록하도록 하기 때문에 작업 속도가 느렸다. 트렌치 관리자들은 연구실까지 걸어가서 줄을 서서 데이터 관리자로부터 새 유닛이나 고도에 대한 식별자를 받아야 했다. 일부 관리자들은 기다리는 시간을 피하려고 자체적으로 식별자를 만들어 사용했기 때문에 식별자가 2개가 되기도 했다. 학생들은 기록에서도 문제에 부딪혔다. MOLAS 매뉴얼에서는 일부 식별자가 기호와 병행하여 사용되었다(예: 유닛 번호는 네모로 표기하고, 샘플 번호는 삼각형으로 표기한다). MOLAS 매뉴얼이 종이 기록용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수기로 작성하는 문서에서는 이것이 잘 적용되었으나 DB로 옮길 때는 문제가 되었다. 학생들은 데이터 입력에 관한 구두 지침을 들었으나 데이터 이전과 관련한 모든 규칙을 기억할 수는 없었다. 예를 들어, 유닛 번호를 DB에 입력할 때는 번호에 네모를 치지 않는다는 규칙이 있다. 그러나 데이터 입력 설명서에서 데이터 이전 관련 규칙을 언급하지 않았고, 이러한 규칙을 지키지 않았을 때 DB에서 오류 메시지가 뜨지 않았다.

프로젝트별 권고사항. SLO-데이터팀은 지침서에 명명법을 포함시키고 데이터 라이프 사이클 전반에서 명명법의 용례를 제공할 것을 프로젝트 책임자들에게 권고했다. 또한 복잡한 식별자를 피하고 생성 과정을 간소화하도록 권고했다.

SLO-데이터팀은 현장에서 발굴물에 식별자를 기록해야 하는 트렌치팀과 보관함에서 그러한 발굴물을 찾아야 하는 미래 연구자들을 위해서 소형 발굴물에 기록이 가능하면서도 나중에 보관 장소에서 찾아 보고 다시 제자리에 되돌려 놓을 수 있을 정도로 사이트 코드, 유닛 번호, 일련번호를 포함하는 짧은 식별자를 사용할 것을 아메리카 프로젝트에 권고했다. 그 결과, 뼈와 도기, 발굴물 봉투용 식별자를 생성할 때 새로운 명명법이 사용되었다. SLO-데이터팀은 또한 모든 사람이 무엇을 기록해야 하는지를 이해하도록 명명법에 관한 지침서를 개발할 것을 권고했다. 발굴물 봉투에 자유 형식으로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범주명과 문서에서 보이는 순서를 표기한 봉투 태그를 출력할 것을 권고했다. 트렌치 관리자팀은 이후의 현장 시스템에서 출력 가능한 봉투 태그를 만들어 발굴물 봉투 안에 넣기 시작했다. 언어 문제와 관련해서는 다음 세 가지 권고가 제시되었다.

(1) 영어와 스페인어로 고고학 용어 목록과 견본 문서(예: 잘 작성된 공책, 봉투 태그)를 제공한다.

(2) 현장조사와 기록을 점검하고 감독할 현장 관리자를 지명한다.

(3) 견본과 함께 영어와 스페인어로 서면 지침서를 제공한다.

프로젝트 책임자는 팀원들과 함께 매뉴얼을 검토하고, 현장 시즌 중에 사용하도록 한 부씩 나눠주었다. 한 트렌치 관리자는 지침서가 있어서 갈등 해결에 들이는 시간이 줄어들었다면서 “구조화된 규정과 문서가 있어서 일하기가 쉬웠다 (…) 작년에는 많은 것이 정리가 안되고 혼란스러워서 관리자들마다 사용하는 방법이 제각각이고 (…) 허비되는 시간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새 매뉴얼은 현장 작업 시 시간을 절약해 주었을 뿐 아니라, 팀원들 간의 갈등과 의견 불일치의 가능성도 줄였다. 프로젝트 책임자는 현장 관리자를 지명하고, 영어와 스페인어 사용자들이 필요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프로젝트 책임자와 현장 관리자는 트렌치들을 방문해서 진행상황을 평가하고, 질문에 답하고, 품질 점검을 실시했다. 또한 디지털화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기록을 검토했다.

유럽 프로젝트 2의 경우, SLO-데이터팀은 트렌치 관리자들이 현장 시즌 전반에 걸쳐 연속적인 숫자를 순서대로 사용하여 소형 발굴물들을 기록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트렌치 관리자들을 위한 새로운 데이터 입력 시스템을 설계할 것을 권고했다. 프로젝트팀은 이 권고를 실행했고, 데이터 입력 양식 사용법, 식별자의 중요성에 관한 정보, 식별자 기록 방법을 시스템에 포함시켰다. 서면 지침과 필수 기입란이 양식에 포함되었는데, 데이터 입력 방식에 대한 선택지를 제한하여 절차를 간소화시켰다. 트렌치 번호를 드롭다운 형태로 제공하여 데이터 입력, 위치, 소형 발굴물 식별자 표기의 오류를 줄였다. 또한 새로운 사진 양식을 제공하여 팀원들이 자동으로 사진에 올바른 식별자를 표기하고 해당 지역 및 사물과 연관시킬 수 있게 했다. 사진사는 추후 사용자를 위해 이러한 작업흐름을 상세히 적은 지침을 만들었다. 사진에 라벨을 붙이는 작업에 학생들을 배정할 필요가 없어져서 학생들이 다른 작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

유럽 프로젝트 1에서는 식별자를 발행받으려고 사람들이 오래 기다려야 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MOLAS 지침과 달리 (1) 각 트렌치에 유닛과 레벨 식별자를 묶음으로 할당하고 (2) 트렌치 관리자들이 지정된 묶음 내에서 식별자를 발행하여 배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할 것을 권고했다. 프로젝트 책임자들은 병목 현상을 없애고, 이중 식별자 문제를 줄이고, 각 트렌치 내에서 발굴 순서를 보여주기 위해 이 권고를 이행했다. MOLAS 지침이 종이 기록용이기 때문에 SLO-데이터팀은 화면에서 오류 메시지가 뜨게 하고, 어느 데이터를 어디에 입력하는지, 흔히 발생하는 데이터 입력 오류를 수정하는 방법, 자주 묻는 질문을 포함시켜 데이터 입력 지침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프로젝트 책임자들은 이 권고에 따라 지침서를 수정했다. 다음 시즌에서는 이 개정된 지침서가 사용되었는데, 학생들이 원활하게 종이 기록에서 DB 입력으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재사용자 인터뷰. 인터뷰에 참가한 재사용자 중 식별자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사람은 없었지만, 이들이 경험한 몇 가지 문제와 데이터 수집·관리 방법을 수정한 방식들은 식별자를 사용하여 데이터와 기록을 연결하고 통합시키는 문제와 관련이 있었다. 많은 재사용자들은 고고학적 맥락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이며, 통합된 정보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맥락 관련 데이터는 별도의 표에 저장되어 이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다. R23은 해당 연구의 분석에서는 필요하지 않더라도 유물 데이터에 충분한 맥락 정보를 제공하여 그러한 표만 가지고도 발굴물을 분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앞으로 50년 후에 그 표 하나만 남아 있더라도 표에 충분한 정보가 있어서 그것이 이 사이트에서 왔고, 이 연구실에서 왔고, 이 번호에서 왔고, 이 [레벨]에서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고고학적 맥락 데이터가 DB에 충분히 통합되지 않은 경우 재사용자들이 데이터를 정렬하거나 쿼리 하는 것이 어려웠고, 결과적으로 그것을 총체적으로 해석하기가 어려웠다. 한 재사용자는 맥락 데이터의 필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부분의 사이트에서 아직도 자료를 유형별로 분류하는데 그런 점에서 우리 고고학 연구가 지나치게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 그것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는지 아무도 알지 못할 뿐 아니라, 고고학자로서 우리가 하는 일의 목적에도 위배된다.” 프로젝트의 데이터 세트와 DB 안에서 데이터의 통합이 부재한 것도 마찬가지의 문제이다. R05는 그 목적과 문제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맥락 목록이 있고, 맥락 번호를 사용해서 모든 것을 거기에 연결시킬 수 있는 스페셜리스트 DB가 있는 통합된 DB가 있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 (…) 하지만 이것은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의 문제다 (…) 스페셜리스트는 그 사람들에게 그걸 달라고 해야 하고 (…) 스페셜리스트도 어느 시점에서는 자신의 DB를 주어야 한다.” 스페셜리스트들은 고고학 데이터를 생성하여 통합하는 일의 복잡한 성격을 잘 이해하고 있다. 사전에 이 과정에 대한 계획을 수립한다면 그처럼 복잡하고 반복적인 데이터의 통합 과정이 좀 더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유의미하고 이해 가능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통합할 때 고유한 식별자의 사용은 필수적이다. 발굴물과 관련 맥락 데이터를 추적할 수 있고 모호함을 없애주기 때문이다. 몇몇 재사용자들은 관계형 DB에 기록하고 그러한 DB에서 값 목록을 사용하여 데이터 입력 시 일관성을 높이고, 보다 쉽게 데이터를 연결하며, 데이터와 설명을 함께 보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했을 때 데이터 입력 속도가 빨라지고 데이터를 공유하기가 더 쉬웠다. 이들은 또한 데이터를 한 곳에 보관하고 보충 자료(예: 사진, 보고서)도 데이터와 함께 보관해서 재사용자들이 데이터의 내용과 범위 및 상관성을 평가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50편이 넘는 논문을 하나씩 뒤져볼 필요가 없어야 한다. DB에 어떤 것이 있으면 그 DB 안에서 그것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R11). 따라서 재사용자들은 스페셜리스트와 발굴 데이터 구조(DB 또는 스프레드 시트) 모두 서로 다른 프로젝트 데이터와 맥락 정보를 보다 잘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는 한 가지 방법은 프로젝트 내에서 고유한 식별자를 지정하는 방법을 지침서에 명시하여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얻은 데이터가 연결 및 보존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프로젝트 책임자는 발굴팀과 재사용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유한 식별자 생성과 관련한 지침서의 개발, 실행 및 사용을 개선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채택할 수 있다(표 3). 그러한 방법은 식별자 생성 절차를 간소화하고, 현장과 DB에서의 필요를 모두 충족시키는 식별자를 생성하고, 정확하고 완전한 식별자를 생성하여 프로젝트 데이터가 유의미하게 통합되도록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프로젝트 팀원과 향후 재사용자에게 보다 명료하고 해석 가능한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

권고사항

효과

프로젝트 전반에서 사용되는 식별자의 예시를 포함하여 명명법에 관한 지침서를 작성한다.

명료하고 분명한 명명법이 있으면 오류를 방지하고, 팀원들의 좌절감을 최소화하며, 정확성을 개선하여 정보의 누락을 방지할 수 있다. 정확하고 일관된 식별자가 있으면 프로젝트팀이 데이터와 발굴물을 관리하기가 더 쉽고, 스페셜리스트와 재사용자들이 프로젝트 데이터를 해석하고 유물의 맥락을 재구성하고 연관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서면 지침서와 팀원 교육에서 프로젝트 데이터의 사용성과 관련하여 식별자가 중요함을 강조한다.

일관된 식별자를 사용할 때 프로젝트 전반에서 아이템들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이해하면 팀원들이 완전하고 정확하게 식별자들을 배정할 수 있다.

식별자 생성 과정에 지침서를 통합시켜 발굴물 태그에 필드를 포함시키고, 범주명을 표준화하고, 나타나는 순서를 표기한다.

기록 전반에 걸쳐서 범주명과 범주명이 나타나는 순서를 표준화하면 기록의 완전성과 정확성을 확인하기가 더 쉽다.

디지털 데이터 양식에서 식별자가 자동으로 생성되게 하여 실수로 2개의 식별자를 생성할 가능성을 최소화하거나, 사전에 식별자를 생성하여 묶음으로 할당한다.

식별자를 생성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방지하고 데이터 누락 가능성을 최소화하여 오류를 수정하느라 시간을 소비하지 않는다.

3. 명명법에 관한 지침의 개선을 위한 권고사항

한계와 추가 연구의 필요성

본 연구의 결과와 권고사항이 다양한 장소에서 진행된 고고학 연구 프로젝트와 여러 스페셜리스트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나 고고학 연구 전체를 대변할 수는 없다. 특히 지침서와 관련하여 제안된 모든 방법이 문화자원관리(CRM)에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RM 프로젝트들도 몇 가지 동일한 문제에 직면한다는 사실이 포괄적인 연구에 의해 입증되었다. 올트먼과 알트출(Ortman and Altschul 2023)은 데이터 수집과 관련하여 현재 존재하는 차이들을 고려할 때 CRM 기반의 고고학 데이터에서도 보다 명확한 방법과 개선된 데이터 통합 기준이 필요하고 앞으로 그러한 필요성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본 연구의 결과와 권고사항을 CRM에 적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모든 발굴 사이트가 필드스쿨이기 때문에 지침서에 대한 권고의 상당 부분이 전문가가 아닌 예비 고고학자들을 염두에 두고 고안되었다. 따라서 고고학과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예: 스페셜리스트, 목록 작성자, 사진사, 삽화가)로 구성된 발굴 프로젝트에 대한 지침서는 어떻게 다른가라는 질문이 제기된다. 지침서의 내용 구성에 전문가가 끼칠 수 있는 영향을 보여주는 연구 사례들이 있기는 하지만, 프로젝트 책임자들은 팀의 전문성을 활용하여 기존의 지침서를 개선할 방법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본 연구는 또한 현장조사 중에 생성된 데이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침서가 연구실에서 생성된 데이터와 현장 작업 이후의 처리 과정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를 관찰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이것은 특히 중요한 문제인데, 연구 결과에 의하면 기존의 지침서들이 발굴 이후의 데이터 라이프 사이클은 거의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권고사항과 체크리스트는 데이터 수집이 현장 작업 후에 이루어지더라도 스페셜리스트의 피드백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고려하였다. 그러나 프로젝트 관리자들은 지침서가 보관이나 관리와 같은 데이터 라이프 사이클의 다른 측면들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관찰한 프로젝트의 대부분이 종이 기록을 이용했다는 점도 본 연구의 한계이다. 점점 더 많은 고고학자들이 디지털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본 연구의 권고에서도 디지털 수집에서 지침서(즉, 통제된 어휘, 양식, 워크플로우의 확립)를 통합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일부 다루고 있지만, 향후 연구에서는 그와 같이 통합된 지침서가 처음부터 디지털로 생성된 기록에 끼치는 영향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SLO-데이터팀은 두 시즌에 걸쳐서만 프로젝트를 관찰했기 때문에 권고사항의 이행과 그것이 데이터의 사용성에 끼치는 영향을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이었다. 권고사항은 그러한 권고가 데이터 생성 방법을 개선할 것이라는 데 동의한 프로젝트 책임자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인터뷰를 통해 권고사항의 장기적인 실행과 그 효과를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토론 및 결론

서면 지침서만으로는 시간이 지나고 사람이 바뀌어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일관되고, 비교 가능하며,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를 생성하기 어렵다.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발굴 과정 전반에 걸쳐 지침서의 개발, 이해 및 적용과 관련하여 모든 팀원들이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 SLO-데이터팀은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권장사항과 고고학 발굴의 각 단계에서 그러한 권장사항의 실행을 위한 목록을 만들었다(보충 문서 1 참조). 본 논문에서 제시한 권장사항은 프로젝트 책임자들이 프로젝트의 필요에 부합하는 데이터를 생성하기 위해 이행할 수 있는데, 재사용자들과의 인터뷰에 의하면 그러한 권장사항이 프로젝트 데이터의 재사용성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

지침서를 생물처럼 살아 있는 문서로 간주하는 것도 프로젝트 책임자들이 팀의 욕구를 반영하고 해마다 변화하는 내용을 기록하는 데 도움이 된다. 프로젝트 책임자가 변화에 열려있는 태도를 취할 때 보다 비교 가능하고, 이해하기 쉬우며, 통합된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다. 아메리카 프로젝트의 경우, 이것은 그동안 구두 지침으로 제공되었던 발굴 방법과 기록을 표준화하는 지침서를 작성하기 위한 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유럽 프로젝트 2의 경우에는 해마다 구두로 전달되었던 비공식적인 지침을 공식화된 명명법(즉, 통제된 어휘, 식별자)을 이용한 데이터 입력 시스템으로 교체하여 오류를 줄이고 데이터와 기록들을 서로 연결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아프리카 프로젝트는 학생과 트렌치 관리자, 스페셜리스트들 간의 논의를 통해 지침서를 보완하여 모두의 필요에 부응하는 방식으로 지침서를 적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유럽 프로젝트 1의 경우에는 전체 발굴팀의 필요에 보다 잘 부응할 수 있도록 지침서의 표준을 바꾸어야 한다.

표준화된 기록 방식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재귀적인 기록 방식을 지지하는 사람들 간에 논쟁이 있기는 하지만, 연구 결과에 의하면 유용한 데이터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발굴 작업을 기록하고 아카이브 할 때 이 두 가지 접근법을 통합해야 한다. 발굴 프로젝트 내에서는 표준화된 데이터 기록 방식이 데이터의 비교 가능성을 높이고 팀원들이 일관된 방식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했다. 반대로, 재귀적인 데이터 기록은 팀원들이 발굴 사이트를 보다 잘 이해하고, 사이트 내에서 서로 간의 차이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팀원들은 전년도에 어떤 작업이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사람들이 해당 사이트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전년도의 공책을 참조하는 경우가 많았다. 마찬가지로, 재사용자들은 발굴 환경과 유물의 위치를 재구성할 수 있기를 원했다. 그래서 데이터가 표준 방식을 따르더라도 데이터를 맥락화하고 이해하기 위해 시각 자료(예: 사진, 최종 그림)나 설명(예: 공책)과 같은 상세 정보가 필요했다. 이와 관련하여 특히 식별자를 비롯한 명명법이 중요한데, 라이프 사이클 전반에 걸쳐서 데이터와 기록을 연결시켜 주기 때문이다. 식별자는 물리적 및 디지털적으로 데이터를 통합하여 고고학자들이 지적으로 데이터를 연결시킬 수 있게 한다. 프로젝트팀은 표준화되고 재귀적인 데이터를 수집 및 아카이브 하여 팀원과 재사용자들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표준화된 방식과 재귀적 방식 사이의 연속선 상에서 프로젝트가 어디에 위치하건 간에 데이터 생성의 전 과정을 민주화할 때 데이터의 사용성이 증가한다. 방법을 결정할 때 팀원들과 상의하지 않았거나 방법이 명료하지 않았을 때는 눈에 띄지 않게 방법이 조금씩 변형되어 데이터의 비교 가능성이 하락하고 특정 유형의 분석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공동 작업을 통해 사전에 절차를 수립하여 문서화하고 팀의 필요에 부합하는 정도로 차이를 허용하면 모든 사람이 원하는 것을 얻고, 같은 내용을 공유하며, 연구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이 기록은 또한 재사용자들이 다른 사람의 데이터를 평가, 분석, 해석할 때 필요로 하는 자료이다. 이러한 설명이 없을 때 재사용자들은 데이터의 비교 가능성을 알 수 없고 해당 데이터가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

지침서를 공동으로 작성하려면 팀원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데이터에 대한 다양한 욕구를 이해하고 데이터가 사용되는 (또는 향후 사용될)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팀원들이 서로의 필요를 이해하지 못하면 팀의 필요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생성하고 기록할 수 없다. 팀원들의 다양한 욕구와 접근법이 밖으로 드러나면 프로젝트 책임자들이 데이터의 추후 사용 방식을 보다 신중하게 고려할 수 있다. 팀원들 간의 소통이 부족할 때는 또한 지침서에 대한 해석이 달라 약간씩 다른 방식으로 지침서를 적용하는 문제가 생겼다. 해석과 적용 방식의 차이를 표면으로 드러내 해결하고 합의한 방식이 더 이상 프로젝트의 필요에 부응하지 않을 때 적절히 수정할 수 있으려면 지속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구조화된 기회와 비구조화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보다 진실된 방식으로 지식을 공동 생산하기 위한 민주적 절차는 프로젝트 책임자 1인의 해석에서 벗어나는 것만이 아니라, 데이터 생성 과정과 지침서를 기획하고, 작성하고, 실행하고, 전달하는 과정에 다양한 팀원들을 참여시키는 것까지 포함한다.

감사의 글

본 논문을 검토하여 건설적인 권고와 의견을 제공해 주신 익명의 평가자들께 감사드린다. 이 연구에는 별도의 허가가 필요하지 않았다.

연구 기금 제공자

‘데이터의 비밀스러운 삶(The Secret Life of Data)’ 프로젝트는 미국 국립인문재단의 기금(PR-234235-16)’으로 수행되었다. 본 논문의 관점과 결과, 결론 및 권고사항은 미국 국립인문재단의 입장과 다를 수 있다.

데이터의 제공

본 논문에서 제시하는 연구 결과는 SLO-데이터 프로젝트 수행 중에 우리 연구팀이 인터뷰와 관찰을 통해 수집한 질적 데이터를 분석하여 얻은 것이다. 우리는 이 프로젝트의 기관검토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에 엄격한 명명법을 이용하여 인터뷰와 관찰 데이터를 관리했다. 기금이 완료되고 분석과 데이터 공유 준비가 완료되면 기관검토위원회의 자문에 따라 ‘캘리포니아디지털도서관 메리트(California Digital Library Merritt) 리포지토리를 통해 본 연구의 결과를 제공할 것이다.

이해관계의 충돌

상충되는 이해관계없음.

보충 자료

본 논문과 함께 제공되는 보충자료를 보려면 https:// doi.org/10.1017/aap.2023.38를 참조한다.

보충 자료 1. 서면 지침서 체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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