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서관협회(ALA), 코로나19 관련 특별 보고서 ②
  • 작성부서 국제교류홍보팀
  • 등록일 2021-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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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프로그램

코로나 사태로 인해 봉쇄 조치가 시행되면서 대부분의 도서관 건물이 문을 닫았으나 도서관 직원들은 이용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혁신적인 서비스 전략들을 고안했다. 손편지를 보내고 비디오 게임을 이용하고 도서관 모양의 새모이통을 만들고 카약을 타고 나가 야외에서 독서 토론 모임을 진행하는 등 사서들은 팬데믹이라는 전례없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혁신정신을 보여주었다.

몬태나주 헬레나의 ‘루이스앤클라크도서관(Lewis and Clark Library)’은 ‘할머니·할아버지께 보내는 편지’라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어린이들이 실버타운에 고립되어 있는 노인들에게 자신이 그린 그림이나 카드를 적어 보내도록 했다. 켄터키주 ‘매디슨 카운티 공공도서관(Madison County Public Library)’은 지역의 실버타운 거주자들을 위해 온라인 노래방 행사를 개최했다.

한 사서는 가상공간에서 이용자들을 만나기 위해 인기 비디오 게임인 ‘모여봐요 동물의 숲(Animal Crossing: New Horizons)’을 이용했다. 이 게임에서 참가자들은 무인도 하나를 선택해 건물을 짓고 가구를 만들고 집을 꾸민다. 그런 다음, 전세계의 게임 참가자들이 서로의 섬을 방문할 수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톤 카운티 공공도서관(Charleston County Public Library)’ ‘백스터-패트릭 제임스 아일랜드(Baxter-Patrick James Island)’분관의 청소년 서비스 담당자인 티나 체노에스(Tina Chenoweth)는 이 게임에서 어린이실을 갖춘 도서관을 지었다. 도서관 이용자들은 이 섬을 방문하고 도서관에 게임 아이템을 기부하는 등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존슨초등학교(Johnson Elementary School)의 사서인 레베카 플라워즈(Rebecca Flowers)와 목공예 작업자인 케빈 츠왈린(Kevin Cwaline)은 버지니아주 샬러츠빌(Charlottesville)에 있는 자신들의 집 뒷마당에 ‘새 도서관(Bird Library)’을 만들었다. 두 사람은 전년도에 노르웨이 카페를 주제로 한 새모이통이 크게 인기를 끈 것에 착안해 코로나 사태가 시작되기 전에 ‘새 도서관’을 만들었으나, 코로나로 인한 봉쇄 기간 중에 많은 사람들이 이 도서관에서 마음의 위로를 얻었다. 이 도서관에는 새의 눈높이에 맞게 손으로 직접 만든 서가와 대출데스크(새모이통)가 있다.

학술도서관은 시험기간처럼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기간에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제공한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기말고사가 온라인에서 치러질 때 ‘플로리다주립대학교 도서관(Florida State University Libraries)’은 학기말 스트레스 퇴치 행사를 디지털로 만들었다. 학생들은 온라인 방탈출 게임(escape room)에 참가하고, 자가격리 빙고 게임을 하고, 집에서 홀치기 염색을 하는 법을 배웠다.

거리를 좁힌 학교도서관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된 후 학교도서관도 신속하게 도서관의 역할을 온라인 수업 중심으로 전환했다. 메릴랜드주 ‘캘버트 카운티 공립학군(Calvert County Public Schools)’은 어메이징 레이스(Amazing Race) 보물찾기나 ‘자연사 기념일(National History Day)’ 행사와 같이 코로나 사태 이전에 하던 여러 행사들을 온라인 상에서 진행했다.

학교도서관은 봉쇄 조치로 인해 집에 있는 학생들과 교실 간의 거리를 좁히고 학생과 교사 모두를 참여시키는 혁신적인 프로그램과 자료를 만들어내는 인큐베이터가 되었다. 학교도서관은 또 이용자들이 비디오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이용하고, 디지털 토론장을 이용하고, 문자를 통해 학교 과제와 수업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도구들을 제공했다.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또 다른 활동인 작가와의 만남 역시 디지털로 제공되었다. 루이지애나주 바튼 루즈(Baton Rouge)의 학교도서관 사서인 아만다 존스(Amanda Jones)는 도서관 휴관 후에도 사람들이 계속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책의 저자를 만나는 기쁨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했다. 존스는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읽고 작가에게 질문하는 학생들의 상기된 얼굴을 보는 일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학생과 교사 그리고 청소년 도서 작가들이 온라인 상에서 만나 글을 쓰는 과정과 지금 쓰고 있는 책, 대중문화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뜻밖의 외출

오프라인 프로그램을 재개한 도서관에서도 코로나 이전에 하던 활동들을 제공하기 전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했다. 위스콘신주 위스콘신 래피즈(Wisconsin Rapids)의 ‘맥밀란 기념도서관(McMillan Memorial Library)’은 야외에서 탈출 게임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서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휴대폰을 이용하고 분필로 벽에 그림을 그리면서 퀴즈를 풀어갔다.

코네티컷주 미들타운(Middletown)의 러셀도서관(Russell Library)에서는 이용자들이 각자 자신의 보트를 타고 2미터 거리두기를 하면서 북클럽을 진행했다. ‘카약 위에서 나누는 책 이야기(Book Yak on a Kayak)’라는 이 프로그램은 카약과 카누 타기에 관한 책을 선정했다. 참가자들은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으나 마스크가 그들의 열정까지 가리지는 못했다. 도서관의 혁신 정신이 없었다면 이 북클럽 모임은 취소되었을 것이다.

주류가 된 온라인 스토리타임

코로나 사태로 인해 가장 보편화된 프로그램은 디지털 스토리타임일 것이다. 미국 전역의 도서관들이 스토리타임을 가상 공간으로 옮겨서 진행했는데, 때로는 작가와 배우, 음악가, 심지어는 전직 대통령과 영부인 등 유명인사들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시카고공공도서관(Chicago Public Library)의 ‘도서관에서 전하는 소식(Live from the Library)’ 페이스북 시리즈에서는 시카고 시민인 버락 오바마 전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여사가 게스트 스토리텔러로 참여해 피터 H. 레이놀즈(Peter H. Reynolds)의 「단어수집가」를 읽는 영상을 소개했다.

미셸 오바마 여사는 자신의 삶에서 도서관이 한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처음 도서관에 갔던 날 저는 중요한 사람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도서관 카드는 지식과 경험의 세상으로 가는 문을 여는 열쇠가 되어주었습니다”라고 회상했다.

2020년에 우리는 어떻게 독서를 했는가

2020년에는 도서관 이용자들의 대출 습관이 크게 변화하고 전자책 이용률이 급증했다. 도서관에 전자책과 오디오북, 비디오를 공급하는 오버드라이브(OverDrive)는 전세계적으로 자사 고객들이 2019년 대비 40% 증가한 총 2억 8,900만권의 전자책을 대여했다고 밝혔다. 안전하게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독서를 즐기기에 비대면으로 전자책을 빌리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디지털 도서 대출률도 신기록을 수립했는데, 102개 공공도서관시스템 각각에서 이용자들이 100만권 이상의 전자책을 대출했다. 이 중 29개 도서관시스템은 최초로 100만권을 돌파했다.

도서관 건물의 문이 닫힌 상황에서 도서관들은 디지털 도서관 카드 발급을 새로 시작하거나 늘렸다. 플로리다주의 ‘사라소타 카운티 도서관(Sarasota County Libraries)’은 도서관을 휴관한 지 불과 수주일 만에 e-카드를 제작하여 발급하기 시작했다.

86개 도서관이 문을 닫은 3월에 ‘로스엔젤리스 카운티 도서관(Los Angeles County Library)’은 90일간 사용할 수 있는 임시 디지털 도서관 카드를 발급했다. 이 카드로 이용자들은 전자책과 오디오북, 잡지, 영화, TV, 학교 과제 도움, 온라인 수업 등 도서관의 모든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우리 지역의 영웅들

도서관 카드 신청 홍보의 달인 9월에 일리노이주 엘진(Elgin)의 ‘게일 보든 공공도서관지구(Gail Borden Public Library District)’ 사서들은 연례적으로 진행되는 이 행사를 이용해 코로나 사태 동안 최일선에서 바이러스와 싸운 사람들을 지지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도서관은 이들의 사진에 슈퍼영웅 망토와 보호용 가리개를 씌운 후 도서관의 ‘사회적 거리두기형 보물찾기’에 참여한 지역 상점들의 창문에 전시했다. 보물찾기를 통해 참가자들은 e-오디오북이나 스트리밍(streaming)과 같은 도서관의 온라인 서비스들로 이동할 수 있었다.

사서들은 또 지역 주민들이 필요한 자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영웅적인 활동을 수행했다. 캘리포니아주 ‘헤이워드 공공도서관(Hayward Public Library)’은 도서관 카드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면서 특히 미등록 이민자들에 대한 장벽을 없애는데 관심을 기울였다. 또 수백 대의 태블릿과 핫스폿 등의 기기를 배포하여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자 노력했고, 차가 없어서 도서관의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새 이동도서관 차량을 마련할 수 있는 기금을 조성했다.

자료 픽업 서비스와 연체료 폐지

도서관이 문을 닫거나 이용자들이 건물 안에 들어오는 것을 꺼려하면서 자료를 사전 예약한 후에 픽업하는 서비스가 인기를 끌었다. 도서관들은 흔히 소매상점에서 제공하는 이 서비스를 창의적으로 홍보했다. 텍사스주 ‘해리스 카운티 공공도서관(Harris County Public Library)’이 제작한 픽업서비스 홍보 비디오에서 이 도서관의 프로그램 제작 담당자인 존 샤퍼(John Schaffe)는 카우보이 모자와 항공기 조종사 선글라스를 쓰고 ‘커브사이드 래리(Curbside Larry)’로 분장한 후 자동차 세일즈맨의 과장된 스타일로 도서관의 픽업 서비스를 홍보했다. 유튜브에 공개된 이 비디오는 50,000건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월간 텍사스」(Texas Monthly)와 유명 월간지 「서던 리빙」(Southern Living)에도 소개되었다.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도서관은 연체료를 없애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왔다. 2019년에 채택된 ALA 결의안에서는 연체료가 “도서관 자료와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경제적인 장벽이 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코로나 사태를 겪은 후 많은 지역에서 이를 시행에 옮겼고, 3월 이후 도시도서관협의회(Urban Libraries Council)의 160여개 회원 도서관 중 91곳이 연체료를 없애기로 결정했다.

도서관 자료의 안전한 처리

코로나 사태로 도서관 자료의 안전성에 관한 의문이 제기됐고, 과거처럼 사람들이 안심하고 도서관 자료를 빌려 갈 수 있게 하려면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나 사서들은 자료 보존 전문가이지 자료 살균 전문가는 아니었다. 또 코로나 바이러스가 책과 비디오 케이스에서 얼마나 오래 생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2020년 내내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면서 여러 도서관에서는 반납 자료를 72시간 격리하는 방침을 채택했다.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 이러한 방침이 필요하기는 했으나 이로 인해 학술 도서관에서는 값비싼 교과서를 대출하기 위한 대기시간이 크게 늘어났다.

2020년에 REALM(REopening Archives, Libraries, and Museums Project)프로젝트는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자료와 표면에서 생존하는 방법과, 다양한 예방 및 살균 조치의 효과를 이해하기 위해 8번에 걸쳐 테스트를 진행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시대의 학습

2020년에 우리는 교실이 하나밖에 없었던 옛날 학교의 시대로 돌아갔다. 19세기처럼 나무 난로가 있는 작은 학교 건물이 아니라 각종 앱과 원격 수업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개인용 컴퓨터와 노트북, 태블릿이 있는 거실 학교다.

원격 수업에도 불구하고 학교도서관 사서들은 여전히 수업 파트너이자 교사, 지도자, 정보 전문가, 프로그램 관리자라는 다섯 가지 역할을 해냈다. 코로나로 인한 봉쇄 상황 속에서 계속 수업을 진행하고자 애쓰는 학교에서 사서가 갖고 있는 고유한 기술은 교사와 학생들에게 너무도 소중한 자원이라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학교 도서관은 학생들의 가정으로까지 확장되어 화상전화, 이메일, 전화, 문자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 상에서 서비스를 제공했다. 사서들은 온라인 북클럽, 스토리타임, 소리내어 읽기 등을 통해 계속해서 독서 활동을 증진했다. 심지어는 게임과 메이커스페이스 활동도 온라인 상에서의 학습 프로그램으로 진화했다.

미국학교도서관사서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School Librarians)는 2020년에 휴교령이 지속되는 동안 몇 차례의 설문조사를 통해 학교도서관 사서들의 활동을 기록했다. 4월 설문조사에서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학생들을 위해 온라인 자료의 접근성을 확대하고, 대출기간을 늘리고(책은 등교 수업이 재개될 때 반납), 온라인 상에서 도움을 제공했다고 답했다.

2020년 한해 동안 학교도서관사서협회는 학교도서관 사서와 학교 도서관들이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에 계속 기여했음을 확인했다. 이후의 설문조사에서 학교도서관 사서들은 원격 수업, 대면 수업, 또는 혼합 수업에 상관없이 팬데믹 상황에 맞추어 전자책 대출을 홍보하고, 대면 수업 시 책 수레를 교실로 가져가 학생들이 교실에서 책을 대출할 수 있도록 하고, 교사들과 함께 수업을 진행하는 등 여러 가지 역할을 수행했다고 보고했다.

학교도서관 사서들은 팬데믹 일기와 같이 혁신적이고 의미 있는 교육 방법들을 개발해냈다. 뉴저지주 ‘홀름델 타운쉽 학군(Holmdel Township School District)’의 학교도서관 사서인 스티브 테트롤트(Steve Tetreault)는 영어와 사회 혼합 수업을 진행하면서 자기주도형 학습의 일환으로 학생들에게 팬데믹 동안의 경험에 대해 써보도록 했다.

창의성을 보여준 학술도서관과 공공도서관

텍사스대학교(University of Texas) 산 안토니오(San Antonio) 분교 도서관은 지역사회의 협력관계를 활용하여 활동 범위를 넓혔다. 다른 급우들에게 연구 기법과 관련한 도움을 제공하는 학생 멘토들은 지역의 문해성 진흥기관인 제미니 잉크(Gemini Ink)와 협력하여 온라인 북클럽인 ‘빅 텍사스 리드(Big Texas Read)’를 홍보했다. 학생 멘토들은 학내에서 입소문을 내고 텍사스주에 거주하는 작가들에게 기술 지원을 제공했다.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고 도서관이 휴관하면서 도서관에서 혼자 또는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그 습관을 유지하도록 독려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메릴랜드주 프로스트버그주립대학교(Frostburg State University)의 사서들은 계속해서 온라인 상에서 서비스를 제공했다.

디트로이트의 ‘웨인주립대학교 도서관(Wayne State University Libraries)’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한 번도 캠퍼스를 방문해보지 못한 신입생들을 위해 오리엔테이션 비디오를 제작했다. 학생 지원을 담당하는 사서 베로니카 비에라트(Veronica Bielat)는 불확실한 시기에 학생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안정감을 느끼도록 돕기 위해 이 비디오를 제작했으며, 이 비디오가 “두려움을 줄여준다”라고 말했다.

공공도서관에서는 어린이 담당 사서들이 원격 수업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들을 활용했다. 캘리포니아주 ‘산타 클라리타 공공도서관(Santa Clarita Public Libraries)’의 수석 어린이 담당 사서인 리자 퍼디(Liza Purdy)는 “내가 사서로서 하는 모든 일은 내가 정말 그리워하고 사랑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은 우리 이용자들에게 전달되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기술을 거쳐야 했다”라고 썼다. 퍼디 사서는 자신의 휴대폰과 컴퓨터, 그린 스크린 등으로 실험을 하면서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뮤직비디오 등 풍부한 콘텐츠를 개발했다.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British Colombia)주의 ‘웨스트 밴쿠버 도서관(West Vancouver Library)’에서는 화상전화를 이용하여 증강 현실과 인공지능에 관한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어린이들은 증강 현실을 이용해서 직접 이모티콘을 만들면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웠다. 어린이들은 또 크롬 뮤직 랩(Chrome Music Lab)의 송 메이커(Song Maker)를 이용해서 함께 노래를 만들었다.

온라인으로 이동한 북클럽

북클럽들도 팬데믹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이동했다. 문학에 대한 열띤 논의의 장이 화상전화 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수년간 매월 정기적으로 북클럽 모임을 가져온 캘리포니아주 산타 마리아 공공도서관(Santa Maria Public Library)과 같은 도서관들은 ‘전화 북클럽’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미네소타주의 로체스터 공공도서관(Rochester Public Library)은 화상전화를 통해 책에 대한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학교도서관 사서들도 북클럽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뉴욕시 ‘존 F. 케네디 고등학교(John F. Kennedy High School)’의 도서관 미디어 전문가인 크리스틴 모가베로(Kristen Mogavero)는 화상전화를 통해 학생 및 교사들과 책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학교의 SNS를 통해 지역 주민들이 다음에 읽을 책을 투표로 정한다.

유색인 공동체에 영향을 끼치는 구조적 불평등에 대한 대응

코로나 사태는 초고속 인터넷 접근성에 존재하는 구조적인 불평등을 악화시킴으로써 여러 유색인 공동체에 심각한 영향을 끼쳤다.

격월간 ‘어메리컨 라이브러리’에 실린 ‘정보 장벽의 철폐(Ending Information Redlining)’라는 글에서 ALA의 트레이시 D. 홀(Tracie D. Hall) 집행이사는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면서 사회적 불평등의 불가분한 연관성이 드러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정보에 대한 공평한 접근성을 가로막는 ‘정보 장벽’은 교육과 고용에서부터 보건, 주거에 이르는 모든 것에 영향을 끼치며 불공정한 사법제도와 높은 수감율로 이어진다.

홀 집행이사는 2046년까지 미국 내 흑인의 76%와 라틴계 인구의 62%가 미국 내 직업의 86%로부터 차단당하거나 그러한 직업에 준비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 도이체방크(Deutsche Bank)의 조사 결과를 예로 들면서 “이 두 공동체는 미래의 경제적 이동성을 위협하는 ‘인종적 기술 격차’를 경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두 개의 재앙: 팬데믹과 제도적 인종차별

전세계가 코로나 사태와 씨름하는 동안 미국은 또 제도적인 인종차별 문제에 직면했다. 5월 25일에 미네아폴리스(Minneapolis)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가 경찰에 의해 살해된 사건이 그 분수령이 되었다.

이 사건이 일어난 직후 ALA 이사회는 흑인과 모든 유색인에 대한 폭력과 차별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도서관 공동체에는 시위를 비롯하여 다양한 형태의 인종차별 반대 활동에 참여하고, 반인종차별을 주제로 한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여 홍보하고, 지역의 정책 개발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투표권을 행사하고, 선거에 출마하여 역사적으로 차별당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것을 요청했다.

미국 전역의 공공도서관들이 인종차별 반대 활동을 진행했다. 이것은 20세기에 남부와 북부의 많은 도서관이 흑백 분리 시설을 운영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의미이기도 했다. 조지아주의 고(故) 존 루이스(John Lewis)의원은 “16살때 형제자매, 사촌들과 함께 도서관 카드를 만들러 공공도서관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도서관은 백인 전용도서관이라 우리는 카드를 만들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라고 했다.

캘리포니아주의 오클랜드 공공도서관(Oakland Public Library)은 조지 플로이드, 아모드 아버리(Ahmaud Arbery), 브렌나 테일러(Breonna Taylor)등의 살해사건에 대응하여 제도적 인종차별, 시위와 사회운동 및 지역사회의 대응, 경찰의 행위와 인종 그리고 사법제도, 자녀들과 인종차별 및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법 등에 관한 자료 목록을 제공했다.

인종차별 관련 조사와 캠퍼스 안팎에서의 학생 지원

학교도서관 사서들은 코로나 사태와 인종차별이라는 심각한 문제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2020년 여름에 미국학교도서관사서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School Librarians) 회장이자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블리드우드(Blythewood)의 ‘웨스트우드고등학교 도서관정보센터(Westwood High School Library Information Center)’ 수석 학교도서관 사서인 캐시 캐롤(Kathy Carroll) 은 “우리가 마지막으로 함께 모인 후에 우리 학생들은 전세계적인 팬데믹과 전국적인 시위, 사회 변화, 그리고 어떤 학생들의 경우에는 개인적으로 힘든 상황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공식 교육 및 학습과 더불어 우리 학생들은 이야기할 것이 있을 것이고 우리는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러한 이야기 중 어떤 것은 어렵고 어쩌면 다소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러한 교류가 우리 학생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도서관 직원들에 대한 행동 요청

ALA 산하 공공도서관협회(Public Library Association)는 공공도서관 직원들에게 인종차별에 대응하여 행동할 것을 요청했다. 협회는 직원들에게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의 정책 강령을 공부하고 확산시키고 거기에 부응하며, 이용자 행동을 처벌하고 범죄화하는 도서관의 보안 정책을 수정하고, 유색인들의 목소리 및 경험에 관한 프로그램과 서비스 및 장서에 예산을 배정하고,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자료를 선정하고 제작할 것을 촉구했다.

도서관에서 일하는 흑인 직원들과 흑인 공동체의 목소리와 경험에 대해 배우고자 하는 사서들을 위한 자료가 급증했다. ALA 웹사이트의 ‘도서관의 대응: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Libraries Respond: Black Lives Matter)’페이지는 이 운동을 지지하고, 경찰 폭력에 대항하고, 인종적 정의를 지지하는 사서들을 위해 선별된 자료들을 제공한다.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 분교 도서관(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 Libraries)’에서는 인종차별에 대응하여 젠더학 및 여성학 전문 사서인 칼라 J. 스트랜드(Karla J. Strand) 가 백인 중심성을 해체하고 연구를 탈식민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도서 목록을 개발했다.

펜실배니아주립대학교 도서관(Pennsylvania State University Libraries)은 “과거와 현재에 미국과 펜실배니아주 그리고 필라델피아 지역에서 발생한 흑인 차별에 관한 정보 자료를 한 곳에” 모았다.

‘도서관의 친구들’ 그룹도 인종차별에 저항하는 싸움에 뛰어들었다. 미네소타주의 ‘세인트폴공공도서관의 친구들 지원위원회(Friends of the Saint Paul (MN) Public Library Advocacy Committee)’는 미네아폴리스 시장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시와 지역 정부가 지역사회를 가장 우선하는 공공안전 정책을 명시하고, 인종차별을 철폐하고, 평등을 추구하고, 노동력을 재건하면서 동시에 시정부와 지역사회가 “도서관에 대해 이야기하고 도서관에 투자할 것”을 촉구했다.

문제 제기는 과도, 서가에서 대표성은 과소

미국도서관협회의 지적자유권사무국(Office for Intellectual Freedom)은 말콤 X(Malcolm X)와 알렉스 헤일리(Alex Haley)가 쓴 「말콤 X의 자서전」(Autobiography of Malcolm X)과 리처드 라이트(Richard Wright)가 쓴 「미국의 아들」(Native Son)과 같이 다양성을 대표하는 도서들이 ‘도전받은 도서 목록’에 자주 오른다고 지적했다.

도서관은 또 장서 개발에서도 불평등을 드러냈는데 유색인 저자와 삽화가들의 책이 크게 부족했다.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 분교의 협동조합아동도서센터(Cooperative Children’s Book Center)는 2017년과 2018년 사이에 비백인 저자들의 책이 34% 증가했으나 이 센터가 청소년용으로 받은 책 중에서는 그 비중이 15%에 불과했다고 보고했다. 미국에서는 비백인이 전체 인구의 39% 이상을 차지하고, 아동의 경우에는 백인 아동이 전체 아동집단에서 더 이상 다수를 차지하지 않는다.

도서관계는 또 2020년도에 도서관계 내의 불평등한 현황에 대해서도 다루었다. 2018년 말 현재, 전체 사서 중 흑인은 6.8%에 불과해 인종과 민족적 다양성이 고질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난다.

허위 정보에 대한 대응

미국에서는 코로나 사태의 발발과 함께 사서들이 정보 분야의 일선 대응자로 신속하게 움직였다. 워싱턴주 킹카운티도서관시스템(King County Library System)의 리사 G. 로젠블룸(Lisa G. Rosenblum) 집행이사는 3월에 진행한 격월간 「어메리칸 라이브러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정말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정보를 지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허위 정보는 우리와 직접 연관된 문제”라고 말했다. 킹카운티도서관시스템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한 사실 정보를 담은 웹페이지를 제작하고 지역의 관련자원에 대한 링크를 제공했다.

코로나19에 대한 허위 정보는 인종혐오, 특히 중국인 혐오와 맞물려 아시아계와 중국계 인구에 대한 편견을 증가시켰다. 중국계미국인사서협회(Chinese American Librarians Association)의 후 주오(Fu Zhuo)회장은 3월 5일자 이메일에서 “중국인이나 아시아인은 적이 아니다. 우리 협회는 특히 코로나 사태라는 엄중한 상황에서 모든 유형의 편견에 단호히 반대한다”라고 말했다. 5월에 ALA 집행이사회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증가하는 인종혐오와 인종차별에 맞설 것을 다짐하는 ‘아시아태평양계 미국도서관협회(Asian Pacific American Library Association)’의 서약에 서명하고 도서관계 내의 다른 그룹들에도 동참을 요청했다.

2020년에 사서들은 백신과 인구조사, 11월 대선에 관한 허위 정보가 난무하고 주류 언론을 ‘가짜 뉴스’로 몰아붙이는 상황에 대응하여 허위 정보에 맞서는 자료들을 제작했다. 시카고공공도서관은 ‘SNS 상에서의 허위 정보’라는 온라인 강의를 통해 SNS의 알고리즘이 암묵적인 편견을 조장하는 방식을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했다.

켄터키주 ‘루이스빌대학교 도서관(University of Louisville Libraries)’은 시민문해력 증진(Citizen Literacy)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이 허위 정보가 만연한 시대에 보다 역량 있는 정보 소비자가 되도록 도왔다. 2020년 선거철의 마지막 기간에 맞추어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알고리즘 이해, 뉴스 읽기, 전문성을 평가하는 방법, 수평 읽기(lateral reading)로 온라인 자료의 진실성을 조사하는 방법, 올바른 정보를 갖춘 유권자가 되는 방법 등 중요한 정보 기술을 전달한다.

도서관에 도움을 요청하세요

ALA 산하 어린이도서관서비스협회(Association for Library Service to Children)는 팬데믹이라는 위급한 상황에서 아동과 그 부모 및 양육자들에게 ‘미디어 멘토’가 되어주는 어린이 담당 사서들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8월에 #LookToLibraries(도서관에 도움을 요청하세요) 캠페인을 출범시켰다. 이 협회의 커비 맥커티스(Kirby McCurtis) 회장은 “부모와 양육자들이 재택 근무를 하면서 자녀의 온라인 수업을 지원하고 아이들의 활동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데, 그 분들이 도서관에서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라고 설명했다.

#LookToLibraries 웹사이트는 도서관 전문가들이 부모와 양육자에게 가족의 상황에 가장 잘 맞는 미디어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관련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부모와 양육자의 역량을 강화시킨다고 설명한다. 이 웹사이트에는 방송인이었던 고(故) 프레드 로저스(Fred Rogers) 의 ‘어려운 주제에 대해 자녀들과 이야기하는 방법’ 등 관련 도움 정보와 도서 및 자료 목록 등을 제공하고 있다.

미디어 문해성의 중요성

지난 11월에 ALA는 도서관 및 문해성 분야의 유능한 리더들과 협력하여 ‘도서관에서의 미디어 문해성: 도서관 전문가들을 위한 지침(Media Literacy in the Library: A Guide for Library Practitioners)’을 제작·발표했다. 이 지침은 “미디어 문해 능력을 갖춘 성인은 다양한 형태로 된 미디어를 이용, 공유 및 제작할 수 있으며, 비판적인 사고 기술을 통해 그러한 자료의 목적과 잠재적인 영향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명시한다.

이 지침은 도서관 전문가들에게 필터 버블1(filter bubble), 확증 편향, 뉴스 사막2(news deserts)에 대해 가르치고, 참고 서비스 제공 시 허위 또는 가짜 뉴스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방법을 지도하고, 사실 확인, (인터넷) 쿠키, 온라인 상에서의 개인정보 보호, 정보자유법(Freedom of Information Act), 지역 언론 등에 대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제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 아이디어들을 제시한다.

  • 역주) 인터넷 알고리즘으로 인해 정보 편향성이 강화되는 현상
  • 역주) 지역 신문이 하나도 없는 지역을 일컫는 신조어


미국도서관협회(ALA), 코로나19 관련 특별 보고서①
담당부서 : 국제교류홍보팀 (02-590-07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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