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밝히는 빛의 도서관 - 서울대학교 의학도서관 재건축 탐방
  • 작성부서 국제교류홍보팀
  • 등록일 2024-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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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서울대학교 의학도서관 팀장 박상근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103에 있는 서울대학교 의학도서관은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 내에 교육, 연구, 학습활동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근현대사의 유서 깊은 역사를 간직한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1946년 서울대학교 설립 초기 의학도서관은 의과대학 본부 건물에서 운영을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미국 차이나메디컬보드(China Medical Board, CMB) 재단의 지원을 받아 1974년 2월 단독건물 형태로 현대의 의학도서관을 개관하였습니다. 당시 의학도서관은 최신의 시설로 의과대학뿐만 아니라 간호대학, 치과대학 그리고 서울대학교 병원까지 서비스를 제공하며 현대 의학 발전을 지원하는 중요한 소임을 수행하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구성원도 점점 늘어나고 기술의 발전에 따라 정보접근, 정보이용행태가 변화하여 새로운 공간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건물 또한 노후되어 한차례 개보수 과정을 거쳤으나 건물의 구조, 안전 등 여러 문제점이 물리적 한계에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2014년 발전후원회를 중심으로 건립추진단을 설립하여 재건축을 추진하게 되었고 동문들의 건립 기부 모금으로 2020년 11월 착공하여 올해 12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의학도서관은 2025년 상반기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미래를 이어갈 새 의학도서관의 성공적 개관에 앞서, 130여 년간 대한민국 의학 발전의 발자취가 담긴 서울대학교 의학대학 및 의학도서관의 역사와 과거를 소개하고 미래 도서관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여정을 소개합니다.

1. 서울대학교 의학도서관의 역사 및 연혁

[해방 이전]

1899년 3월 24일 대한제국 의학교(대한민국 최초의 근대의학교육기관)가 설립되었고 초대 교장은 지석영 선생이었습니다. 이후 1907년 대한제국 내부 소관의 서양식 병원인 광제원, 학부 소관인 의학교, 궁내부 소관인 대한국 적십자병원을 통합하여 대한의원이 설립되었습니다. 이는 당시 동아시아 최대 규모의 최신식 국립병원으로 교육 기능은 대한의원 교육부(후에 의육부로 변경)에 두었습니다(위치는 현재의 연건캠퍼스). 1909년 의육부 명칭을 부속의학교로 변경하고 부속의학교 건물을 신축하였습니다. 일제 강점 후 1910년 부속의학교는 조선총독부부속의학강습소로 변경되었고 1916년 경성제국대학 관제 공포로 경성의학전문학교로 개교하였습니다. 이후 1924년 경성제국대학이 개교하면서 1926년 경성제대 의학부가 개설되었고 1928년 경성제대 의학부 본관 일부가 준공되었습니다. 이후 서울대학교 설치령에 1946년 의거 경성제대 의학부와 경성의학전문학교를 모체로 한 국립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이 신설되었습니다.

*본 자료에 첨부된 이미지는 일부 저작권 보호를 받는 자료가 포함되어 재사용이 불가합니다.

1908년 대한의원 본관

사진 1. 1908년 대한의원 본관(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연건캠퍼스) (출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사),

사진 2. 1908년 대한의원의 의학교육 (출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사)

1916년경 경성전문의학교 전경

사진 3. 1916년경 경성전문의학교 전경 (출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사),

사진 4. 1916년 경성전문의학교 도서실 (출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사)


1940년경 경성제대 의학부 전경

사진 5. 1940년경 경성제대 의학부 전경 (출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사),

사진 6. 1960년 말 의학도서관 내부 (출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사)

[해방 이후 - 국립서울대학교 설립]

초기 의학도서관은 의대 본관 2층에서 운영하였는데 6.25 전쟁이 발발하면서 주요 장서를 부산으로 피난시키는 등 여러 우여곡절 끝에, 1959년 본관 4층으로 이전하였습니다. 이후, 서고를 확충하고 교수열람실과 학생열람실을 이전 설치하는 등 현대의 도서관 모습을 갖추려는 노력으로 1967년 서울대학교 부속도서관 의학도서관으로 개칭하게 되었습니다. 1971년 서울대학교는 종합화 계획에 따라 의학도서관 건립을 확정하고, 미국 CMB 재단의 후원을 받아서 1974년 2월 면적 4,290㎡, 2층 단독건물로 신축 개관하였습니다. CMB는 동아시아에서 의학, 간호학, 보건학 분야의 교육과 연구를 지원하는 단체로 1914년 ‘록펠러 재단(Rockefeller Foundation)’의 한 부서로 설립되었다가 1928년에 독립기구로 전환되었습니다. 설립 초기에는 주로 중국 협화대학을 지원하였으나, 1949년 중국이 공산화되자 사업 대상을 동남아시아 9개국으로 확대하면서 한국도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CMB는 의학도서관에 건축자재비 약 20만 달러를 지원하였고, 도서관 서고의 철제서가 등 도서관에 필요한 시설을 확충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또한, 1975년까지 학술지 192종, 단행본 760권 등 총 11만 2,800달러의 도서비를 지원하였습니다.

1974.2.16 서울대학교 의학도서관 개관

사진 7. 1974.2.16 서울대학교 의학도서관 개관 (출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사),

사진 8. 의학도서관 전경 (출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사)

1992년에는 보건사회부의 추천을 받아 미국국립의학도서관(United States National Library of Medicine, NLM)과 상호협약을 체결하여 한국메들라스센터(Korea MEDLARS Center)를 설치하였습니다. 메들라스센터는 NLM에 본부를 둔 비영리 의학정보센터로서 해외원문 제공은 물론 데이터베이스 접근 방법에 대한 교육과 훈련, 보건의학 전문인의 의국 NLM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접근을 지원하는 등 당시 해외 원문에 접근이 어려운 한국 내 의료, 보건 전문가에게 이로운 의학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였습니다.

이후 서비스가 고도화되면서 장서와 이용자가 늘어났고, 기존 시설로는 이러한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에 봉착하기 시작했습니다. 늘어나는 장서로 점점 이용 공간이 줄어들게 되었으며, 이용자 또한 증가하면서 공간 부족의 문제가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기존 건물을 증축하기로 하였고, 1993년 서울대학교병원의 지원으로 1개 층을 증축하고 기존 시설도 개보수하여 기존 2층에서 3층 건물로 재개관 하였습니다.

1992년 메들라스센터 설치

사진 9. 1992년 메들라스센터 설치 (출처: 서울대학교 의학도서관)

2. 새로운 의학도서관에 대한 필요성 대두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는 협소하고 근대건축유산이 많은 지역적 특성상 개발이 매우 어려운 지리적 특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1993년의 증축으로 일시적 공간 부족 문제는 해결하였으나, 계속해서 늘어나는 장서와 이용자 그리고 새로운 기술 및 사회 변화에 따른 새로운 공간확보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또다시 세월이 흐르며 자료와 학생이 다시 증가하였고, 결국 서고와 열람 공간이 도서관 전체 공간의 85%를 차지하게 되면서 이용자를 위한 휴식 공간은 전체 면적의 1% 이내로 줄어드는 등 여러 문제가 또다시 발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장서 수장 능력이 상실되고, 열람실 환경은 좁고 답답하였으며 이로 인해 구성원들의 학습 환경에 많은 불편이 야기되었습니다. 새로운 시대적 흐름에 따른 맞춤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운영 장비 또한 노후화되어 시설과 좌석 등 가용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장서 수장의 경우 1,228㎡의 장서 공간에 약 20만 책을 수용하여 이미 적정 수장 기준인 1,444㎡를 100% 이상 초과한 상태로 장서 수장 능력을 상실한 상황이었습니다. 향후 20년간 증가할 장서에 대비하려면 현재 공간 대비 50%(약 722㎡)에 해당하는 추가 서고 공간이 필요했으나, 대학로 한복판에 있는 지리적 특성상 이런 공간을 확보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또한, 현재 캠퍼스 내 의과대학 및 병원은 만성적인 연구실 부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보존서고는 항온항습기가 설치되지 않아 곰팡이와 습기에 노출되어 자료 훼손이 심각하였습니다. 당시 서고 포화 및 자료 수정 능력 상실에 따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임시 조치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이 경기도 외곽에 보유 중인 별도의 공간에 44,519책을 이관하였습니다. 해당 공간은 창고 시설로서 자료를 보관하기에 적절하지 않았으나, 당시 도서관의 장서보존 환경 보다는 좀 더 나은 환경이었기 때문에 장서 이관을 추진하였습니다. 그러나 창고 역시 할당된 공간의 제약이 있어 굉장히 좁은 간격으로 서가를 설치하여 작업에 어려움이 있었고, 장서 역시 밀집 배가되어 이동과정 및 열람을 위해 책을 꺼내는 과정에서 자료의 손상이 발생하는 등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또한 해당 창고까지 왕복 약 4시간 이상이 걸리는 점 등 전반적으로 장서의 관리 운영에 많은 문제와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용자 열람석의 좌석은 구성원이 점점 늘어나면서 1974년 개관 당시 318석에서 636석까지 확대되기는 하였으나 공간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좌석 수만 늘어났기 때문에 밀집도 증가에 따른 냉난방,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등의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좌석의 크기 또한 노트북을 사용하면서 교과서를 이용하는 학습 동향을 반영하기에 역부족한 평균 1.77㎡로, 당시 도서관법 기준치인 2.0~2.5㎡에 미치지 못하였습니다. 이에, 대학도서관 열람 공간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약 1,061㎡의 추가 공간 필요하였습니다.

또한, 당시에는 좌석배정시스템, 모바일 앱과 같은 IT 관리시스템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었고, 신축이 아닌 이상 IT 시스템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는 것은 우선순위에 밀리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효율적 운영에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좌석의 크기, 밀집도, 효율적 인원 통제 등과 같은 열람실 인프라는 결국 학습 효율과 관련이 있으며, 특히 공부량이 많아 장시간 좌석을 점유하며 공부하는 의과대학 학생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에, 신축을 위한 설문 조사 당시 구성원들은 ‘쾌적한 열람실 환경’을 가장 개선되기를 바라는 항목으로 꼽았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의과대학의 첨단 교육환경과 융복합 협력을 요구하는 연구 트렌드가 확산하며 도서관 내 중·소규모 스터디룸 및 커뮤니티 공간이 매우 부족하게 되었습니다. 2013년 의과대학 컴퓨터실습실(CBT) 공간이 유치됨에 따라 도서관 내 첨단 교육 공간(475㎡)이 갖춰지는 듯하였으나, 실습실 주관부서인 의학교육실의 교육 및 수업 외 사용이 불가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도서관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실정이었습니다. 이에, 의학도서관 공유 공간 설치를 위해서는 도서관법 기준에 따라 약 696㎡의 추가 공간 필요하였습니다(당시 기준).

전자자원의 폭발적인 증가로 이미 의학도서관에서는 고도화된 장서 개발 및 정보 서비스는 갖추어져 있으나, 이용자가 도서관에서 전자자원을 이용할 수 있는 첨단 장비 및 공간은 부족하였고, 컴퓨터 외 전자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브라우징 공간이 없어 태블릿 PC, 모니터, 모바일 등 디지털 장비가 전혀 없는 실정이었습니다. 또한, 사서의 다양한 연구 컨설팅 및 이용자의 정보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사서와 연구자가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공동 학습 공간 수요에 대응하고자 기존의 사무실 및 공용 공간으로 사용되었던 장소를 공동학습실로 변경하여 사용하였으나, 예약관리시스템, 프레젠테이션 장비 및 적합한 PC가 갖춰져 있지 않아 제 역할로 사용되지 못하고 휴게실과 같이 방치된 상태로 운영되었습니다. 이 밖에도 도서관의 기본적인 기능인 문화와 소통 커뮤니티 공간도 부재하였고 사무공간 또한 별도로 분리되지 않아 업무 수행 시 발생하는 소음으로 이용자와의 마찰이 지속되었습니다.

3. 새 의학도서관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여정

시간이 흐르면서 건축물의 법적 내구연한이 초과되고, 도서관이 변화하는 학습 트렌드 및 도서관의 역할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대두되면서 의학도서관 신축/리모델링 필요에 대해 현안 보고가 이루어졌습니다. 2013년, 그렇게 의학도서관 신축 사업은 첫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이후 2014년 6월 의과대학 비전위원회에서 ‘세상 어디에도 없는 도서관 건립 캠페인’을 선언하였고, 2015년 5월 의과대학 발전후원회를 중심으로 건립추진단을 설립하여 본격적인 재건축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2017년 재건축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설계 공모를 진행한 결과 가아건축사사무소의 ‘세상을 밝히는 빛의 도서관’이 최종 선정되어 본격적인 실시 설계에 착수하게 되었습니다. 도서관에서는 의학도서관의 공간 조성과 배치를 위해 구성원들의 의견을 조사하고, 국내외 여러 도서관을 벤치마킹하였으며, 구성원의 여러 요구와 시대적 변화에 따른 여러 환경 변수를 반영하여 최종 설계가 확정되었습니다. 2018년 시공사 선정을 시작으로 이후 착공을 위한 여러 인허가 요청 작업들이 진행되었고, 2020년 1월 17일 마침내 종로구청으로부터 건축허가를 최종 승인받아 같은 해 6월 22일 공사를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착공을 위해서는 기존 도서관을 이전해야 했습니다.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는 지리적 특성으로 층수 제한 및 신축이 쉽지 않아 만성적인 공간 부족에 시달리는 상황으로 약 16만 책의 장서, 600석 규모의 열람석, 정보교육실 등을 이전할 만한 공간을 찾는 것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여러 대안 및 협의를 거쳐 2019년 11월 의학도서관 이전에 따른 운영 방안을 대학에 보고하여 자료실은 융합관 6층, 열람실은 융합관, 학생관, 교육동으로 분산하여 운영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2020년 3월부터 기존 도서관을 휴관하고 임시도서관 이전 및 장서 이관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배정된 공간이 굉장히 협소하여 보유하던 집기 대부분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구 도서관의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의미 있다고 판단되는 집기류 몇 점을 제외한 대부분 집기는 폐기하였고, 서비스의 규모도 새로 배정된 임시도서관 면적에 맞게 축소하였습니다. 자료실은 1.5만 책 규모로 축소되었고, 자료실 내 좌석은 2석, 전자자료 검색을 위한 PC 1대가 전부였습니다. 열람실은 400석 규모, 정보교육실은 51석 규모로 조정되어 운영되었습니다.

장서는 약 20만 책 규모로 신축 도서관에서도 이 장서 규모를 최대한 유지하고 싶었으나 공간의 한계, 인쇄책을 더 이상 선호하지 않는 대학의 요구 등 시대적 변화를 받아들여 고문헌, 국내 유일본 등 보존이 필요한 자료를 제외하고는 필요로 하는 기관에 이관하고 남은 장서는 폐기를 결정하였습니다. 약 11만 책의 장서는 경기도 양평에 있는 의과대학 연구지원센터 내 창고로 이관하였으며, 일부 보존이 필요한 중요 자료는 수원보존도서관으로 이관하였습니다. 이렇게 임시 도서관 이관작업을 마치고 2020년 11월 27일 의학도서관은 철거되었고, 같은 해 11월 30일 의학도서관 재건축 기공식이 개최되었습니다.

수원보존도서관 고문헌 이관

사진 10. 수원보존도서관 고문헌 이관 (출처: 서울대학교 의학도서관),

사진 11. 20205월 이관 작(출처: 서울대학교 의학도서관)

의학도서관 철거 중 사진(2020.10.) 통로

사진 12. 의학도서관 철거 중 사진(2020.10.) (출처: 서울대학교 의학도서관),

사진 13. 의학도서관 재건축 기공식 (출처: 서울대학교 의학도서관)

4. 신축 의학도서관 건축 개요

기존의 의학도서관 건물은 교육수련을 위한 종합실습실과 도서관이 하나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재건축되는 도서관 역시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로 건축면적은 2,580㎡, 연면적 15,154㎡로 도서관과 종합실습실이 붙어 있는 형태로 건축되고 있습니다. 건축비는 약 400억 원이고, 도서관 구역 공간구성 및 집기류로 40억 원이 소요되었습니다. 도서관은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약 5,220㎡(구관 4,366㎡)를 사용할 예정입니다.

도서관 층별 배치를 우선 살펴보겠습니다. 지하 1층은 아카이빙 영역으로 도서관의 근간이 되는 주요 자료들을 보관하는 공간입니다. 1층은 교양문화 영역으로 과거를 기억하고 구성원들이 교양서적, 잡지 등을 읽으며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에서 심신의 안정을 취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2층은 전공학술 영역으로 본격적인 학문 탐구를 시작하는 공간입니다. 이곳에서는 의학인쇄자료와 전자자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3~4층은 개인 학습영역인 열람실(개인 학습실)로 구성하여 개개인이 학문을 연구하고 수련하면서 구성원들이 의학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5층은 공동학습 영역으로 학문을 탐구하고 연구와 수련을 하는 과정을 통해 의학자로 비상할 수 있는 비전의 공간입니다. 또한, 동료, 선후배 등 다양한 계층과 집단이 모여서 학문과 지식을 공유하고 나누는 공동학습실과 옥상정원이 배치됩니다.

신축 도서관은 문화재, 고궁 등 종로구의 특성상 건축과 관련된 여러 규제로 인하여 용적률 상향이 어려워 기존 도서관 대비 면적의 큰 증가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따라서 제한된 공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하고자 시대에 맞지 않거나 기능이 중복 또는 한정된 시설/공간은 과감히 축소하거나 폐지하여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로 하였습니다.

기존 도서관은 회의실, 교육실, 검색실 등 용도에 따라 공간을 정해두고 해당 용도 외에는 사용하기 어려워 공간 가동률이 매우 저조하였으나 새로운 도서관은 이러한 경계를 과감히 제거하여 공간 가동률을 극대화하는 방안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대표적으로 신축 도서관에는 회의실, 교육실이 없는 것이 특징인데 가동률이 떨어지는 회의실, 교육실은 이용자 공간으로 전환하여 당장은 이용자에게 넓고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고 미래에는 새롭게 발생할 공간 수요에 대비하는 목적으로 공간을 운영하게 됩니다. 대신 회의, 교육 등일 필요할 경우에는 기존의 사무실 공간, 공동학습실, 의학전자자료실에 마련된 세미나실 또는 더욱 큰 공간이 필요하다면 의과대학 내 유휴 교육실 등을 사용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공간의 재배치와 다목적 활용 계획으로 전체적으로 도서관 내 모든 공간의 가동률이 올라가는 긍정적 효과가 예상됩니다.

5. 신축 의학도서관 공간 구성

[자료실 구역]

각 공간의 세부 기능을 살펴보겠습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은 자료실 구역입니다. 우선 지하 1층 보존서고는 약 10만책 규모의 장서를 보관할 수 있으며 불투습 패널 마감, 자동소화장치, 모빌렉 서가 등 기본적인 보존서고 설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 곳 보존서고에는 대한의원, 경성제대 시절 보유 도서 등 귀중도서, CMB 재단의 지원으로 확충된 중요 의학 학술지 등 약 9만책을 보관할 계획입니다.

1층은 병원 지하와 혜화역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는 주요 통로가 있으며, 개관 후 병원과 의과대학 구성원이 가장 많이 통행하게 될 공간입니다. 이 공간은 구성원들이 편하게 휴식하며 문화적 기능을 누릴 수 있도록 교양자료실, 라운지 그리고 의과대학의 역사문화공간으로 구성하였습니다.

교양자료실은 의과대학 구성원들의 마음의 안식처가 될 수 있도록 조성됩니다. 최대 약 15,000책의 장서를 수용할 수 있는데 쾌적한 이용성을 위하여 지속적인 장서 폐기와 신규도서 입수로 장서 총량은 유지하고 장서의 품질은 높여 기존 보존 중심이 가미된 도서관 정책을 벗어나 순수 이용과 휴식의 개념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 공간 역시 효율적 공간 운영을 위해 교양자료실과 인접한 로비를 하나의 공간 개념으로 조성하여 한정된 공간을 최대한 넓고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자료실부터 로비로 이어지는 벽면서가와 열람책상 의자 등을 활용하였으며 일부 공간은 향후 문화전시, 행사 등을 개최할 수 있도록 운영할 예정입니다.

신축 의학도서관 예상도

사진 14. 신축 의학도서관 예상도 (출처: 가야건축설계사사무소),

사진 15. 신축도서관 메인홀 예상도 (출처: 가야건축설계사사무소)

2층은 전공자료 구역으로 의학자료실과 의학전자자료실로 구성됩니다. 설계 당시에는 2층 전체가 자료실로 기획되었으나, 전공서적은 인쇄자료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는 내부 구성원들의 의견과 쾌적한 이용 환경 및 시대적 변화를 받아들여 자료실을 1만 책 규모로 축소하는 대신 열람 공간과 전자자료 이용을 위한 공간을 확충하였습니다.

의학 분야의 경우 정보의 최신성과 즉시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인쇄자료보다는 전자자원을 주로 활용합니다. 따라서 의학자료실 서가에는 필수 전공 인쇄자료만 배치하는 대신 장서의 품질을 지속적으로 관리하여 항상 필요한 자료가 필요한 곳에 있도록 자료실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의학전자자료실은 다양한 미디어 기기, PC, 대화면 모니터 등을 갖추어 수술 영상, 각종 임상자료 등을 시각적으로 확인하고 필요시 이에 대한 토론, 공동 학습 등이 가능한 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입니다. 학문의 특성상 시청각 자료가 많고 이를 위한 공간 역시 필요하므로 구성원들의 연구에 불편함이 없도록 다양한 장비와 공간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자료실 정중앙에는 세미나실 및 해부학 관련 장비를 도입하여 학생들이 실습실 이외에서도 도서관에서 언제든지 자유롭고 편안한 환경에서 학습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학습 구역]

3층부터는 학습 공간입니다. 공간별로 다양한 콘셉트로 조성되어 이용 목적 및 선호에 따라 공간을 선택하여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습니다. 최근 공공도서관은 학습실 기능을 하는 열람 공간을 없애는 추세이지만, 대학도서관은 특성상 연구학습을 지원하는 열람실도 중요한 상황으로 공부방 차원을 넘어 쾌적한 개인의 연구학습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바꾸었습니다. 우선 열람실은 과거와 달리 외부인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며, 모든 좌석은 무인 예약시스템으로 운영됩니다. 대열람실은 3층과 4층(복층) 구조로 이루어진 공간으로 14m의 높은 층고와 유리로 된 외벽으로 넓은 공간감과 밝은 채광이 특징인 공간입니다. 혜화역에서 서울대병원으로 가는 길목 이 전면으로 보이도록 설계되어 의학도서관의 상징적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중열람실은 3층에 위치하고 약 8m의 높은 층고와 아치형의 독특한 천장 구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4층에는 공간적 특색은 없지만 1인 독립 분할 좌석 위주로 구성하여 장시간 개인학습이 가능한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대열람실 예상도

사진 16. 대열람실 예상도 (출처: 가야건축설계사사무소),

사진 17. 중열람실 예상도 (출처: 가야건축설계사사무소)

의학도서관의 열람실 좌석은 기존 대비 약 1.5배에서 최대 2배 넓게 설계하였습니다. 당초 설계는 일반적인 좌석 기준으로 되어있어 좌석 수 확보는 가능하지만, 기존 도서관에서 문제로 제기된 불편하고 좁은 좌석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제한된 면적에 많은 인원을 수용하면 냉난방 환기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설계 변경을 통해 좌석 수를 대폭 줄이고 좌석 면적을 대폭 늘렸습니다. 과거 고속버스 기준으로 45인승 일반 버스와 우등 버스의 차이로 생각하시면 그 쾌적성을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대신 부족한 열람석은 기타 유휴 공간에 기존보다 적은 면적으로 할당하여 노트북 또는 초단시간 이용을 하는 이용자들이 취사 선택하여 이용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총 열람실 좌석 수는 기존 대비 소폭 감소하여 서류상으로 각종 도서관 평가 등의 정량적 평가지표에는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좌석의 효율적 운영(가동률 극대화), 넓은 점유 면적에서 나오는 쾌적성, 건축적 특성에 따른 개방감 등 양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구성원들의 만족도 그리고 그러한 결과에 기인한 구성원들의 연구·학습 효율 개선 등의 정성적 측면에서는 실질적으로 그 페널티를 상쇄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는 새로운 시대 변화에 맞추어 도서관 역할과 기능 그리고 평가 기준을 재정립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5층은 공동학습실과 옥상정원으로 하늘이 보이는 탁 트인 공간적 특성으로 다양한 구성원들이 서로 협업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당초 설계에 반영된 회의실과 교육실은 폐지하고, 그 기능을 공동학습실로 통합시켰습니다. 교육, 회의가 필요할 경우 비어있는 공동학습실을 활용하여 하나의 공간에서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는 과거 도서관이 용도별로 공간을 나누어 운영함으로써 야기되었던 단점을 보완하여 공간 가동률을 극대화한 것입니다. 이처럼 전통적인 도서관에서 다소 정적으로 운영된 공간 개념을 동적인 개념을 개선해 나갈 계획입니다.

공동학습실 예상도

사진 18, 19. 공동학습실 예상도 (출처: 가야건축설계사사무소)

6. 맺음말

의학도서관은 2024년 12월 준공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현재 준공 막바지 작업으로 도서관에서는 건축사와 연계하여 내부 마감에 대한 시공 품질 향상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준공이 완료되면 2025년 4월 개관을 목표로 내부 인테리어, 집기류, IT 장비, 사인 등을 위한 여러 입찰, 디자인 작업 등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의학자 양성을 지원하는 기관으로서, 최상의 도서관 시설과 연구·학습 환경을 제공하여 대한민국 의학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현재 사서들은 개관 작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2025년 앞으로 100년을 이어갈 새로운 의학도서관의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참고문헌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사. 2008. 서울대학교 출판부.

담당부서 : 국제교류홍보팀 (02-590-07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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