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라이브러리
사서칼럼
- 작성부서 국제교류홍보팀
- 등록일 2025-04-07
- 조회 667
글_ 야스퍼 파스(Jasper Faase) 네덜란드국립도서관(National Library of the Netherlands, Koninklijke Bibliotheek, KB) 장서개발국 국장 |
서론
2023년 5월, 유네스코(UNESCO)는 ‘디지털 도시(De Digitale Stad, DDS)’를 고대 필사본, 아카이브, 유명 작곡가 작품 등 여러 유형의 자료와 함께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한 바 있다. 이 가상의 도시는 1994년 네덜란드에서 시작되었으며, ‘시민’이라고 불리는 12,000명의 사용자가 빠르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암스테르담과 인근 지역에서는 모뎀이 매진되는 현상까지 발생했다.1 ‘시민’은 가상 환경을 직접 형성할 수 있었고, 채팅방은 가상의 펍(주점) 역할을 했다. 오늘날 주로 빅테크 기업이 이러한 환경을 주도하는 현실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그림 1. DDS (출처: 유네스코)
유네스코는 DDS가 ‘월드 와이드 웹(worldwide web)’ 접속을 나타내는 일종의 은유(metaphor)로서 고유한 특성을 지니며, 수많은 국가 내 유사 이니셔티브를 이끈 영감의 원천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이 DDS는 최초의 온라인 커뮤니티로, 초기 인터넷 도시에서 이루어진 모든 실험이 유네스코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DDS의 ‘세계유산’ 등재 소식은 필자로 하여금 1990년대 대학 시절의 전산실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 전산실의 기술진은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불안정한 인터넷 연결망을 어떻게든 유지하려 고군분투했었다.
해당 분야의 종사자로서, 네덜란드국립도서관(National Library of the Netherlands, Koninklijke Bibliotheek, KB)이 미래 세대를 위해 DDS의 디지털 유산을 보호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선 점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동시에 이 디지털 유산이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것은 운이 따랐기 때문임을 깨달았다. DDS의 온라인 활동이 중단되었을 때, 몇몇 개인이 1996년 DDS의 동결된 디지털 인공물이 담긴 테이프 3개가 버려지는 것을 막아냈다. 이처럼 유산기관이 아닌 개인의 노력 덕분에, 2023년 남은 파일이 KB로 이관될 수 있었다. 그러나 한때 번창했던 DDS의 디지털 유산을 20년이 지난 뒤 발굴하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다. 동료들은 DDS 일부를 되살리고, 이를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막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사례는 온라인에 게시된 콘텐츠가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문화유산과 사상의 중요한 일부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과거에는 출판 수단이 종이로 국한되거나 출판사에 의존했으나, 인터넷의 등장으로 이제는 누구나 블로그, 웹사이트, 독립출판 플랫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의견을 발표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인쇄물보다 훨씬 더 넓은 도달 범위를 지닌다.
이와 같은 발전은 전 세계 국립도서관에 다음과 같은 새로운 질문을 제기한다. 자국 내 출판물 및 자국과 관련된 출판물을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고 소장해야 하는가? 또한 출판물의 접근성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가? 출판이 유동적인 과정으로 자리 잡은 지금, 현시대를 대표하는 장서를 어떻게 파악해 미래 세대에 전할 수 있을까?
그림 2. KB 외부 전경 (출처: KB)
2025년에는 출판물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KB는 최근 장서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해당 질문을 진지하게 고민했다. 네덜란드 내 국립도서관 장서는 언어, 형태, 내용, 현재 위치와 관계없이 네덜란드에서 제작된 출판물 및 네덜란드와 관련된 모든 출판물로 구성되어 있다. ‘고등교육 및 연구법(Higher Education and Research Act)’에 따라 KB의 핵심 업무는 국립도서관 장서를 관리하는 것이다.2
사회의 급속한 디지털화, 글을 쓰고 출판하는 방식 변화, 이에 따른 정보 흐름의 성장에 대응하여 출판물을 ‘서적, 신문, 잡지’에서 그치지 않고 보다 광범위하게 정의해야 한다. 출판물을 신문, 서적 또는 다른 형태의 종이 출판물이라는 고정된 형태로 간주하는 시대는 끝났다. 2022년 국가 뉴스앱 모니터링 측정결과에 의하면, 대다수의 사람은 뉴스를 확인하는 수단으로 앱을 사용하고(응답자의 88%), 41%는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며, 신문을 읽는 사람은 29%에 불과했다.3
사회의 디지털화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출판물’이라는 개념을 보다 넓게 이해해야 한다. KB는 네덜란드 내에서, 또는 네덜란드에 관해 공개된 모든 일관성 있는 텍스트 단위를 장서 프로파일에 적합한 출판물로 간주한다. 출판물의 형태(온라인, 종이)나 제작자 및 공유자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개인, 조직은 물론이고, 챗GPT(ChatGPT)와 같은 인공지능이 생성한 콘텐츠도 포함된다.
그림3. KB 내부 전경 (출처: KB)
유산 장서 구축을 위한 9가지 원칙
인쇄물보다 온라인에서 더 많은 콘텐츠가 생산되는 시대에, 국립도서관이 현대 출판문화를 반영하려면 출판물의 정의를 확장할 수밖에 없다. 동시에 일반적인 출판물 정의를 통해 도서관이 하는 일과 하지 않는 일을 분명히 선택할 필요가 있다.
모든 출판물을 소장할 수는 없기 때문에, 해당 시대를 대표하는 장서를 구축하려면 어떤 자료를 선택하고, 장서를 어떻게 보존하고 제공할지를 매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KB는 명확한 원칙을 수립하고, 그 틀 안에서 자료를 선별한다. 아래 9가지 원칙은 KB의 장서 전략과 장서 활용 방식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일반 원칙
1. 네덜란드에서, 그리고 네덜란드에 관해 출판된 글을 관리한다.
2. 출판문화를 충실히 따른다.
3. 여러 유산기관과 협력하여 수집한다.
가중 요소
4. 완벽함보다는 사회 반영과 대표성을 중시한다.
5. 취약성과 고유성을 중시한다.
6. 국립도서관 장서의 다양성 실현을 위해 노력한다.
활용
7. 사람과 기계의 디지털 장서 접근성을 실현한다.
8. 장서의 개별자료 추적이 가능하다.
9.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장서를 오픈 액세스 방식으로 제공한다.
그림4. KB 내부 전경 (출처: KB)
각 원칙은 아래에서 자세히 설명한다.
1. 네덜란드에서, 그리고 네덜란드에 관한 출판된 글을 관리한다.
장서 프로파일의 핵심은 우리 세대와 이전 세대가 출판한 글을 보존하고 지속가능한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또한 네덜란드에서 출판된 모든 자료의 사본 1부를 소장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유산으로 보존하는 것이 목적이다. KB가 맡은 업무와 관련해서 디지털 세계가 부여하는 기회 및 과제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공약의 일환으로, 가능하면 디지털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2. 출판문화를 충실히 따른다.
수많은 다른 국가와 달리, 네덜란드는 자발적 납본 절차를 시행하고 있어 출판사는 국립도서관에 출판물을 납본할 법적 의무가 없다. 따라서 KB는 지원을 확보하고 소규모 및 대규모 출판사를 대상으로 출판물 전달을 요청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출판물이 충족해야 하는 선정 기준은 KB 웹사이트에 명확히 기재되어 있다. 기준을 충족한다면 내용과 관계없이 모든 출판물을 수용한다.
주류 출판사의 출판물 외에도, 사회에서 웹사이트 및 소셜 미디어를 통해 디지털 방식으로 게시하는 글을 수집한다. 웹사이트 및 소셜 미디어 부문의 경우, 연구자나 유산기관의 선정 기준과 제안을 바탕으로 KB가 보관할 자료에 대해 주도적으로 결정을 내린다. 이 과정을 통해 한정된 가용자원으로 디지털문화의 단면을 포착하고, 타 공공기관과 긴밀히 협력하여 작업을 진행한다.
그림5. 우크라이나 전쟁 웹 콘텐츠 큐레이션 (출처: KB)
3. 여러 유산기관과 협력하여 수집한다.
새로운 출판 매체와 형태가 생겨남에 따라, KB를 비롯한 유산기관은 이러한 발전과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네덜란드 신문사가 온라인으로 발행하는 팟캐스트는 KB 장서 프로파일뿐 아니라, ‘네덜란드 음향 및 시각 연구소(Netherlands Institute for Sound and Vision)’ 장서 정책의 범위에 포함된다. 제한된 공공자금을 효율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가능한 많은 부분에서 타 유산기관과 협력하여 장서를 구축한다. 협력의 목적은 다양성을 갖춘 ‘국가 장서’를 공동으로 구축하고, 중복 소장을 피하며, 격차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한 가지 예는 KB가 관리하는 국가웹아카이브 등록부로, 어떤 조직이 어떤 아카이브 사이트를 장서에 포함했는지 명시하는 중앙 기록이 보관되어 있다.
국제적으로 KB는 세계의 기록유산 수집, 지속가능한 보존 및 접근성 보장을 공동으로 책임지는 도서관 네트워크의 허브 역할을 한다. 이전에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Trinity College Dublin)’4 및 ‘웁살라 대학교(University of Uppsala)’와 함께 추진했던 것처럼, 외국 장서에 포함된 자국의 기록유산 지도를 제작하고 검색 가능한 상태로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5 또한 국제인터넷보존컨소시엄(International Internet Preservation Consortium, IIPC)과 협력하여 국경을 초월하는 영향력이 큰 주제(예: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웹 콘텐츠 큐레이션을 진행한다.6
4. 완벽함보다는 사회 반영과 대표성을 중시한다.
장서 프로파일이 확장됨에 따라 ‘모든 출판물’ 즉, 모든 형태와 판본(edition)을 포함하는 것이 타당한 전략이 아님을 인식하고 있다.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 인력, 자금은 한정적이다. 디지털 출판물은 물리적 자료에 비해 수명이 짧고 취약한 편이다. 예를 들어, 웹 페이지가 온라인 상태를 유지하는 기간은 평균 90일이다.7 현재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수의 웹 페이지가 생겨나고 있다. 그러므로 수집하여 영구적 접근성을 유지할 자료를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KB는 미래를 위해 현재 네덜란드 사회, 문화 및 지식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출판물을 디지털 형태 또는 필요한 경우 인쇄물 형태로 보존하고자 한다. 명확한 기준을 확립한다면, 네덜란드 사회를 최대한 폭넓게 반영하며 현재의 출판 환경을 대표하는 장서를 구축할 수 있다. 해당 기준은 투명성 보장을 위해 KB 웹사이트와 장서 전략에 기재된다.
그림6.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Maria Sibylla Merian) 작품 (출처: KB, © Beeldstudio KB, Jacqueline van der Kort)
5. 취약성과 고유성을 중시한다.
장서 선택을 할 때는 소실 위험이 높은 자료(예: 웹사이트, 디지털 방식으로만 배포되는 기타 출판물)와 중세 시대 필사본, 애서가 판본을 우선적으로 소장한다. 마지막 범주는 특별한 디자인이나 인쇄 방식을 접목한 출판물(개인 출판본, 아트북, 아동용 도서, 특수 인쇄물, 그래픽 디자인, 특수 인쇄술, 오리지널 책 커버가 적용된 상징적 판본)을 포함한다.
6. 국립도서관 장서의 다양성 실현을 위해 노력한다.
KB 장서는 다양성 측면에서 격차가 존재하는데, 1974년 이전에는 특히 더 격차가 컸다. 1974년이 되어서야 KB는 국립도서관으로서 네덜란드에서, 그리고 네덜란드에 관해 출판된 글을 보관할 유산저장소를 구축하는 법적 업무를 부여받았다. 1798년 설립 당시, 도서관의 목적은 국가유산을 인쇄물 형태로 소장하는 것이었으나 여러 이유로 이 작업은 매우 자의적으로 이루어졌다. 스릴러물, 탐정소설, 만화책과 같은 장르는 학술, 문화, 역사적인 측면에서 소장 가치가 낮다고 판단했으며 여성과 이주민이 집필한 출판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결과적으로 해당 장르는 구조적으로 보존되지 않았다. 그러나 과제를 제시하는 것은 과거의 선택적 장서 정책만이 아니다. 네덜란드 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KB는 네덜란드 시민의 새로운 이야기와 관점, 출판문화를 계속해서 수용하고 있으며 이것들은 국립도서관 장서의 일부를 구성한다. 이는 전통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목소리와 동등한 수준이다. 새로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지속적 관계를 쌓아가며 이들의 출판물을 장서에 포함하기 위해서는, 장서의 대표성과 완벽성을 계속 검토해 나가야 한다. KB는 개발 중인 다양성 로드맵의 일환으로, 장서의 다양성 실현을 위해 표적 접근방식을 실행하고 있다. 출판물의 정의를 확장하고 온라인에 게시되는 자료를 적극 수집하는 방법은 사회의 디지털화로 인해 모든 사람의 출판 장벽이 낮아진 상황에서 유용하다. 이러한 발전에 따라 국립도서관 장서는 네덜란드 사회의 다양성을 점차 반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모든 네덜란드 국민들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7. 델퍼(Delpher) (출처: KB)
7. 사람과 기계의 디지털 장서 접근성을 실현한다.
사회에서는 정보의 온라인 검색과 접근에 대한 요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KB는 최근 몇 년에 걸쳐 국립도서관 장서의 디지털 접근성을 실현하는 데 주력해 왔다. 그 이후로 100개 이상의 유산기관에서 제공한 수백만의 서적, 신문, 정기간행물이 디지털화되었고 현재 델퍼(Delpher)와 ‘네덜란드 문학 디지털 도서관(Digitale Bibliotheek voor de Nederlandse Letteren, DBNL)‘ 등의 서비스를 통해 접근 가능하다. 그러나 디지털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자료에 있어서는 여전히 큰 격차가 존재한다. 표준화 및 대량생산 디지털화에 적합하지 않은 특별장서와 법적 제한이 있는 최신 자료의 경우에는 특히 더 그렇다. 따라서 앞으로도 기록유산의 디지털화 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8. 장서의 개별자료 추적이 가능하다.
디지털화 과정에서는 장서를 기존 개별자료(item)나 물리적인 운반체(carrier)와 분리할 수 있는 데이터 세트로 전환한다. 장서를 신뢰할 수 있고 추적 가능한 데이터 세트 형태로 제공하려면, 사람뿐 아니라 기계와 알고리즘도 접근 가능한 가독형 데이터로 디지털 장서를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가능한 경우 디지털 장서의 모든 요소를 영구 참조(지속가능한 링크)를 통해 웹에서 영구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KB는 향후 몇 년간 FAIR(검색성(Findability), 접근성(Accessibility),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재사용성(Reusability)) 원칙8에 부합하는 영구 식별자에 관한 통합 정책과 관련 버전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또한 장서의 상호 운용성 개선을 목적으로 RDA(Resource Description and Access), IIIF(International Image Interoperability Framework)와 같은 국제표준을 적용한다. KB의 목표는 소유권 이력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시하는 유용한 출처 데이터를 기록하여, 개별자료의 진위성 여부를 확인하고 연구를 추진하는 것이다. 해당 데이터의 형태는 송장, 구매 관련 서신 등 다양하다. 이러한 데이터를 기록해 두면, KB의 서적 보관기간을 묻는 질문에 보다 수월하게 대답할 수 있다.
9.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장서를 오픈 액세스 방식으로 제공한다.
KB는 네덜란드에서 적용되는 법률 체계 내에서, 권리 주체와 체결한 접근 계약에 따라 장서 접근성을 최대한 확대하려 힘쓰고 있다. 디지털 출판물 수집, 문서화, 처리, 접근성 제공에 있어서는 윤리적 문제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KB의 목표는 정보에 대한 공공 접근의 중요성과 개인정보보호 문제 및 저작권 간에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생성형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훈련을 목적으로 민감한 정보나 대량의 디지털 출판물과 데이터 파일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할 때는 재사용에 대한 추가 조건이 필요할 수 있다. 제한이 적용될 경우, 사용자의 접근 정책을 정당화하고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접근할 수 있는 조건을 발표한다.9
그림 8. KB 데이터랩 (출처: KB, © Beeldstudio KB, Jos Uljee)
최종 논고
KB는 사회의 디지털화 물결에 발맞추어 ‘디지털 우선’ 장서 전략을 의식적으로 선택했다. 실제로 디지털 버전의 서적, 신문, 잡지를 입수할 수 있다면 인쇄물 버전은 더 이상 수집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디지털 자료를 표준으로 지정하고, 인쇄물 형태의 출판물은 명확한 기준에 따라 예외적으로 수집할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한정된 자원 체계에서 동일한 출판물의 여러 버전보다, 완전히 다른 출판물의 다양한 버전을 수집하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디지털 우선 정책이 명확히 정립되면, 도서관 조직의 초점은 종이 기반에서 디지털 기반(비트와 바이트)으로 전환된다. 이는 곧 미래 세대를 위한 디지털 유산 보존이라는 핵심 과제에 집중하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KB는 오늘날 네덜란드의 출판문화를 대표하는 장서를 구축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사회의 디지털화 흐름에 발맞춰, 도서관이 전통적으로 수집해 온 ‘신문, 서적, 정기간행물’이라는 범주를 넘어서 ‘출판물’의 개념을 확장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식한 것이다. 따라서 온라인 자료(예: 웹사이트, 블로그, 소셜 미디어 게시물)를 장서 전략의 핵심요소로 명확히 지정하고, KB의 가치관이나 관점과 무관하게 최대한 차별하지 않고 자료를 수집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오늘날 출판문화에 참여하는 다양한 목소리를 국립도서관 장서를 통해 담아낼 수 있을 것이다.
유네스코가 DDS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한 사실은 디지털 출판물이 지닌 잠재적 유산가치를 시사한다. 유산기관으로서 KB는 주변 세계의 움직임을 따르고, 장서 전략의 핵심을 이루는 디지털 출판물을 수용해야 한다. 인쇄본을 보존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온라인에 게시되는 표현, 아이디어, 생각을 보존하는 일도 중요하다. 가상 세계가 물리적 세계를 형성하고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오늘날에는 거의 모두가 온라인 출판문화에 참여할 수 있다. 이러한 발전에 따른 장서 전략은 사회의 큰 부분을 이루는 목소리를 반영하는 장서 구축으로 이어지며, 이로 인해 미래의 연구자는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이해하고 성찰할 수 있다.
1) DDS에 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다음을 참고: Publication: The reconstruction of The Digital City, a case study of web archaeology | Bits & Bytes United - your reboot agency
2) https://wetten.overheid.nl/BWBR0005682/2018-02-01
3) https://nos.nl/artikel/2444336-nieuwsapps-steeds-populairder-ook-regionale-media-scoren-hoog
4) https://www.kb.nl/over-ons/projecten/fagelproject
6) https://www.kb.nl/en/news/ukraine-web-collection-captures-online-impact-war
7) https://blog.archive.org/2019/10/18/the-wayback-machine-fighting-digital-extinction-in-new-ways/ (2019)
- 이전글
- 이전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