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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칼럼
- 작성부서 국제교류홍보팀
- 등록일 2024-11-11
- 조회 529
글_ 이태희 노스 텍사스 대학교 (University of North Texas) 임상조교수(Clinical Assistant Professor of Information Science) |
서론
2차 대전 이후 사람들이 일자리나 학업을 위해서 또는 분쟁 상황을 피해 다른 나라로 이주하면서 국제 이주가 크게 증가했다. 특히 미국은 이주민의 수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이주민의 국적과 민족·인종적 다양성도 증가했다. 19세기 초에는 미국으로 이주하는 사람의 대부분이 유럽인이었다. 그러나 19세기 중반 이후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에서도 사람들이 유입되면서 이주민의 조성이 바뀌었다.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가 보고한 바에 따르면, 2018년 현재 미국 인구 중 해외 출생자는 총 4,48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3.7%를 차지한다. 또한 2060년까지 이주민의 수가 4,6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동향은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 역시 이주민의 수가 크게 증가하여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의하면 2023년 현재 전체 인구의 4.89%가 합법적 체류자로 분류된다. 많은 이주민과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에 정착했으며, 그들이 한국 사회에 통합됨에 따라 그들의 정보 욕구도 증가하고 있다.
날로 다양성이 증가하고 세계화되어 가는 세상에서 도서관은 문화 허브로써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공공도서관과 학술도서관은 다양한 언어적 및 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로 구성된 지역사회에 서비스와 자원을 제공한다. 다문화 도서관 서비스는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들, 특히 주류 언어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정보에 동등한 접근성을 갖도록 보장한다. 이를 위해서 도서관은 문화적 포용을 증진하는 물리적·디지털 장서와 서비스를 포함하여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들의 욕구에 부응하는 자원을 제공해야 한다.
이 글에서는 미국의 사례를 중심으로 도서관에서의 다국어 지원과 문화적 포용의 핵심 요소들을 살펴본다. 도서관은 지역사회와 문화의 중심지로서 기본 정보 서비스와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가지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을 연결시키는 가교 역할을 한다.
인터넷에서의 다국어 지원
미국에서는 여러 지역사회에서 언어적 다양성이 증가하면서 도서관들이 도전과 함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이주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그에 따라 비영어 사용 인구가 늘어나면서 미국의 도서관들은 충분한 다국어 지원을 제공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디지털 환경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온라인열람목록(Online Public Access Catalog, OPAC)이나 웹사이트와 같은 디지털 서비스에서 로마자 외의 글자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거나 비영어 사용자들을 위한 번역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국어 접근성과 관련한 문제들
도서관에서의 다국어 서비스 제공과 관련하여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도서관 자원에 대한 다국어 서비스에 일관성이 없다는 점이다. 인터넷 이용이 증가하면서 여러 도서관에서는 웹사이트와 통합 온라인 카탈로그를 통해 온라인에서도 장서 접근성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도서관 웹사이트에는 다양성을 지지한다는 선언이 적혀 있는 경우가 많지만, 막상 웹사이트 디자인에 다양성이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례로, 미국에 사는 한국어 사용자들은 온라인에서 도서관 자원을 이용하고자 할 때 상당한 장벽을 경험한다. 많은 도서관이 한국어 자료를 적절하게 분류하는데 필요한 인프라가 없거나, 로마자 표기 방식에 일관성이 없어 원어민들이 필요한 자료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와 같은 접근성 부재는 이주민들이 필수 정보를 얻고 새로운 문화적 및 사회적 환경을 탐색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그림 1. 검색상자에서 한국어 필터를 사용하여 ‘해리포터’를 입력해서 얻은 검색 결과 (출처: 이태희)
도서관은 다국어 지원에 필요한 인프라를 다룰 기술이 없는 제3자 판매자의 시스템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특히 OPAC에서 문제가 되는데, 영어 외의 언어로 된 자료를 검색하는 이용자들이 원하는 자료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OPAC 시스템이 한국어나 중국어와 같이 로마자 외의 스크립트는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비영어 사용자들은 자신의 모국어로 검색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디지털 자원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본인이 이해하는 언어로 관련 정보를 이용할 수 없는 이주민 이용자는 도서관 자원에서 소외감을 느낄 수 있고, 그래서 디지털 격차가 강화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도서관 웹사이트에서 다국어 지원 서비스의 개선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 도서관은 다국어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 몇 가지 개선점을 들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다국어 인터페이스. 외국어 사용자들을 위해 접근 가능하고 직관적인 방식으로 디지털 플랫폼을 설계해야 한다. 도서관 웹사이트는 외국어 사용자들이 웹사이트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언어 옵션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예전에는 하나 이상의 언어를 구현하는 일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개발유지비가 추가로 지출되었지만, 미국의 여러 공공도서관에서는 이제 웹사이트에 구글 번역 서비스를 통합시키고 있다. 그래서 쉽게 언어를 전환할 수 있고 별도의 웹사이트를 개발할 필요 없이 80여 개의 언어를 지원한다.
둘째, 다국어 메타데이터. 도서관 웹사이트가 다국어를 지원하더라도 외국어 사용자는 ‘검색 결과 없음’이나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결과를 얻게 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피하려면 모든 언어에서 자료를 일관된 방식으로 목록화해야 한다. 한 가지 방법은 원어로 자료를 목록화하여 이용자들이 로마자나 번역본을 이용하지 않고도 자료를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한 효과적인 목록화를 위해서는 주제명 표목과 기술 등 메타데이터 요소를 포함한 다국어 메타데이터가 필요하다. 원어로 메타데이터를 제공하면 이용자들이 보다 정확한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있고, 자신에게 제공되는 자료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특히 한국어나 중국어와 같이 로마자가 아닌 스크립트에 특히 중요한데, 해당 언어 사용자들이 영어 음역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글과 한자 등 다양한 스크립트로 검색이 가능하도록 OPAC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그러면 비영어 사용자들이 도서관 목록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일관성 부재로 인한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테크놀로지 제공자들과의 협력. 도서관은 다국어 지원 역량을 높이기 위해 OPAC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도서관 자체적으로 그러한 시스템을 개발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지만, 지금은 비블리오커먼스(BiblioCommons)와 같은 제3자 판매자들이 비용효율적인 OPAC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를 이용하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다국어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다. 도서관은 판매자가 제공하는 도구들을 활용하여 외국어 이용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다. 또한 실시간 번역 서비스와 언어 인식 도구들도 언어 장벽을 낮추어 이용자들이 원하는 언어로 보다 쉽게 도서관 시스템과 자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례 연구: 한국어와 다국어 접근성
도서관 자원의 이용과 관련하여 한국어 사용자들이 겪는 문제는 미국의 공공도서관들이 다국어 접근성과 관련하여 안고 있는 포괄적인 문제들을 보여준다. 미국 도서관에서의 한국어 사용자들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많은 OPAC 시스템이 한글 검색에 적합하지 않았고 로마자 외의 스크립트에 대한 검색 기능을 제공하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는 비영어 사용자들을 소외시키며 필수 정보에 대한 접근을 가로막는다.
한국어 사용자 수가 많은 뉴욕의 퀸즈공공도서관(Queens Public Library)은 성공적인 다국어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서관의 모범 사례이다. 이 도서관은 홈페이지에서 구글 번역을 통합하여 외국어 이용자들이 영어를 쓰지 않고도 도서관 웹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도서관의 OPAC에 다국어 검색 기능이 있어서 한글로 자료를 검색할 수 있다. 이 도서관은 한국어 사용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책과 DVD, 전자책 등 다양한 한국어 자료를 제공한다.
이 사례는 지역사회의 특수한 필요에 부응하는 서비스를 통해 도서관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다양한 인구집단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포괄적인 다국어 지원을 제공하면 다양한 언어집단 간의 격차를 줄이고 모두를 위한 포용적인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
그림 2. 퀸즈공공도서관 웹사이트에서의 다국어 지원 (출처: 이태희)
문화적 포용과 커뮤니티 센터로서의 도서관
비록 우리가 디지털 세상에 살고 있지만,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보관하는 곳 또는 이용자들이 정보를 검색하는 온라인 공간이라는 개념을 넘어선다. 도서관은 문화적 포용을 증진하고 문화 간 이해를 강화하는 지역사회의 필수적인 허브이다. 공공도서관은 특히 다양한 문화집단 간에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적임자이다. 문화적으로 포용적인 프로그램과 서비스 및 장서를 제공함으로써 도서관은 다양한 이용자들의 욕구에 부응하면서 사회적 응집력과 포용성을 높일 수 있다.
문화적 허브로써의 도서관
문화적 포용은 특히 다문화적인 지역사회에서 도서관 사명의 필수적인 부분이다. 도서관은 정보와 교육 및 문화유산으로 가는 관문 역할을 한다. 이주민 공동체에서는 문화적으로 연관성 있는 자료를 통해 이주민 이용자들이 자신의 문화유산과 연결성을 유지하도록 돕고 또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필요한 자원을 제공할 수 있다.
도서관은 또한 이주민들이 새로운 거주국에서의 삶에 통합되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서관은 영어 회화반, 시민권 강좌, 문화 행사와 같은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이주민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도록 도울 수 있다. 일례로, 덴버공공도서관(Denver Public Library)은 ‘플라자 프로그램(Plaza Program)’을 통해 2개 언어 스토리타임, 문화 축제, 언어 교실 등 지역 이주민들의 욕구에 부응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Denver Public Library, 2023). 이러한 프로그램은 이주민들의 정보 욕구를 충족시키며, 다양한 집단들이 서로 교류하고,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서로에게서 배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그림 3. 덴버공공도서관의 이주민을 위한 ‘플라자 프로그램’ (출처: 이태희)
언어와 문화의 보존
자료 접근성 외에도 도서관은 문화유산의 보존과 관련하여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례로, 미국 원주민 도서관들은 원주민 부족 언어와 구술사 및 문화적 유물을 포함한 포괄적인 장서를 유지관리하는 유일한 기관인 경우가 많다. 이들 도서관은 원주민 문화가 보존되고 미래 세대에 전달되도록 하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Little Bear, 2000). 원주민 도서관들은 또한 부족 공동체의 문화 중심지로서의 역할도 한다. 이 도서관들은 원주민 이용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자체적인 목록 구조를 만들기도 한다. 영어와 원주민 언어로 자료를 제공하여 전통과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도 있다. 흥미로운 점은 원주민 도서관의 다수가 해당 부족 박물관 내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서관은 방문자들에게 박물관 투어를 제공하면서 부족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부족의 언어와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자체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일례로, ‘포레스트 카운티 포타와토미 도서관(Forest County Potawatomi Library)’은 부족민을 위한 언어 교실, 스토리텔링 세션, 도자기와 바구니 등 전통 공예 워크숍을 제공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특히 어린 세대의 부족민들이 자신들의 문화유산과 연결하면서 포타와토미 부족의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학습하도록 돕는다. 또한 어린 부족민들이 자신의 역사와 문화를 기억할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박물관 가이드 투어를 제공한다. 이 도서관은 ‘미국의회도서관 분류법(Library of Congress Classification, LCC)’을 바탕으로 부족의 필요에 맞게 목록 시스템을 수정하였다. 예를 들어, LCC에서 클래스 B는 철학, 심리학, 종교이지만, 이 도서관에서는 클래스 B를 언어에 사용한다. 또한 서브클래스 B는 장소를 바탕으로 분류되는데 그것이 부족의 문화에서 더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림 4. 포레스트 카운티 포타와토미 도서관과 목록 예시 (출처: 이태희)
다문화 커뮤니티 센터로써 도서관이 직면한 문제들
다문화 커뮤니티 센터로써 도서관은 이용자들의 다양한 욕구로 인해 몇 가지 문제에 직면한다. 한 가지 문제는 대면 서비스와 온라인 서비스 양면에서 보다 많은 언어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많은 도서관들이 다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웹사이트에서 충분한 번역을 제공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비영어 사용자들에게는 장벽이 생기고, 도서관이 주류 문화에 맞춘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 같은 편견을 유발한다. 다국어 사서의 필요성은 이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어 포괄적인 언어 서비스의 제공을 어렵게 한다. 특히 지역사회의 다양한 언어 욕구를 고려하여 여러 언어를 구사하는 직원을 채용하기가 쉽지 않다.
또 한 가지 문제는 문화적 대표성이다. 포용성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도서관은 프로그램과 장서에서 다양한 문화를 반영하기 위해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한 과정에서 특히 문화적 규범이 잘못 이해되거나 간과되는 경우 일부 이용자들이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제한된 예산과 자원도 큰 장애물이다. 제한된 예산으로 인해 다양한 장서를 유지하고, 문화적으로 연관성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전문 직원을 채용하는 일이 어렵다. 도서관은 또한 직원들에게 보다 많은 문화 역량 교육을 제공하여 의도치 않은 오해로 인해 문화적 배경이 다른 이용자들과 소통하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도서관이 포용적이며 모두를 위한 접근성을 제공하는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서관과 사서들의 문화적 역량
도서관의 서비스 대상집단이 점점 더 다양해짐에 따라서 도서관과 사서는 이용자들의 욕구에 효과적으로 부응할 수 있는 문화적 역량을 계발해야 한다. 여기에는 지역사회 내에서의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이해와 존중 및 대응 역량이 포함되는데, 이러한 역량은 언어적, 문화적, 사회적으로 다양한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있는 다문화 환경에서 특히 중요하다.
윤리적 책임과 고려사항
도서관과 사서들은 특히 다양성이 높은 지역사회에서 모든 이용자를 위해 공평한 정보 접근성을 제공할 책임이 있다. 여기에는 지역사회의 문화적 다양성을 반영하는 장서를 구축하고 소외계층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자료를 수집하는 일이 포함된다. 장서 개발 정책을 수립할 때는 적극적으로 다국어 및 다문화 자료를 수집함으로써 윤리적 고려사항들을 통합시켜야 한다. 장서와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집단을 문화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도서관은 문화적 전용과 표현의 오류를 피해야 하며 장서와 프로그램에서 사실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문화적 대표성을 구현할 필요가 있다. 도서관과 사서들은 또한 이주민이나 난민과 같은 취약계층을 포함하여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야 한다. 문화에 따라 프라이버시 보호와 관련한 우려가 다를 수 있는데 그러한 차이를 존중하여 도서관의 프라이버시 정책에 통합시켜야 한다.
다문화주의를 지원하는 환경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도서관과 사서가 지역사회 지도자 및 문화 전문가들과 협력해야 한다. 그러한 협력을 통해 문화적 진실성을 바탕으로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설계하고 지역사회의 다양성을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다. 도서관은 또한 도서관 프로그램과 장서의 윤리적인 의미를 고려하여 모든 문화집단을 포용하고 존중하며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
문화적 역량을 위한 교육
사서들의 문화적 역량을 계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구집단에 효과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이러한 교육에는 문화적 규범의 이해, 명시적/암시적 편견에 대한 인식, 비영어 사용자들과의 의사소통 등이 포함된다. 사서는 모든 이용자들을 따뜻하게 환대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전통과 사회적 관습 및 의사소통 방식 상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소통하는 방식을 배워야 한다. 일례로, 미국의 여러 도서관에서는 해마다 직원들에게 다양성·공평성·포용성(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DEI) 교육을 제공한다. DEI 교육은 인종, 민족, 성정체성, 사회경제적 배경 등 다양한 배경에서 온 이용자들의 욕구에 부응하는 공평하고 포용적인 서비스의 제공을 강조한다. 또한 심화교육에서 사서들은 갈등해결 교육을 통해 문화적 차이로 인한 오해나 갈등에 대응하는 법을 배운다. 언어 기술 교육도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는데, 사서들이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지역사회의 비영어 사용자들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히스패닉계 인구가 많은 텍사스주에서는 여러 공공도서관에서 사서들을 대상으로 한 스페인어 교육을 진행한다. 공감과 문화적 감수성 교육도 소외집단의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을 사서가 이해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여 인내심 있고 존중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한다. 이와 같은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도서관은 이용자들의 다양한 욕구에 부응하는 포용적인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프로그램과 행사에서의 문화적 역량
도서관은 다양성을 축하하는 프로그램과 행사를 주최하여 문화적 포용을 증진할 수 있다. 일례로, 덴버공공도서관은 다국어 워크숍, 문화축제, 전 세계의 다양한 전통을 보여주는 스토리텔링 행사 등을 개최한다. 도서관은 지역의 문화단체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지역사회의 다양한 인구집단과 연관성 있는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한다. 또한 2세대 이주민들을 위해서는 정체성 계발, 언어 보존, 문화 간 적응에 관한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그러한 이용자들이 새로운 나라에서의 삶과 자신의 문화유산 간에 균형을 잡도록 도와줄 수 있다.
결론
전 세계적으로 상호연결성과 다양성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도서관은 다문화적 공동체의 욕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진화해 나가야 한다. 다국어 지원과 문화적 포용은 단순히 선택적인 서비스가 아니라 공평성과 접근성 증진이라는 도서관 사명의 핵심적인 요소이다. 도서관은 다국어 자료를 확대하고, 다국어 옵션으로 웹사이트의 접근성을 강화하고, 여러 언어와 스크립트로 메타데이터를 정확히 목록화함으로써 비영어 사용자들이 경험하는 정보 접근성의 장벽을 낮출 수 있다. 도서관은 문화적으로 연관성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포용적인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사회문화적 배경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환영받고 지지받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도서관은 문화 역량 교육에 투자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는 장서를 강화하고, 모든 이용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포용적인 디지털 플랫폼과 메타데이터를 구축함으로써 다문화주의를 증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갈수록 다양성이 증가하는 사회에서 도서관이 활기차고 포용적인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언어나 문화적 배경에 상관없이 누구나 도서관의 서비스와 자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일이 중요하다. 도서관은 문화 간 가교 역할을 하고, 이해를 증진하고, 지역사회의 사회적 조성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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