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젊은이에게 활기를 불어넣어 준 벨기에 페르메케공공도서관 클라스 반고르프 사서를 만나다
  • 작성부서 국제교류홍보팀
  • 등록일 2023-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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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 조금주

넥스트 라이브러리 대표


편집_ 계난영



르메케공공도서관(Bibliotheek Permeke)은 2005년 4월 22일에 개관한 벨기에 앤트워프(Antweerpen)시 중심부에 있는 가장 큰 공공도서관이다. 페르메케공공도서관 본관 앞에는 커다란 새 조형물, ‘럭키 버드(Lucky Bird)’가 날개를 퍼덕이며 사람들을 환영하고 있고 그 뒤편으로는 페르메케라는 작은 글자가 적힌 녹색 유리 건물, 청소년 전용공간 ‘큐브(cube)’가 있다. 페르메케공공도서관 큐브 안쪽으로 들어서니 자신이 도서관의 ‘맥가이버1)’라고 소개하는 클라스 반고르프(Klaas Vangorp) 사서를 만날 수 있었다. 반고르프 사서는 페르메케공공도서관과 청소년 전용 공간 큐브와 그의 업무와 철학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페르메케공공도서관 본관 건물과 빅 럭키 버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1. 빅 럭키 버드와 본관 건물(출처: 조금주)


조금주: 안녕하세요. 먼저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반고르프 사서: 제 이름은 클라스 반고르프(Klaas Vangorp)이고, 2006년부터 앤트워프공공도서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용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찾아주는 레퍼런스를 업무를 하고 있으며, 매주 어린이들에게 코딩을 가르칩니다. 코딩 수업은 스크래치(scratch.mit.edu)를 이용하거나, 가장 인기있는 ‘레고 위두(Lego WeDo)’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이 외에도 전산 담당으로 IT 문제를 해결하고, 도서관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시스템과 응용 프로그램에 대해 직원들을 교육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의 주특기는 즉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생기면 해결책을 매우 빠르게 찾아내는데 능숙하지요. 그래서 ‘맥가이버링(MacGyvering, 손에 있는 것으로 만들거나 고치는 것)’은 제가 매일 하는 일이고, 저는 이 일을 좋아합니다.

클라스 반고르프 사서의 모습이다.

사진 2. 클라스 반고르프 사서(출처: 조금주)


조금주: 매우 다양한 업무를 하고 계시네요. 반고르프 사서께서 페르메케공공도서관에서 근무하시기 전에는 어떠한 일을 하셨는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이전에 하셨던 일들이 현 업무에 도움이 되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반고르프 사서: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기 전에는 우체국에서 근무했으며, 야간 근무 책임자였습니다. 우체국에서는 업무를 조직하는 법을 배웠고 리더십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 관련 업체에서도 3년 정도 근무했는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IT 문제해결, 각종 기술을 배워서 현재 도서관 전산 업무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조금주: 페르메케공공도서관 이전의 근무 경력을 들으니 현재 이렇게 다양한 업무를 하실 수 있는 이유를 알겠네요. 이번엔 페르메케공공도서관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페르메케공공도서관은 어떻게 생겨났나요?

반고르프 사서: 페르메케공공도서관 건물은 1926년부터 포드 자동차를 판매하고 정비하던 페르메케 모터스가 사용하던 차고였습니다. 많은 어르신들이 도서관이 유명한 벨기에 화가이자 조각가인 콘스탄트 페르메케(Constant Permeke, 1886~1952)의 이름을 따서 명명했다고 생각합니다만 실제는 이 건물이 차고였을 당시 소유주였던 오스카 페르메케(Oscar Permeke)에게서 따왔습니다. 1982년 영구적으로 폐쇄된 차고는, 이후 ‘도시의 암덩어리’ 같은 존재로 변했습니다. 많은 쥐들이 살기 시작했고, 건물의 용도를 변경하려는 여러 차례의 시도가 있었지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앤드워프 시가 건물을 사서 개조하기로 결정하기까지 거의 20년이 걸렸습니다. 원래는 다목적 행사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었지만,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시는 원래의 목적을 바꾸어 도서관을 건립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도서관 내에는 최대 1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강당이 있는데, 처음부터 도서관으로 설계되었으면 없었을 공간입니다.

도서관 내 강당에서 열리고 있는 행사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 3. 강당에서 열리고 있는 행사 모습(출처: 페르메케공공도서관)

공공도서관을 현재의 위치로 옮기려 했을 때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페르메케공공도서관 부지 주변은 열악한 주거 환경과 마약, 알코올, 각종 범죄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시의회는 도서관 개관이 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기를 희망했습니다. 결국은 그렇게 되었지만 시의회가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훨씬 오래 걸렸습니다. 새로운 주민들이 유입되고, 상점과 시설들이 잇달아 문을 열며 이 동네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조금주: 도서관이 지역을 변화시킨 사례는 많이 있었지만 실제로 제가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 설명을 들으니 더 흥미롭네요. 이번엔 페르메케공공도서관의 서비스 인구, 건물 규모, 직원 수 등 도서관 전반에 관한 정보를 알려주시겠어요?

반고르프 사서: 페르메케공공도서관은 앤트워프시 대표도서관으로, 앤트워프시는 페르메케도서관과 15개의 분관 도서관 네트워크로 구성돼 있습니다. 약 538,000명의 주민과 주변 지역의 주민들을 위해 봉사합니다. 도서관은 2021년 11월에 몇 가지 도서관 규정을 변경했습니다. 주요 변경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전에는 18세까지였던 무료 멤버십을 26세까지로 확장했습니다. 모든 교사를 위해서 무료 멤버십을 제공하고요, 늦게 반납해도 벌금이 부과되지 않도록 연체료를 없앴습니다. 동시에 우리는 이용자와의 대화 시 어조를 더욱 친근하고 긍정적으로 바꾸었습니다. 시민들은 이러한 변화를 환영했습니다. 도서관 건물은 약 4,000㎡이고, 직원은 50명(인력 규모(FTE) 35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구성원은 특정 업무를 전문으로 합니다. 도서관 등록 회원은 약 10만 명으로, 이는 전체 시민들의 20%에 가까운 수치입니다.


조금주: 페르메케공공도서관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요?

반고르프 사서: 벨기에에서 자주 인용되는 도서관 슬로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놀랍고 다재다능한 도서관(The Library. So surprising, so versatile).” 저는 바로 이것이 페르메케공공도서관이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하고 흥미로운 컬렉션, 끊임없이 변화하는 이용자의 요구에 맞는 인프라, 이 도시의 거주자만큼 다양한 행사로 방문객을 놀라게 하는 것입니다. 페르메케공공도서관은 후원자, 방문객, 심지어 직원까지 놀라게 만드는 다재다능한 장소입니다.

우리 도서관은 수행하고 있는 모든 일에서 가능한 한 다양한 대상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합니다. 그렇다고 특정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행사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종종 이용자들은 도서관이 다양한 대상을 위해 매우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한다는 사실에 놀랍니다. 아기를 위한 클래식 콘서트, 힙합 공연, 레이저 공연, 책 발표회 등 어린이, 노인 및 모든 사람을 위한 행사를 개최합니다.

2019년 도서관 레이저쇼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한 VR 체험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이다.

사진 4. 2019년 도서관 레이저쇼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한 VR 체험 행사(출처: 페르메케공공도서관)

조금주: 제가 볼 때에는 페르메케공공도서관은 창의적인 워크숍과 새로운 일들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다른 도서관에서는 볼 수 없는 이러한 창작 활동을 하시는 목적이나 의도는 무엇일까요?

반고르프 사서: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도서관의 관심은 우리의 미래인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로 옮겨졌습니다. 우리의 광범위한 워크숍 프로그램은 어린이의 관심과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읽기 능력 개발에 중점을 두지만 읽기도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언어로도 스토리텔링 세션을 많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STEA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s, Mathematics) 워크숍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인근 지역의 학교나 가정에서는 이러한 교육을 제공할 충분한 자원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조금주: 페르메케공공도서관이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새로운 시도들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프로젝트나 프로그램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반고르프 사서: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중 하나는 학교 학생들이 도서관에 방문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전에는 학생(어린이)들이 도서관에 와서 설명을 듣고 30분 정도 책을 고르는 것이 다였지만, 이제는 학생들이 방문할 때마다 책읽기, 퀴즈, 수공예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을 제공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모두 독서 그리고 재미와 관련이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또다른 활동은 레고 워크숍입니다. 도서관에서 레고 워크숍을 제공할 기회가 주어진 것은 저에게 있어 아주 행운입니다. 레고의 성인팬으로서 아이들이 스스로 프로그래밍하고 레고 로봇을 조립하려는 열정을 보는 것이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참가 학생들 중 일부는 수년을 지속적으로 오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레고를 디자인하고, 스스로 기획하고, 그림을 그리며 워크숍에서 자신들의 꿈을 실현했습니다!

다양한 언어와 방식으로 제공되는 어린이를 위한 읽기 세션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5. 다양한 언어와 방식으로 제공되는 어린이를 위한 읽기 세션(출처: 페르메케공공도서관)


아이들이 페르메케공공도서관 코딩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 6. 페르메케공공도서관 코딩 수업(출처: 페르메케공공도서관)

어린이와 청소년 외에도 15~25세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보이스 트레이닝을 포함한 음악 프로그램, STEAM 프로젝트, 미디어 프로그램 등을 녹색 유리로 만들어진 큐브에서 진행합니다. 큐브는 젊은이들이 모여서 과제를 하고,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표현하는 공간입니다. 홍보도 하지 않는데, 하루에 100명 이상이 찾는 인기 공간이 됐습니다.


젊은 사진 작가, 리차드 프리덤 아게망(Richard Freedom Agyemang)의 사진이 전시된 페르메케공공도서관 큐브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 7. 젊은 사진 작가, 리차드 프리덤 아게망(Richard Freedom Agyemang)

사진이 전시된 페르메케공공도서관 큐브(출처: 페르메케공공도서관)


조금주: 현재 페르메케공공도서관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반고르프 사서: 페르메케공공도서관의 현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몇 가지 프로젝트가 진행중입니다. 청소년 구역의 가구와 인테리어가 노후화되어 이번 여름에는 새롭게 단장할 계획입니다. 이번 리노베이션은 어린이 이용자가 도서관을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할 것입니다. 더 중요한 과제는 이용자에게 지속적으로 다가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꽤 잘하고 있고, 또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우리 사회를 주시하고, 이용자들이 놀랄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역 예술가의 시와 그림으로 장식된 도서관 내부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 8. 지역 예술가의 시와 그림(천장)으로 장식된 도서관 내부

(리노베이션 예정 공간)(출처: 페르메케공공도서관)

조금주: 한국의 도서관과 사서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반고르프 사서: 사서는 원래 구글(Google)입니다! 우리에게는 여전히 중요한 역할이 있습니다. 잘못된 정보, 문맹, 무지, 불의와 맞서 싸우는 것입니다. 우리는 정보 과잉 시대의 안내자로서 사람들에게 길을 보여줍니다. 저는 종종 미국 대학도서관이 한 다음과 같은 훌륭한 진술을 인용합니다.


우리는 도서관이다. 우리는 발견에 영감을 준다.

우리는 진실을 옹호한다. 우리는 지적 자유를 보장한다.

우리는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 우리는 모두에게 열려 있다.

우리는 도서관이다.


We are the library. We inspire discovery.

We stand up for truth. We defend intellectual freedom.

We protect privacy. We are open to all.

We are the library.



1) 1985년부터 1992년까지 미국 ABC 방송국에서 방영한 드라마로, 우리 나라에서도 방영된 바 있음. 주인공 맥가이버는 총기 사용을 지양하고 다양한 도구들만을 이용해 악당을 제압하는 인물로, 생활에서 임기응변에 능하고 도구를 이용해 문제를 잘 해결하는 사람을 맥가이버라 부르기도 한다.(참고: 나무위키)

담당부서 : 국제교류홍보팀 (02-590-07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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